정신. 지체 장애인들의 새로운 도전, 움직임이 살아 있는 곳

지상의 순수함을 간직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곳, 다솜공동체(원장:정금종). 충남 당진에 가면 다솜공동체라는 정신․지체장애인들의 쉼터가 있다. 서울의 문정동, 일산, 그리고 충남 당진. 다솜은 순 우리말로 ‘사랑’을 의미한다. 이곳에 정금종 원장은 대한장애인선수협회장을 역임하고 있으며, 장애인 올림픽 역도 4연패를 이룬 신화의 선수이기도 하다. 그가 운영하는 다솜공동체는 다른 장애인 쉼터와 다른 색다른 맛이 있다. 없는 건 없고 있는 것도 없지만 오로지 사랑은 넘치는 다솜공동체. 다솜공동체는 지난 84년 처음 설립되었다. 현재는 3곳으로 분산되어 지역이나 나이별로 특징에 맞게 운영되고 있으며 다른 시설과 다른 ‘운동프로그램’이 있어 정신․지체장애인에게 많은 기회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그들만의 보금자리 86년 결혼하여 두 아이의 아빠인 정금종 원장의 보금자리이자 장애인선수를 수양 및 배출하는 충남 당진의 다솜공동체는 12명 정도의 장애인선수 및 성인들이 생활을 하고 있다. 넓은 마당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입구부터 다솜이라는 팻말이 다솜마을을 상징하는 것 같은 아름다운 곳이다. 정 원장의 말에 의하면 주변의 주민들이 몇 분이서 다솜이라는 칭호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일산은 8명 정도의 정신지체장애아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2명의 선생님들이 돌보고 있다. 문정동은 35명 정도의 정신․지체장애인들과 여러 선생님들이 오고가며 돌보고 있다. 충남 당진은 성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돌봐줄 선생님들이 없어도 된다고. 또한 자원봉사를 하시는 선생님들은 특수교육이나 특수체육을 전공하여 장애아들에게 많은 도움과 충분한 훈련을 시킬 수 있다고 한다. ◆장애인들이 운동을 한다는 것 최근에는 그나마 인식이 많이 좋아진 편이지만, 장애인들이 운동을 한다는 것은 정금종 원장이 선수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인식도 좋지 않았고, 무시를 당하기 일쑤였다. “몸도 성치 않은 사람이 무슨 운동을 하냐는 비난을 받아야 했고, 운동을 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피해를 줄 거란 우려도 많이 받았어요. 그리고 지금도 열악하지만 그땐 너무나 장애인선수들에게 주어지는 환경이 열악해서 운동복도 동대문 같은 곳에서 사서 입었어요. 근데 그 선수복은 빨면 물이 빠져서 얼마나 당황했는지 몰라요. 또 체육관도 변변치 않아 개인이 알아서 다니거나 혼자 조용히 연습하곤 했지요.” 많은 눈물 뒤에 얻어낸 메달과 영광이라 정 원장은 더 이상 원도 없을 듯 하지만 그의 꿈은 아직 멀었다고 한다. 지금도 장애인선수들의 운동을 하기엔 환경이나 기회가 많이 부족하다는 정 원장은 이곳 다솜공동체가 작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장애인들은 움직일 수가 없어서 운동이 많은 희망과 기회로 통해요. 운동을 하면서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나아지는 모습을 느낄 수 있죠. 특히 자폐아 같은 경우 코치나 선생님을 무서워해 통제가 가능해지곤 하죠. 원래 자폐아들은 부모가 쉽게 통제하지 못해 곤욕을 치르곤 하거든요. 하지만 반복적인 운동과 지도를 함으로써 자폐아들이 적응해 나가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운동이 장애인들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정 원장은 “장애인들이 쉽게 움직이지 못한다고 운동을 못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운동을 하게 됨으로써 움직이려는 욕구도 생기게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특히 운동을 통해 얻어지는 질서나 교육은 정신지체 장애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한다. ◆돈보다 귀한 사랑과 관심 필요 전국적으로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수녀나 자원봉사자들을 통해 모이고 있다. 자원봉사자들은 거의 대부분 자원을 해서 오는 데 이곳에 가장 많은 도움과 힘이 되어 주고 있다. 간혹 정 원장이 매스컴에 노출되면서 그것을 통해 연락 오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정 원장은 선수였던 과거와 현재 맡고 있는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직책으로 인해 매스컴에 종종 출연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공동체를 위한 개별적인 홍보나 후원사업을 일체 하지 않았다. 자신이 장애인올림픽을 통해 받은 소정의 연금과 그나마 입소문으로 알고 후원해주는 사람들을 통해 지금까지 다솜공동체를 이끌어 왔다. 그러다 보니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고 열악한 환경에 있어야 했다. “현재는 장애인선수 후원단체 「붉은태양」박강수 회장님이나 축구사랑의 후원으로 이끌어 나가고 있어요. 특히 이번에 「붉은태양」출범식 이후로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비장애인들에게 홍보 효과를 주면서 자연히 장애인들에 대한 인식도 좋아지게 된 거 같아요.” 가족이 같이 지낼 수 있는 타운을 만드는 것이 꿈인 정 원장은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건 돈보다도 관심과 사랑이라고 한다. ◆장애인에게 기회 주는 것이 사회 역할 지난해 10년이 된 다솜공동체는 아직까지 땅이 없어 법인등록을 못하다가 올해 법인 등록을 했다. 물론 도지사의 격려의 말과 후원도 많지만 그만큼 시설적인 부분이나 금전적인 부분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이러한 어려움보다 더한 어려움이 힘들게 한다. “우리나라는 장애인에 대한 좀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이 필요해요. 특히 아이들에게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앵인이 같이 어울려 살아가는 모습이나 교육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야 서로 더불어 살아가지 않겠습니까? 요즘은 여러 가지 사고로 인해 집안 내에 한명정도는 장애인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제 장애인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주위에서 쉽게 보고 같이 어울려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정 원장은 그간 비장애인 선수나 주변 사람들과의 더불어 가는 사회 속에서 많은 부분 속 상 했던 일이 많다고. 후배들에게 그런 사회를 만들어 주고 싶지 않는 게 소원이란다. “우리나라는 장애인에게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다른 나라처럼 여러 기회를 주고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게 하는 것이 장애인을 위해 필요한 사항입니다. 기회를 주고 발전해 나가길 바라는 것이 진정한 사회의 역할이 아닐까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현실에서 한 사람만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정 원장이 그런 역할의 사람이다. 그의 마음처럼 따뜻한 다솜공동체가 앞으로 발전해가며 장애인 시절 중에 으뜸이 되길 바란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