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대회에서 “용병 없이는 대책이 없다”

침체된 국내 프로농구의 여파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까지 미칠 전망이어서 농구계의 새로운 피를 수혈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4일 중국 허난성 지위안에서 열린 2006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전 2차전을 치른 한국 대표팀을 바라보는 안준호 감독은 우려의 목소리를 감추지 않고 드러냈다. “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대비해 젊은 선수들을 선발했다. 우리도 하승진처럼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적극 발굴해 국제무대에서 많은 경험을 쌓게 해야 한다”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전에 출전한 중국 팀의 평균 나이가 23.4세임에 반면, 한국은 평균 나이가 29.7세나 되어 중국팀보다 6세나 높은 연령대를 취하고 있다. 중국이 어린 선수들을 내세우며, 2차전 경기에서 상대적으로 노련함으로 승부하는 한국을 104대 85라는 커다란 스코어 차이로 이겼다. 노련함과 젊음의 대결에서 젊음이 승리를 한 것이다. 한국 농구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준 한판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였다. 한국팀은 올루미데 오예데지가 손가락 부상으로 결장했던 것 이외에는 주전 선수들이 모두 기용된 상태였으나, 중국팀과의 경기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참패를 하고 말았다. 용병 한 명의 결장으로 이 같은 경기 결과가 나왔다는 것은 우려할만한 일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더욱이 국내 센터의 자존심이라고 불려오던 서장훈 마저도 패기와 높이를 가지고 있는 중국 선수들 앞에서는 제 기량 한번 펼치지 못하고 외곽슛에만 의지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1차전 경기에서는 한국이 96대 86으로 이기긴 했었다. 그러나 2차전에서 보여준 결과를 토대로 한다면, 1차전에서의 승리는 용병의 힘이었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게 해준다. 잊고 있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이 한 가지 있다면, 그렇게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용병은 올림픽에서 대표팀으로 출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국내 선수들의 기량을 높이고, 가능성 있는 신인들을 하루 빨리 발굴해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고, 지금처럼 용병 선수들에만 의지하고 펼쳐지는 프로농구는 점차 쇠퇴하게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국내 프로농구 뿐만 아니라, 국제 대회에서 더욱 여실히 드러나게 될 것이다. 다행인지 2006-2007 프로농구 시즌에서는 용병 제도가 축소된다. 현재는 용병이 뛸 수 있는 쿼터가 3개이지만, 제도가 바뀌고 나면 용병이 뛸 수 있는 쿼터는 2개로 줄어들게 된다. 비싼 돈을 들여 용병을 모셔다 놓은 구단이나, 보다 화려한 플레이를 원하는 관객들에게는 조금 아쉬움이 남겠지만, 국내 신인 선수들의 경기 참여율을 높일 수 있어 인재 발굴에 호재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젊은 피를 하루 빨리 수혈해야만 한다는 것을 프로농구 관계자들도 잘 알고 있는 있다는 뜻이다. 이번 한중 프로농구 올스타전만 보더라도 그렇다. 중국은 용병 대신 류웨이(26), 주팡위(23), 이첸리엔(19) 등 신예들을 기용해 톡톡히 재미를 봤다. 이에 더해 NBA 휴스턴 로키스에서 활약 중인 야오밍까지 가세하게 된다면, 우리 대표팀은 아시안게임 때 금메달 획득 가능성은 더욱 멀어지게 될 것이다. 중국 올스타팀 아디지앙 감독은 “올스타전은 승부보다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을 쌓게 한다는 데 더 큰 의의가 있다. 훌륭한 선수들을 조련해 베이징 올림픽 때 8강 이상의 성적을 올리겠다”며 큰 소리를 치기도 했다. 젊은 선수들을 키운다는 것은 현재가 아닌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다. 미래를 준비하고 있고, 또 미래가 현재에서 펼쳐지고 있는 중국대표팀과 10년 넘도록 대표팀 태극마크를 달고 있는 30대 선수들이 다수를 이루고 있는 한국대표팀. 한국대표팀의 미래를 위한 프로농구 관계자들의 관심. 그것이 바로 국제무대에서도 국내무대에서도 ‘한국 농구’의 이름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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