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짝' 핀 봄꽃 찾아 떠나는 낭만여행

봄기운이 완연하다.
꽃들도 활짝 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다투고 있다. 특히 섬진강 물줄기가 흐르는 전남 구례, 광양, 경남 하동 등에는 유려한 물굽이 따라 매화, 산수유, 벚꽃 등 화사한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오른다.

이 시기에는 매화문화 축제를 비롯해, 산수유 꽃 축제, 벚꽃 축제, 진달래 축제 등 봄꽃 축제도 한 아름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말 제주도에서부터 개나리. 진달래의 꽃부리도 활짝 벌어질 것이라 한다. 꽃바람 맞아 얼굴 불그레해지면 누구나 봄 처녀라 할 만하다. 봄날의 축제 속으로 낭만 여행을 떠나보자.

◈ 숨은 꽃 명소 호젓하게 걸어볼까?

꽃놀이는 정확히 날짜를 고르기가 쉽지 않다. 특히 벚꽃의 경우 개화해서 일주일이 지나면 절정을 이루며 이내 꽃잎이 지기 시작한다. 그나마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이 동백 나들이다. 겨울부터 한두 송이씩 피기 시작하며 늦은 것은 4월까지 꽃봉오리를 벌린다.

◇ 처연한 동백
등대가 찬란한 거문도 동백은 전남. 경남의 섬 등지에 많이 자란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전남 여수시 거문도다.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섬이다. 섬 전체 수종의 80%가 동백이다.

▲ 강진군 도암면 백련사 입구의 동백림(천연기념물 151호). 사진 / 이철행기자

올해로 100살이 되는 거문도 등대 주변에 특히 동백이 많다. → 섬전체가 동백인 지심도 경남 거제시의 지심도도 섬 전체가 동백이다. 대부분의 해안이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둘레라고 해 봐야 3.7㎞에 불과하나 오솔길이 잘 나 있다.

한적한 길 위에 떨어진 동백꽃이 바람결에 구르다 푸른 바다로 떨어지는 광경을 상상해 보시라. 지심도행 배는 거제시 장승포항 지심도도선장에서 하루 5회 떠난다. → 동백꽃 축제, 오동도 해마다 3월이면 동백꽃이 겨울의 종지부를 찍듯 활짝 피어난다.

활짝 만개한 동백꽃을 서둘러 보고 싶다면 전남 여수 오동도 동백꽃이 제격이다. 오동도에서는 동백꽃 만개할 때 쯤 ‘동백꽃 축제’가 열린다. 동백꽃이 화사한 섬을 둘러보며 동백나무 심기와 동백티셔츠 만들기 등 체험도 할 수 있다.

◇ 화려한 벚꽃
벚꽃 구경은 햇살이 강한 대낮도 좋지만 새벽녘도 그만이다. 안개가 피어오를 때 벚꽃 터널을 지나며 만나는 황홀경은 부지런한 여행꾼만 맛볼 수 있다. → 황홀한 꽃 터널, 하동 십리 벚꽃 길의 화사함은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실바람에 흩날리는 꽃비 속을 걷는 것은 황홀함 그 자체이다.

▲ 여의도 윤중로 벗꽃축제

국내 최대의 벚꽃 길로 꼽히는 경남 하동 '화개장터~쌍계사' 가는 길은 아름드리 벚꽃나무가 천을 따라 십리를 넘게 이어져 환상의 꽃 터널을 이룬다.

특히 왕복 2차선의 벚꽃길이 상-하행선으로 갈라지는 화개초등학교 주변의 벚꽃 길은 수령 60년의 벚나무 고목들이 터널을 이룬데다 상행선보다 10m쯤 높은 하행선에 서면 끝없이 이어지는 연분홍 벚꽃 길과 거울처럼 맑은 화개천, 그리고 중첩된 지리산 자락이 열두폭 병풍그림처럼 한 눈에 들어온다.

벚꽃터널이 고우면서 인파가 덜 붐비는 또 다른 한곳은 경남 남해군 설천면 노량리다. 전남 쪽의 한적한 벚꽃 터널로는 전남 보성군 문덕면 죽산리의 대원사진입로를 꼽을 수 있다.

▲ 대구 비슬산

◇ 은근하고 친근한 진달래
산 중턱에 무더기로 피어 있는 진달래는 봄꽃의 대표로 꼽을 만하다. → 학이 춤추는 듯한 무학산 진달래가 고우면서도 덜 알려진 산을 하나 고르자면 경남 마산시의 무학산(舞鶴山.761.4m)을 들 수 있다.

학이 춤추듯 날개를 펴고 있는 모습 같다고 해 무학산이라 불린다. 학 머리에 해당하는 학봉 주변으로 진달래밭이 장관을 이룬다. →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 국내 최대의 진달래 군락지인 여수 영취산에는 진달래 수만 그루가 다투어 꽃망울을 터뜨려 산 전체에 분홍 물감을 뿌려 놓은 듯 장관을 이룬다.

◇ 매화
봄 활짝 오른 광양 매화문화 축제 섬진강과 매화꽃이 어우러진 전남 광양시 다압면 백운산 동편자락에는 요즘 매향이 가득하다. 봄바람에 실린 그윽한 매향 따라 꽃길을 산책하다 보면 온몸에 화사한 봄기운이 전해 옴을 느낀다.

특히 청매실농원은 2500여개가 넘는 장독과 대나무 숲, 그리고 섬진강이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뤄 봄날의 추억을 담기에도 그만이다. 매화꽃 핀 산비탈에 서서 연록빛으로 간지러운 듯 몸을 뒤트는 섬진강을 바라보노라면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매실영농조합에서 소학정까지 800m 구간은 가로수로 심어진 매화꽃과 산기슭의 매화꽃이 사이좋게 어울려 피어나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섬진강을 배경으로 피어난 매화꽃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어 촬영명소로도 유명하다.

◇ 산수유
노란 물감 뿌린 듯한 구례 상위 마을 지리산 기슭인 구례군 산동면 지리산 온천지구 일대는 수십만 그루의 산수유가 자생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알알이 맺힌 샛노란 봉오리들이 꽃잎을 터뜨리기 시작해 3월 중순 무렵엔 산동면 상위마을 등 주변 30여개의 마을이 온통 붓으로 노란 물감을 칠한 듯 산수유꽃이 만개한다.

구례군은 산수유 꽃을 테마로 지리산 온천관광단지에서 '산수유꽃 축제'를 개최한다. 풍년 기원제를 시작으로 관광객이 참여할 수 있는 고로쇠 약수 마시기, 산수유 차-술 무료 시음, 산수유 염색 체험, 산수유 엿 만들기, 산수유 기념품 만들기 등 산수유 관련 다양한 체험행사도 함께 펼쳐진다.

◈ 멀리 지방에 갈 필요 없이 서울에서 새봄 만끽!
꽃샘추위가 지나고 서울 도심이 봄꽃으로 새 단장을 했다. 회색 빛 도시는 따뜻한 봄 햇살을 받아 크고 작은 생명이 움트고 있다. 거리는 개나리와 진달래, 벚꽃, 튤립, 철쭉 등 형형색색의 봄꽃들이 화려한 꽃길을 만든다. 도심은 어느새 꽃향기로 가득하다.

이번 주말부터는 본격적인 봄꽃의 유혹이 시작된다. 어린이대공원과 서울대공원은 봄꽃축제 준비에 들어갔다. 청계천과 서울숲, 여의도 공원, 한강시민공원 등에도 봄기운이 완연하다.

기상청에 따르면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봄꽃이 예년보다 1주일가량 일찍 꽃망울을 터뜨린다. 특별한 산책을 자극하는 봄. 이번 주말에는 묵은 기운을 훌훌 털고 가족과 함께 가까운 곳으로 봄나들이를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바쁘다고 미루지 말고 올해만큼은 서둘러 봄꽃을 즐겨보자. 꽃은 사람을 기다려주지 않으니까.

◇ 어린이 대공원
어린이대공원은 수도권 최고의 상춘명소. 공원 곳곳에는 봄꽃축제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식물원으로 가는 길에 늘어선 벚나무에는 파란 새싹들이 꿈틀거리며 화려한 꽃망울을 터뜨릴 준비를 하고 있다. 347종의 식물이 전시돼 있는 식물원은 선인장과 파리지옥, 끈끈이주걱을 비롯해 각종 분재, 할미꽃과 수선화, 나리 등 야생화가 봄을 실감케 한다.

◇ 여의도공원
여의도 공원은 6만 9435평의 대형 공원으로 자연 생태의 숲과 문화의 마당, 잔디 마당, 한국전통 숲으로 나눠져 있다.

자연 생태의 숲은 자연 생태계를 그대로 재현한 숲이다. 가운데 연못이 있고 주변에 차례대로 습지와 초지, 숲으로 이어진다. 습지엔 물 억새 등 수생식물이 살고 숲 속엔 쑥부쟁이 등 야생화는 물론 조팝나무 등 키 작은 나무, 소나무와 참나무 등 키 큰 나무가 함께 어우러져 있다.

다음 코스는 한국적인 전통이 물씬 나는 한국전통의 숲. 원두막과 오솔길, 시냇물, 팔각정 등 꼭 시골 고향에 온 것 같다. 나무도 철쭉과 꽃창포, 팔매나무 등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것만 심어져 있다.

역시 가운데 연못이 있고 연못가엔 팔각정이 있는데 둘은 참 잘도 어울리는 그림이다. 또한 공원 인근에서 다음 달에는 벚꽃 축제가 열린다. 벚꽃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은 서강대로∼국회 뒤∼파천교로 이어지는 여의서로(윤중로) 등 7㎞ 구간. 이 중 1.7㎞ 구간은 축제 기간 차량도 통제된다.

◇ 선유도 공원
양화대교 중간에 있는 선유도 공원도 시민들의 봄나들이 코스로 손꼽힌다. 여기는 정수장 건축물을 재활용해 만든 국내 최초의 환경생태공원이다. 먼저 한강을 가로지르는 무지개 모양의 선유교가 있다. 이 다리는 약간 흔들리지만 안전하다. 원래 흔들리도록 만든 다리다.

공원 안으로 들어가면 양쪽에 나무와 풀이 우거진 약 3m폭의 산책로가 죽 이어진다. 풍경화나 사진 속의 한 장면처럼 아기자기하게 예쁘다. 걷다 보면 억새풀과 백철쭉 등 작은 나무가 혹은 계수나무와 살구나무, 산벚나무 등 큰 나무들이 나온다. 이 곳에는 과거 정수장 건축물을 재활용해 다양한 수생식물을 키우고 있다.

수질정화원은 가래와 노란어린연꽃 등 많은 수생식물들이 물을 오염시키는 물질인 유기물과 인, 질소 등을 뿌리로 흡수해 물을 정화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곳이다. 또 수생식물원에서는 백련과 갯버들, 금불초 등 낮은 물가에서 자라는 수생식물들의 생장과정을 볼 수 있다.

시간의 정원은 이끼원, 고사리원, 푸른 숲의 정원, 초록벽의 정원 등 정원을 주제별로 나눈 곳이다.

이외에도 4월초부터 개나리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는 종로구 인왕스카이웨이, 성동구 응봉산, 강남구 양재천 제방 등이, 야생화는 청계천, 송파구 송파나루공원, 중랑구 중랑천 제방길, 은평구 불광천변 등이 있다.

대표적인 봄꽃인 벚꽃은 4월 초순부터 남산 남북측순환로, 광진구 워커힐길, 동대문구 중랑천 제방길, 금천구 벚꽃십리길 등이 유명하며, 유채꽃은 중랑천 둔치와 한강시민공원, 월드컵공원 등에서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남산공원에서는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 철쭉 등을 함께 즐길 수 있으며, 중랑구 주말농장에서는 배꽃 등을 감상할 수 있다.

♠ 막히는 길이 싫어 떠나지 않는다?

발빠른 열차를 타고 그 화사한 '꽃비'를 맞으러 가자.
열차를 이용해 꽃마을 가까운 역으로 내려간 뒤 버스로 갈아타고 들어가 꽃구경을 하고 나서 열차를 타고 돌아온다. 오고갈 때 길 막힘에 대한 걱정 없이 꽃구경을 할 수 있어 좋다.

열차를 타고 '섬진강 매화맞이와 12만평 규모의 전남 광양 매화마을과 남원 광한루·춘향테마파크를 찾아간다. 산수유나무가 무리져 있는 구례 상위마을과 지리산 온천랜드 그리고 남원 춘향테마파크나 전주 한옥마을에도 갈 수 있다.

▲ 진해 벗꽃길

전통의 진해 군항제 기간에는 '벚꽃맞이 열차'가 준비돼 있다. 지역별 개화시기에 맞춰 내소사, 만경강, 화개장터, 하동 쌍계사, 마이산행을 운행하며 용산역에서 출발할 예정이다.

합천 가야산, 경주 불국사·보문단지의 벚꽃을 보려면 서울역으로 가면 된다. 이 밖에 고창 선운사 동백꽃과 드넓은 청보리밭을 구경할 수 있는 열차가 용산역에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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