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없이 찾아온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 고혈압은 평소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아 방치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를 그냥 놔두게 되면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포토파크
고혈압성 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10만 명당 5239명에 달하는 등 고혈압으로 인한 피해는 이미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고혈압은 사망원인 10위에 이르기까지 하며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고혈압의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합병증이다. 고혈압이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고혈압은 평소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아 적극적인 치료에 나서지 않고 방치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를 그냥 놔두게 되면 치명적인 심뇌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또한 고혈압은 여느 질병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임에도 환자 중 대다수가 자신이 고혈압 환자인지 모르고 있거나 제대로 치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30~40대 연령대의 고혈압 환자가 급증했음에도 젊은 층에선 고혈압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고혈압 여느 질병보다 높은 유병률 보여
환자 중 대다수,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
방치시 심뇌혈관 질환으로 발전할 수도

혈압은 최고 혈압(수축기 혈압)과 최저 혈압(이완기 혈압)으로 나누어 읽는다. 수축기 혈압은 심장이 수축하면서 혈액을 내보낼 때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을 말하며, 이완기 혈압은 심장이 확장하면서 혈액을 받아들일 때 EO 혈관이 받는 압력을 뜻한다.

혈압이 높은 사람도 있고 낮은 사람도 있다. 건강한 사람도 정신적인 흥분이나 운동으로 혈압이 증가할 수 있고 또한 심리상태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안정시에 혈압을 측정했을 때 최고 혈압(수축기 혈압)이 150~160mmHg 이상, 최저 혈압(이완기 혈압)이 90~95mmHg 이상일 때 고혈압으로 간주한다.

고혈압은 혈관 손상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뇌출혈, 뇌경색,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등을 일으키는 무서운 질병이다. 요즘과 같은 겨울철에 고혈압 환자들은 혈관이 약해 쉽게 터질 수 있으므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 원인

고혈압의 원인은 본태성 고혈압인 일차성 고혈압과 특정한 원인에 의해 발병하는 이차성 고혈압 두 가지로 나뉜다. 일차성 고혈압은 그 원인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를 말하며, 이차성 고혈압은 내분비계 질환, 신장 질환, 대동맥 협착증, 약물 등 특정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고혈압 환자 가운데 90%는 일차성 고혈압이며 나머지 10%가 이차성 고혈압으로 나타난다.

고혈압은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발병률이 높게 나타나며 유전적인 영향도 크게 작용한다. 통계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은 정상인보다 고혈압에 걸릴 확률이 3배 이상 높고, 당뇨병과 고콜레스테롤혈증에 걸리기도 쉽다. 체중이 늘게 되면 인슐린의 분비가 증가된다. 인슐린은 체내에 물과 소금을 저장하려는 작용을 하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흡연자들의 경우 담배 속 니코틴을 비롯해 각종 유해 물질이 혈관을 손상시켜 딱딱하게 만들고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이 될 수 있다. 또한 이는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증가시켜 혈압을 올리기도 한다. 이 뿐만 아니라 알콜 과다 섭취와 스트레스 등을 통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 증상

고혈압은 일반적으로 뚜렷한 증상을 보이지 않는 것이 보통이다. 혈압이 높게 올라간다고 해서 증상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대다수의 고혈압 환자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며 그 중 일부 환자만 증상을 호소한다. 고혈압 환자마다 개인차가 심해 혈압이 매우 높아도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가 하면 혈압이 조금만 올라가도 심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증상을 느끼지 못하고 생활하다 심각한 합병증이 생겨 고혈압이 있음을 알게 되는 경우가 주를 이룬다.

고혈압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은 종종 뒷머리가 띵하다거나 어지럼증이 나타나고 쉽게 피로를 느낀다고 한다. 특히 정신적, 육체적으로 피로한 경우에 이러한 증상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또한 고혈압으로 인한 합병증으로는 흔히 몸이 붓거나 호흡곤란, 가슴 통증, 두통, 시력저하 등을 호소한다. 뇌혈관의 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구토나 의식장애 등 더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혈압 증상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혈압을 측정하기 전에는 잘 모르기 때문에 1~2년에 한 번씩 혈압을 재보는 것을 권한다.

◇ 치료·예방법

고혈압은 완치되는 질환이 아니고 조절하는 질환이다. 약물치료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의 지속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치료방법은 크게 생활요법과 약물요법으로 나눌 수 있다. 1기 고혈압일 때에는 체중조절과 염분이 적은 음식을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또한 음주량을 줄이고 운동량을 늘려야 한다. 이러한 생활요법들과 함께 약물요법을 병행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혈압이 그리 크게 높지 않거나 고혈압에 의한 합병증과 위험인자가 없으면 약물에 의존하기 보단 생활요법으로 시작하며 그래도 조절이 안될 시에는 약물요법을 하는 것이 좋다. 혈압이 매우 높거나 합병증 또는 위험인자가 있으면 처음부터 약물요법을 시작하며 동시에 생활요법도 병행하도록 한다.

고혈압 환자 중 흡연자는 필히 담배를 끊어야 한다. 흡연은 심장혈관질환의 가장 강력한 위험인자로서 금연은 반드시 필요하다. 담배를 피게 되면 고혈압 약을 복용하더라도 심장혈관계질환을 막기 힘들게 된다. 금연을 하게 되면 1년 내에 심장혈관계가 좋아지는 등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식사요법에서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염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다. 염분은 혈압을 상승시키는 데 주요 원인이 되므로 음식을 짜게 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은 반드시 싱겁게 먹도록 노력해야 한다. 염분 섭취에 따른 혈압의 반응은 개인마다 다르지만 노인이나 고혈압 환자, 당뇨병 환자들은 일반사람보다 염분에 민감하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 소금이나 간장의 사용을 줄이는 대신 식초나 후추 등 다른 조미료를 첨가해 맛을 내도록 한다. 인스턴트 식품과 패스트푸드에는 식염이 많이 첨가돼 있으므로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으며 감자튀김, 팝콘, 절인 음식 및 여러 가지 가공식품에도 식염이 많이 첨가돼 있으니 피해야 한다.

또한 활동량이 적은 사람은 활동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보다 고혈압 발병률이 20~50% 정도 높다고 한다. 운동은 혈압을 낮춰주고 심폐기능 개선과 체중감소를 돕고 고지혈증 개선, HDL의 증가, 스트레스 등을 해소시켜 고혈압 환자에게 매우 유용하다. 운동 중에서도 역기나 아령 등 근육을 키우는 운동은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에어로빅, 빨리 걷기, 가벼운 달리기, 계단 오르기, 등산, 자전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유산소 운동은 1주일에 3~4회, 1회 30분에서 1시간가량 약간 숨이 찰 정도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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