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감동 ‘우동 한 그릇’

한 그릇의 우동으로 힘과 용기를 얻었던 세 모자, 그 추억의 우동 집 '북해정'으로 그들이 다시 찾아오다 '북해정'이라는 작은 우동 집은 해마다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손님들로 붐빈다. 가게가 문을 닫을 무렵 그곳에 남루한 차림의 세 모자가 들어와서 단 한 그릇의 우동으로 배를 채우고 간다. 그 후에도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세 모자는 '북해정'을 찾고, 다정하고 따뜻한 그들의 모습에 주인은 보이지 않는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다음 해 12월 마지막 날, 주인은 우동을 먹으러 올 세 모자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지만 그들은 나타나지 않았고, 이후 몇 년이 지나도 그들은 '북해정'에 다시 오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들 모자를 기다리는 주인은 그들의 자리를 언제나 비워뒀고 이러한 사연은 단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다. 그저 추억으로만 세 모자에 대한 기억이 남겨질 무렵, 그들은 다시 우동 집에 나타난다. 두 아들은 장성한 청년의 모습으로, 그리고 엄마는 제법 말쑥해진 모습으로... 이제 그들은 한 그릇의 우동이 아닌, 떳떳한 세 그릇의 우동을 시킨다. 그리고 우동 집 주인이 베풀어 주었던 따뜻한 배려와 마음에 대해 고마움을 전한다. 그렇게 '북해정'은 훈훈함으로 젖어간다는 ‘우동 한그릇’. 2003년 4월부터 2005년 1월까지 8차 공연에 이르는 동안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우동 한 그릇’을 다시 공연을 하고 있다. 그동안 여러 번의 앵콜 공연을 통해 진화를 거듭하면서 초기의 놀이성 연극형식에서 리얼리즘 스타일의 새로운 버전으로 재 포장되어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우동 한 그릇”은 연극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혁신적 공연 양식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문과 대사로 이루어진 기존의 희곡문법을 거부한 채 한국 최초로 ‘소설’ 원문 그대로 공연하는 방법을 선택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희곡화 작업을 거치지 않고도 공연이 가능하다는 인식의 지평을 확장 시켜주었다. 따라서 이번 9차 공연은 기존 컨셉으로 가되, 보다 리얼리티하고, 생동감 넘치는 공연으로 다가갈 것이다. 이런 형식의 공연은 지난 2002년 내한했던 러시아 극단 ‘모스크바 청년 극장’ 의 ‘검은 수사’(안톤 체홉 소설) 공연을 통하여 체험을 한 바 있다. 소설과 연극을 기묘하게 혼성 교배시킨 이러한 혼합장르(Interdisciplinary) 형태의 공연양식은 Cross over의 도도한 흐름을 형성하면서 21세기의 트랜드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새로운 것과 아름다운 것은 동속이다. 이번 공연에서 관객들은 화자와 극중 인물의 경계를 넘나드는 일종의 혼합장르 형태의 공연체험을 한국최초로 갖게 되는 행운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다 큰 어른 1억 2천만을 울린 눈물의 동화 ‘우동 한 그릇’, 이 겨울 그 맛있고 따뜻한 감동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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