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불패 종식, 더이상 안전 금융시장 없어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그 성공여부를 떠나 재태크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앗아갔다. 현재 부동산 불패, 집값 안정 무용론 등의 이야기는 정부와 부유층 국민들 간의 이야기일 뿐 중산층과 차상위계층으로 분류되는 일반 서민들과는 상대적 위화감 문제 등만 있을 뿐 크게 상관없는 이야기가 됐다. 한편 보험설계사의 펀드판매 허용과 직접금융시장을 활성화 하려는 정부의 의지 등과 맞물려 서민들의 재태크 가용 수단이 서서히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재태크 하면 부동산을 우선 떠올리던 것에서 다양한 투자처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서민들의 투자 위험률은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은 단점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같은 재태크 시장의 변화와 맞물려 서민들은 올 한 해 어떻게 돈을 굴려야 할까?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재태크 하면 복부인들과 부동산 투자, 부자들의 돈놀이 등이 연상됐다. 건전한 서민들은 열심히 일해서 벌어들인 소득으로 알뜰살뜰 모아 은행에 저축하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인식됐던 것이다. 특히 복부인과 부동산 정책 등과 맞물려 재태크 하면 부동산 투기를 연상할 만큼 부동산과 재태크와 부동산은 불과분의 관계인 것처럼 인식돼 왔다. 그러나 저금리, 고령화가 가속화 되면서 부유층들의 고단위 사치로만 인식돼 오던 재태크는 빈부와는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반드시 해야 할 필수로 인식되고 있다. 재태크를 해야 하는 이유 특히 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지금 재태크는 노후의 안정적인 소득 보장을 위해 반드시 해야 할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또 재태크는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다. 금융연구원(KDF), 한국개발원(KDI) 등 경제 연구소들은 최근 부동산 물가상승률이 증가하면서 서민들이 착실히 저축하여 내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간이 90년대 10년에서 2004년 20년 이상으로 길어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 마포구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박모씨는 “일반 서민들이 열심히 직장생활 해서 10년~20년 후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생각은 환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9월 8·31 부동산 종합대책의 후속조치 일환으로 금융감독원은 은행을 포함한 전 금융권의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자격 심사를 강화하면서 금융권의 힘을 빌리기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됐다. 그리고 저금리의 구조화에 따라 은행도 더 이상 든든한 금고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IMF 이전까지만 해도 물가 상승률이 연 5% 이내에서 머문 반면 은행 이자는 평균 10%대 고금리여서 서민들은 열심히 일하고 알뜰살뜰 모아 은행에 맞기기만 하면 은행은 알아서 돈을 불려줬었다. 그러나 현재 은행 금리가 2~3% 가량에서 맴돌면서 “은행의 일반 예금에서 받는 이자는 교통비를 제하면 남는 것이 없고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하면 오히려 앉아서 까먹는 꼴”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차곡차곡 모아서 집에 고이 모셔두는 것도 불안하다. 부동산 불패신화는 없다. 이에 따라 재태크에 관심을 둔 서민들은 부동산에 대해 일차로 눈을 돌리고 있다. 경기도 산본에 사는 김모씨(41)는 “재태크하면 뭐니뭐니해도 부동산이 최고지”라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이 원금손실의 위험이 없고 마진도 높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같은 인식으로 인해 일부 상류층 복부인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부동산 투기가 전 국민들에게로 확산됐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데 정부가 10·26 조치와 8·31 대책 등을 연이어 발표를 통해 부동산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이같은 부동산 불패에 대한 이미지가 한풀 꺾이게 됐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8·31 대책 이후 작년 말까지 부동산 투기를 목적으로 주택을 과도하게 보유하고 있던 사람이나 새롭게 투기시장에 진입했던 사람들은 거의 발을 뺐다. 현재 투기시장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정부와의 전쟁에서 충분히 버틸 수 있는 자본력을 보유한 상류층 부자들이 노무현 정권 붕괴 후 부동산 환경이 달라질 것을 기대하며 버티기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따라 부동산의 재태크 투자에 대한 매력은 소멸 되고 있다. 지난 8·31 부동산 종합대책 수립을 위한 민간 TF팀장을 담당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던 세종사이버대학교 부동산자산운용학과장 김용창 교수는 “현실적으로 시장에서 가지고 있던 단기성 투기 매력을 각종 세제로 인해 환수하려는 것이 이번 정책의 기본 취지”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주택은 장기 투자의 관점에서 예금, 주식, 채권, 펀드, 등 재태크 상품들에 비해 투자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한다. 주식, 여전히 고수익률 예상 재태크 시장에서 부동산의 대안으로 부상하는 것이 주식이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IMF 외환위기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도 전반적으로 상승 포인트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증시 활황의 요인으로 ▲IMF이후 기업들의 투명성 재고를 통한 신용 평가 상승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개방으로 외국 투자자본의 진출 ▲변액보험, 적립식 펀드 등 국내 증시 버팀목의 역할 ▲직접금융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 등으로 요약했다. 우리투자증권 복합금융센터 강남점의 허창규 PB팀장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아직도 저평가 상태에 있고 외국자본에 대한 국내 자본의 기초체력이 계속 강해지고 있으며 올해 경기회복에 따라 대부분의 경제지표들이 일대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을 고려해 보면 올해도 증시가 계속 상승세를 유지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금융연구원, 삼성경제연구소 등 민간 경제연구기관들을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종합주가지수가 3000선을 톨파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채권, 저위험 고수익 시장 형성 현재 채권시장도 IMF 이후 크게 위축된 후 최근 들어 점차 유동적이고 다양화 되고 있다. 이 시장은 먼저 1999년 대우 사태로 회사채 시장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채권형 펀드에서 개인자금들이 대폭 이탈한 데다 당해 주식형 편드의 만기 도래로 인해 큰 위축을 경험했다. 그러나 2002년부터는 금리 상승 전망에 따른 변동 금리채 등 신종 변형채권들이 카드사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발행되면서 채권 시장을 견인해 오기 시작했으나 이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2003년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건으로 또 한번의 침체기를 맞이해 지금까지 오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전문가들은 채권이 저비용 고소득 저위험의 이상적인 금융상품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간접투자의 2대 축 주식형 펀드와 변액보험 증시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호황기를 맞이하고 상대적으로 세계적인 시장으로 주목받는 만큼이나 시장 구조도 고도화·전문화 되고 있어 서민 투자자들이 전문 지식 없이 섯불리 덤비는 것은 금물”이라고 충고한다.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춰 재태크 계획을 세운 후 그에 맞는 펀드 상품을 통해 간접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외환은행 PB센터의 노병윤 센터장은 “재태크 시장은 약육강식의 세계로 섯불리 덤벼들었다가는 자신이 애써모은 돈을 재태크 전문가들에게 고이 갖다 바치는 꼴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철저한 계획을 세우고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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