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합의로 97년 첫 삽 8년 4개월만에 공사 종료.

북한 함경남도 금호지구 신포경수로 부지에서 경수로 유지.보수를 위해 남아있던 한국과 미국 잔류인원 57명이 8일 전원 철수함으로써 지난 1994년 1차 북핵 위기 이후 북미 제네바합의에 따라 시작한 신포경수로 사업이 공사시작 8년4개월 만에 사실상 종료됐다. 통일부에 따르면 신포경수로 유지.보수를 위해 남아 있던 한국인과 미국인 57명이 이날 대아고속해운 소속 선박 '한겨레'호를 타고 현장에서 철수, 강원 속초로 돌아왔다. 철수한 인력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금호사무소(KOK) 소속 미국인 1명을 포함해 5명의 케도 대표와 한전 관계자, 시공단 관리인력, 시설유지 관리업체 직원 등이다. 경수로 건설인력이 완전 철수함으로써 경수로는 종합공정률 34% 상태에서 흉물스러운 콘크리트 덩어리로 남게 됐다. 경수로 1호기는 구조물 작업까지 진행됐지만 2호기는 콘크리트만 타설돼 있는 상태다. 경수로기획단은 '이번 철수는 KEDO 경수로 사업의 사실상 종료 방침이 정해진 데 따라 우리정부가 부지 체류 우리 근로자의 신변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철수를 추진하게 된 것이며, 북핵문제의 조기해결을 위한 중대제안, 6자회담 공동성명 등을 감안, KEDO 경수로사업의 종료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부지 철수를 하게 된 것이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사실상 북한에서 추방된것 이라는 의견도 있다. 북측이 청산절차가 남았음에도 한.미 인력의 신포 철수를 요구한 것은 경수로 지원을 추가로 받아내려는 의도를 깔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하는 의견이다. 현재, 중장비 93대와 차량 190대, 그리고 공사자재 등 455억원 상당의 장비와 자재는 북한 측의 반출 반대로 현장에 그대로 남아 있다. KEDO 이사국들은 장비를 포함한 기자재와 사업 청산에 따르는 법적.재정적 문제를 놓고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한전은 경수로 사업 청산 비용이 대략 1억5000만∼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경수로사업지원기획단 단장(장전섭)은 KEDO 공식 종료 선언 일정과 관련 '아직 진행 중이어서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다'며 '엄청난 돈이 들어갔고 당사자들만 해도 회사가 66개, 계약도 100건이 넘어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장 단장은 '청산기간은 클레임을 받아봐야 알 수 있겠지만 대충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까지 신포경수로 사업에 들어간 비용은 총 15억6200만 달러로 이 가운데 우리가 11억3700만 달러(약,1조 3000억원), 일본이 4억700만 달러를, EU가 나머지를 부담했다. 미국은 사업비는 부담하지 않는 대신 북한에 중유를 제공했다. 10여년 동안 한국이 11억 3천만달러 거금을 쏟아부은 결과가 중단되어 후유증이 만만치 않으리라는 예측이다. 특히 건설비 대부분을 국채 발행으로 충당했던 한국은 국민부담으로 그대로 돌아올 수 밖에 없어 대북사업비용에 대한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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