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로 본 2006 경제계 화두 “국제경쟁력 확보”

2006년도 첫 해가 지났다. 대통령부터 입법·사법·행정부처를 비롯 각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지난 2일과 3일, 신년하례회 등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는 각 조직의 수장들이 한 해 전체 비젼과 운영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정부, 정치권, 기업, 경제단체 등 경제의 중요 포션을 차지하고 있는 각 단체들의 그 해 움직임을 전망해 볼 수 있다는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올해 신년사를 통해 경제 동향을 점검해 본다. 올해 우리나라 경제목표는 글로벌 경제 선진국에의 입문으로 함축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과 각 정부부처는 올해 5%대의 경제성장률과 함께 성장과 분배의 정의가 균형을 잡을 수 있는 선진적인 경제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였다. 그리고 기업들의 경우 삼성·현대차·LG·SK 그룹 등 주요 대기업들은 올 한해를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각오를 다졌고 동양·한솔·웅진 그룹 등 중견기업들도 21세기 성장동력을 찾는 한편 M&A 등으로 덩치를 키워 세계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산업자본와 함께 양대축을 이루고 있는 금융권에서는 올 해 각 금융사들간 박진감 넘치는 진검승부가 예고되고 있다. 먼저 은행권의 경우 우리·국민·하나·신한 등 주요 금융그룹들이 각 계열사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민간 종합금융기관이 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증권사들도 2006년을 업종간 영역파괴가 공식화되는 원년으로 여기고 증권업의 장점을 십분 활용한 개인·기업의 종합자산관리 능력을 통해 소로스펀드 등과 같은 글로벌 종합금융그룹이 되겠다고 포부를 다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암초도 만만치 않다. 우선 내년도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신 부동산정책에 대한 시장의 충격이 예상을 초월할 수 도 있다는 점, 환율 절상효과,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인 미국과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돼 수출에 대한 차질이 우려된다는 점 등은 올해 경제성장을 향한 각계의 노력에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 ▲노 대통령, 경제위기는 지나고 성장만 남았다 먼저 노무현 대통령은 이번 신년사에서 "IMF 위기는 후유증까지도 완전히 넘어갔다“며 ”이제는 대한민국이 지속 발전할 수 있도록 공정한 경제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의 발목을 잡아왔던 큰 문제들이 대강 정리가 됐으니 지금부터는 좀 더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노 대통령은 현 우리나라 경제가 성장을 계속해야 할 때지만 속도를 조절하면서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차분하게 미래를 설계하면서 가지 않는다면 20년, 30년 후의 미래를 낙관하기 힘들다는 시각을 드러냈다. ▲경제당국의 신년사 우리나라 경제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재정경제부의 한덕수 부총리는 올 한 해를 경제회복의 기반을 마련하고 선진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해“로 정의했다. 이를 위해 한 부총리는 구체적으로 신용불량자 문제 해결, 신 부동산 시스템의 안착, 금융규제 개혁 완수, FTA, WTO에의 적극 대처를 통한 선진통상국가 기반구축 등을 과제로 제시했다. 이와 함께 한 부총리는 올 해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복병으로 국제유가와 환율의 가변성이 여전히 크고, 주요국 주택시장의 조정, 중국경제의 고성장 여부, 빈부 격차 심화의 구조화 등을 지목한 후 고령화 가속화와 기업들의 투자 부진으로 경제의 성장 잠재력에 타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와 생계형 자영업자 등 살림살이가 지속되지 않는 점은 시급히 풀어야 할 숙제라는 입장을 밝혔다. IT 산업의 정책과 방향을 총괄 책임지는 정보통신부의 진대제 장관은 올해 한국경제의 성장을 IT산업이 견인해 나갈 것이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진 장관은 신년사에서 ▲유비쿼터스 인프라 확충의 공격적 확충을 통한 u-KOREA 기반 정착 ▲100만원대 국민로봇 출시 등 “IT839 전략”의 보완 ▲광대역 방송통신 융합서비스 도입을 위한 법적 토대 마련 ▲지상파 DTV와 DMB의 활성화 ▲해외 R&D센터의 지속 유치 우리 IT산업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 ▲우정사업본부의 업무프로세스 혁신 등을 6대 주요 추진과제로 선포했다. ▲주요 대기업의 신년사 삼성·현대차·LG·SK 그룹 등 우리나라 주요 대기업 CEO들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2006년 화두로 꺼냈다.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미국에서 보내온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삼성은 오랫동안 선진기업들을 뒤쫓아 왔으나 지금은 쫓기는 입장에 서 있다”며 “아직 가야 할 길이 먼데도 세계의 경쟁자들은 힘을 합쳐 우리를 견제하고 있으며 그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회장은 “올 한 해 세계 곳곳에 제2의 삼성을 건설하고 세계 1등 제품을 더 늘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뒤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추구하고 사회 공헌활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LS그룹의 구본무 회장은 “글로벌 세계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올 해 연구개발 활동을 집중 지원해 LS만의 일등제품을 만드는 일에 사활을 걸겠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의 정몽구 회장은 2006년을 매출 100조 달성과 명품 브랜드 육성과 해외투자를 통한 글로벌 메이커로의 도약의 해로 선언했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국내 정치불안, 원화절상, 고유가 등 경제 불안요인을 일소하고 강한 공격 경영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은 “올 한해 중국을 상대로 한 수출기업으로서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중국을 선두로 미국, 일본, 베트남, 쿠웨이트, 인도 등 해외 거점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자고 말했다. 또 현대그룹의 현정은 회장도 “올 해 안정 속에서 과감한 변화를 추구하는 변화와 성장의 해로 삼을 것”이라며 “현대 직원들 모두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되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수는 두려워하지 말라”고 주문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공격경영을 예고했다. ▲중견기업들의 신년사 국내 굴지 대기업들의 올 한해 경영 화두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있다면 동양·한솔·웅진 그룹 등 중견기업들은 21세기 성장동력 확보와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다.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이 신년사에서 꺼낸 화두는 “계열사간 시너지를 통한 신 성장동력 창출”이다. 현 회장은 “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특화된 사업분야를 개척해 우리만의 성장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계열사들이 사업영역을 초월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형성할 것 ▲기존·신규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것 ▲통합금융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계열사간 유기적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 등을 강조했다. 또 한솔그룹의 조동길 회장은 선택과 집중, 신 성장동력 확보를 화두로 꺼냈다. 조 회장은 “친환경 소재와 솔루션 사업을 미래 그룹 구도로 설정하고 지식기술을 기반으로 시장과 고객을 지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웅진그룹의 윤석금 회장은 시무식을 통해 2006년 경영화두로 환경경영을 꺼내들었다. 윤 회장은 이날 “웅진이 만드는 모든 제품의 개발에서 폐기까지 환경에 어긋나는 것이 없는지, 자연에 해가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윤회장은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와 금연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금융당국 및 기관의 신년사 IMF 외환위기 이후 선진금융 시스템 정비를 위한 정부의 노력이 점점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시화되고 있는 통합금융시장 아래서 국내 금융사들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금융당국에서 바라본 올 한해 최대의 과제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박 승 총재는 “올 한 해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하고 그 속도는 점차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2006년 성장률 5% 이상이 될 것이라는 낙관론 속에서 점진적으로 조금씩 금리를 인상해 저금리가 가져온 부작용을 치유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박 총리는 지난 4일 2006년도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서 올 한해 통화정책의 역점을 부익부 빈익빈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또 금융감독위원회의 윤증현 위원장은 통합금융 시장을 위한 금융사의 겸업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올 해 외환거래 전면 자유화, 자금세탁 방지 강화, 자본시장 통합법 도입 등 금융시장의 통합화 및 전면 개방화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감독정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소의 이영탁 이사장은 올해 거래소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외국기업의 상장 및 해외연계를 통한 발전을 도모하며 저비용 고효율시장 방안을 마련해 그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은행업계의 신년 포부 금융업계는 올 한 해를 통합금융 환경에서의 리딩 금융사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표를 제시한 후 이를 위해 현장경영, 고객 제일주의를 강조했다. 은행장들의 신년사는 통합금융시장의 제1 금융기관이 되기 위해 공격 경영에 매진하겠다는 말로 요약된다. 황영기 우리은행장은 자녀가 부모에게 효도하듯 어려운 경제를 믿음직하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올해 우리나라 최고의 금융기관으로 도약해야 한다며 1등 은행론을 강조했다. 김종렬 하나은행장은 “지점장 중심의 경영을 할 것”이라며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부합하는 적절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기 위해 자신만의 플러스 0.5%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도 영업점 섬기는 문화를 내세우며 현장 영업을 강조하고 2,500만명의 고객을 확보한 리딩뱅크로서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과 공헌활동에 더욱 힘쓰자고 강조했다. 또 신한은행의 신상훈 행장도 “이순신 장군이 물길 좁은 견내량 봉쇄작전을 펼쳤듯이 핵심 고객의 이탈 방지에 역점을 둬야 한다”며 현장 경험을 강조한 후 “이윤만을 내세울 것이 아니라 사회 공헌 활동을 활성화 해 넉넉한 사발같이 지역공동체에 기여해야 한다”며 넉넉한 사발론을 펼치며 대 사회활동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 것을 강조했다. ▲증권업계의 신년 포부 증권업계 CEO들의 신년사에는 코스피·닥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는 등 희망적인 환경에 대한 기대감이 여과 없이 드러나 있다. 증권업계 신년사는 2006년은 통합금융 시장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이 시장에서 종합금융 강자로 부상하겠다는 선언이 주를 이루고 있다. 증권사 CEO들의 이같은 선언에는 작년에 이어진 증시 활황세 지속과 금융당국의 직접금융시장 활성화 의지 등 증권업계에 유리한 통합금융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통합법에 의해 금융투자회사 설립이 허용되면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며 “끊임없는 변호와 혁신, 창조적 지식의 활용 등을 통해 용기있는 도전정신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도 “통합금융시장에서 실력으로 압도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며 “내실있는 준비를 통해 통합금융시장의 기회를 선점하여 고객에게 신뢰와 사랑을 받는 금융기관으로 거듭나자”고 말했다. 한편 한국투자증권의 홍성일 사장은 “아시아 최고를 지향하는 토종 증권사로서 한국형 모델을 제시하자”며 중국과 베트남 등 해외 영업을 적극적으로 펼쳐 글로벌 금융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현대증권의 김지완 사장도 “글로벌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웅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베트남과 인도 등 해외 진출에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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