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하랴 자금 지원하랴…재무악화

▲ 투어몰이 지난 20일 또다시 이랜드파크로부터 자금차입을 했다. (사진 투어몰 홈페이지 캡처)

이랜드는 지난 몇 년간 레저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M&A(인수합병) 등을 통해 레저사업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아직까진 의욕만큼 성과가 가시화되지 않은 모양새다. 인수한 레저계열사들의 실적부진이 계속되면서 ‘그룹 내 레저담당’ 이랜드파크의 자금지원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이랜드파크의 재무악화는 심화되는 모습이다.

투어몰, 번 돈 < 빌린 돈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투어몰은 지난 20일 이랜드파크로부터 빌렸던 6억5000만원에 대한 만기를 1년(상환일 2015년 1월 15일) 연장했다고 밝혔다. 이는 투어몰 자기자본의 23.2%에 해당하는 규모로 연이율은 7.03%다. 이로써 투어몰이 이랜드파크로부터 차입한 돈은 총 24억2000만원이 됐다.

이전차입의 연장이기는 했지만 투어몰이 인수된 후 끊임없이 그룹으로부터 자금차입을 해왔다는 점에서 이목을 집중했다. 투어몰은 여행전문업체로 2012년 1월 이랜드에 인수됐다. 하지만 인수된 지 2년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실적은 보이지 못했다. 오히려 인수이전보다 투어몰 재무악화는 심화됐다.

2011년 투어몰은 매출 32억원, 영업손실 14억원, 순손실 15억원 실적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7억원이었다. 이어 인수 첫해인 2012년 투어몰의 실적은 매출 23억원, 영업손실 17억원, 순손실 17억원을 기록했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23억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 때문에 투어몰은 이랜드파크로부터 지난해 끊임없이 운영자금을 빌렸다. 지난해 이랜드파크는 1월(6억5000만원), 2월(5억원·3억원·3억원), 7월(3억원), 10월(2억7000만원·연장)까지 투어몰에 총 6번의 자금대여를 해줬다.  이랜드리테일에게서도 3억5600만원을 차입했다.

다른 계열사도 손 벌려

이랜드파크가 투어몰에만 자금지원을 해온 것은 아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 몇 년간 이랜드파크를 앞세워 공격적인 M&A를 실시하는 등 레저사업에서 몸집을 키워왔다. 투어몰을 비롯해 이월드, 사이판리조트 PIC와 COP, 전주 코아호텔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들 상당수가 실적부진에 시달리면서 이랜드파크의 지원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테마파크 운영업체인 이월드(씨앤우방랜드)는 2010년 3월 이랜드그룹에 인수됐다. 이때부터 이랜드파크의 자금지원이 시작됐다. 이랜드파크는 인수직후 유상증자를 통해 이월드에 169억원을 투입했고 110억원 상당의 전환사채(CB)를 사들였다. 2011년에는 100억원(유상증자)을 투입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2012년 이월드 실적은 인수 이전인 2009년보다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2012년 이월드 실적은 매출 281억원, 영업손실 37억원, 순손실 183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매출 160억원·영업손실 13억원·순손실 88억원)보다 매출은 증가했지만 적자가 대폭 늘었다.

결국 이월드는 2012년 12월 이랜드파크로부터 100억원(이자율 7.01%)을 차입한 뒤 지난해 3월 유상증자를 실시해 100억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9월 이월드 실적도 매출 223억원, 영업손실 257억원, 순손실 79억원으로 여전히 적자였다.

2012년 1월 이랜드그룹에 인수된 한강유람선 사업업체 이랜드크루즈(구 C&크루즈)도 지난해 이랜드파크로부터 잇달아 자금차입을 했다. 차입금은 총 49억원이다. 이 또한 이랜드크루즈가 2012년말 자본총계 마이너스(-) 189억원(자본금 114억원)을 기록하는 등 재무악화를 겪는 탓이다. 이 기간 순손실도 36억원에 달했다.

이랜드가 사이판 내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2011~2012년 인수한 리조트들(팜스리조트·PIC·COP리조트)도 2012년 매출 4600만원, 순손실 23억원을 기록하는 등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랜드파크는 이 기간 사업 역량강화를 이유로 마이크로네시아 리조트(사이판 리조트사업 총괄) 주식을 총 250억원에 매입했다.

이랜드파크 재무악화

M&A 및 계열사 자금지원로 인한 이랜드파크의 재무악화도 가시화되는 모양새다. 2012년 이랜드파크는 자산총계가 4665억원인 가운데 부채총계가 3248억원에 달했다. 부채비율은 229%였다. 대개 기업의 건전성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이 부채비율 200%라는 점을 감안할 때 229%도 낮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이랜드파크도 다른 계열사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4월 이랜드파크는 이랜드리테일을 상대로 38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파크 지분 80.67%를 소유하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2012년 말에서 지난해 초까지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총 349억원을 단기 차입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6월 보고서를 내고 “이랜드파크는 2010년부터 2013년 1분기까지 이월드 유상증자 및 사이판 추가출자 등으로 총 2000억원 정도 자금부족이 발생했다”며 “유상증자로 약 903억원의 자금이 유입되었음에도 2013년 3월 말 순차입금은 1517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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