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의회 김영선 의원 “최성 시장을 고발합니다” 출간, 후폭풍 오나?

▲ 고양시의회 김영선 의원(새)이 최성 고양시장에 대한 각종 의혹을 담은 책을 출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법적 조치 없이 무성한 의혹만을 제기함으로써, 지방선거를 앞둔 정치적 노림수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진 / 시사포커스
지방선거가 5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 시의원이 현직 자치단체장을 흠집 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는 책을 출간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선거법위반 소지가 다분하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으면서도 출간을 강행, 지방선거를 겨냥한 네거티브 선거전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고양시의회 새누리당 소속 김영선 의원은 지난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최성 시장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책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제목부터 다분히 정략적 의도가 엿보여, 이미 지역정가에서는 책 출간 전부터 논란이 있어왔다.

책의 내용은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Y-City 허가 과정에서 기부채납과 관련한 최성 고양시장의 특혜 의혹을 주로 다루고 있다. 김영선 의원이 지난해부터 수차례에 걸쳐 시정 질의를 통해 제기해온 의혹으로, 최성 시장은 이에 대해 그동안 조목조목 반박하며 특혜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해왔다.

결국 김영선 의원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의혹들이 풀리지 않자, 그동안의 시정 질의 내용 등을 엮어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하지만, 이처럼 다분히 정치적 의도가 엿보이는 책 발간에 출판기념회에서도 비판적 목소리를 듣는 일이 어렵지 않았다. 대게 정치인 출판기념회가 지인 및 지지자들이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되기 마련이지만, 이날 출판기념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일부 지역 언론사 기자들은 물론,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비판적 목소리가 새어나온 것.

현장에서 <시사포커스> 기자와 만난 고양시청 출입 A매체 기자는 “책 제목부터 좀 과한 것 같다”며 비판했고, B매체 기자는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소지가 있어 보인다”는 의견을 보였다.

‘저자와의 대화’ 진행 과정에 대해서도 뒷말이 나왔다. 사회자와 저자 및 초청 인사 간의 대화가 대부분 사전에 준비한 시나리오대로 읽기만 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짜고 치는 것 아니냐”고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저자와의 대화 이후 간단한 질의응답에서 한 시민은 “최성 시장에 대한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당연히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이런 의혹들이 있다면서 왜 사법적 대응은 하지 않고 책으로 의혹만 제기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취지로 따져 묻기도 했다. 문제를 바로잡겠다는 의지로 책을 낸 것이 아닌, 최성 시장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만들어내기 위해 책을 낸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였다.

출판기념회 종료 후 기자와 만난 한 참석자도 “(최성 시장에 대한) 불법인지 아닌지에 대한 답변도 못하지 않느냐”며 “불법인지 아닌지 판단을 하고 과연 불법이라고 하면 그에 대한 대책을 말씀하셨어야 한다. 그냥 이러이러하기 때문에 이렇다 하는 건 단순히 의혹 제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무런 당적도 없는 지역주민일 뿐이라고 소개한 그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불구하고 저러는 건 뭔가 좀 아닌 것 같다”며 “고발한다는 건 어떤 팩트를 가지고 잘못된 걸 고발해야지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었던 것을 가져다가 청중 앞에서 이야기해, 오셨던 시민들 입장에서는 ‘500억에 헐값 매각했으니, 이게 다 어디 간 거야’ 생각했을 것”이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한편, 김영선 의원은 이날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의회에서는 전혀 이야기를 해도 되지 않아서, 저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활자로 냈다”고 자신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김 의원은 ‘지방선거가 얼마 안 남아 있는 상황에 (선거법상) 위험스런 부분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낸 것”이라고 답했다. 자신 스스로도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다. 지방선거 직전 이 같은 무리수를 둔데 따른 지역 여론의 후폭풍이 예상되고 있다.

▲ "최성 시장을 고발합니다"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한 김영선 의원은 <시사포커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선거법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책 출간을 강행했다는 뜻을 밝혔다. 사진 / 시사포커스

<다음은 김영선 의원과 현장 인터뷰 일문일답>

Q : 논란에도 불구하고 책 출간을 강행한 이유는?
A : 의회에서는 전혀 이야기를 해도 되지가 않으니까. 저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이걸 활자로 낸 것이다.

Q : 지방선거가 얼마 안 남아 있는 상황에 위험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 최성 시장 측에서 문제 제기할 수 있다는 생각 안 했나?
A : 그럼에도 불구하고 낸 것이다.

Q : 새누리당 동료 의원들 중에도 ‘조금 심한 것 같다’는 의견이 있다는 걸 알고 있지 않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얘기를 해야겠다 싶었던 것인가?
A : 네

Q : 동료 의원들과 충분히 논의가 된 것인가?
A : 의회에서 충분히 한 이야기고, 모르시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출판기념회에) 의원들도 오셔서 앉아 있으셨다.

Q : 일부 의원들은 갸우뚱 하는 것 같았다.
A : 그걸 다 제가 어떻게 일일이 말씀을 못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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