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

동국제강그룹이 올해 적자계열사 디케이아즈텍에 대한 자금지원을 이어간다. 디케이아즈텍은 ‘돈 먹는 하마’로 불릴 정도로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아온 계열사다. 그럼에도 완전자본잠식에 빠지는 등 재무개선을 이루지 못했다.

더군다나 자금지원을 하는 동국제강도 철강업황 부진으로 재무악화, 신용등급 하락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동국제강그룹의 ‘디케이아즈텍 살리기’가 언제쯤 빛을 볼지 관심이 모아진다.

동국제강·인터지스 지원 나설까
2011년 인수 이후 꾸준한 지원
동국제강 ‘신용등급 하락’ 눈길

▲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케이아즈텍은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3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지난 10일 공시했다. 신주발행가는 주당 5만원(액면가 5000원)이며 신주배정기준일은 오는 22일이다.

주주배정인 만큼 출자자는 동국제강과 또다른 계열사 인터지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강과 인터지스는 각각 디케이아즈텍 지분 54.08%, 41.33%를 소유하고 있다. 이번 유상증자에서 두 회사에서만 286억원을 출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자금지원 활발

동국제강그룹의 디케이아즈텍 지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ED용 사파이어 잉곳 생산업체인 디케이아즈텍은 2011년 8월 그룹에 편입된 후 꾸준히 그룹지원을 받아왔다. 2012년엔 디케이유아이엘, 인터지스 등 계열사로부터 자금차입을 받았다.

2013년엔 동국제강그룹의 디케이아즈텍 지원노력이 보다 다양해졌다. 지난해 4월 디케이아즈텍은 20대 1 감자를 단행한데 이어 5월 200억원 규모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증자에는 동국제강을 제외한 나머지 주주들이 모두 불참해 55억원만 조달할 수 있었다.

이후 디케이아즈텍은 계열사 인터지스를 상대로 45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두 번의 증자를 통해 디케이아즈텍은 총 100억원을 조달했지만 이는 당초 목표치(200억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그러자 디케이아즈텍은 7월 11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전환가액은 주당 5만원(액면가 5000원)이었으며 발행된 전환사채 전량은 디케이유아이엘이 인수했다. 당시 디케이아즈텍은 전환사채 발행대가로 받아야할 돈을 이전 디케이유아이엘로부터 빌렸던 돈 110억원과 맞바꾸기로 했다. 전환사채 이율과 차입금 이율이 6.9%로 같은 것도 이 이유에서였다.

다소 특이한 거래방식에 일부에서는 ‘변칙지원’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결과적으로 디케이아즈텍의 차입금이 없어진데다 디케이유아이엘이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디케이아즈텍은 주식을 발행한 만큼 부채가 줄고 자본이 증가해 재무개선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환가액이 액면가 10배라는 점도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했다.

하지만 디케이유아이엘 관계자는 당시 시사포커스에 “전환청구권 행사는 상황에 따라할 것이다. 기간 내 디케이아즈텍 사업성이 좋아지면 주식으로 바꾸지만 아니면 바꾸지 않을 계획”이라며 해당 의혹에 선을 그은 바 있다. 전환사채 납입비용을 차입금과 맞바꾼 것에 대해서도 “똑같은 이자를 받기 때문에 다를 게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었다.

이 같은 지원에도 디케이아즈텍은 지난해 9월말 자본총계 마이너스(-) 237억600만원을 기록하며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놓였다. 이 기간 누적실적도 매출 98억1600만원, 순손실 109억2300만원이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108억2300만원)은 줄고 순손실(101억100만원)이 늘어났다. 이는 LED시장이 전보다 침체된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동국제강 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란 입장이다. 결국 이번 유상증자 결정에 앞서 지난달 30일 동국제강은 디케이아즈텍에 운영자금 조달이란 명목 하에 150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다. 대여기간은 3월말까지다.

동국제강도 어려워

문제는 지원주체인 동국제강도 현재 철강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데 있다. 지난달 26일 한국신용평가는 동국제강의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후판시장에서의 시장지배력 약화 △주요 전방산업 침체 △수익성 및 재무안정성 저하 등이 그 이유였다.

한신평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후판·봉형강 시장에서 과점적 시장지위를 유지해왔으나 2010년 현대제철이 후판시장에 진출한 이후 경쟁지위(판매량 기준 점유율 2010년 40%→2013년 9월말 24%)가 약해졌다. 여기다 조선·건설업황 침체까지 겹치면서 동국제강 재무악화가 계속됐다는 평가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동국제강의 총 차입금은 5조613억원이었으며 이자비용은 1597억원에 달했다. 또 이 기간(2013년 1~9월)까지 동국제강의 누적실적은 매출 5조739억원, 순손실 781억원에 이르렀다. 동국제강은 2012년에도 매출 7조6791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순손실이 2351억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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