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빚을 내 고가 차량을 구입했다가 결국 카푸어(Car Poor)로 전락하는 젊은이들이 늘면서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카푸어란, 자신의 소득에 비해 무리하게 비싼 차를 할부로 구입했다가 차 값을 갚지 못해 빈곤을 겪게 되는 사람들을 말한다. 최근 일부 자동차 회사에서 원금 유예할부라는 상품을 내놓으면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원금 유예할부 상품은 차 값의 일부만 먼저 내고, 약정한 기간에는 이자만 내다가 만기 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차를 구입할 때 당장 부담이 크지 않아 목돈이 없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구매 방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약정 기간이 끝났을 때다. 만기 시 차 값의 최대 60~70%까지 설정해 뒀던 유예금을 한 번에 갚아야하는데, 그럴 여유 자금이 없는 것이다. 게다가 유예할부를 통해 구입할 경우, 이자 등 각종 가산금이 붙어 현금 구매 시보다 10%가량 소비자 부담이 늘어난다.

당장 차를 살 여력이 없었던 20~30대 소비자들이 덜컥 차를 구매해 놓고 뒷감당을 하지 못해 신용불량으로 전락하거나, 헐값에 중고차 시장에 차를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이들에게 남는 것은 빚더미일 뿐이다.

반면 업계 입장에서는 휘파람이 절로 나올 만한 상황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2012년 20대의 수입차 구매는 7176대로 2011년 대비 50%가까이 늘었으며, 30대 또한 2만8199대로 3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이 같은 젊은 세대의 수입차 구매 비율이 늘어난데 바로 이 같은 원금 유예할부 상품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BMW와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도요타 등 국내 5대 수입차 업체의 할부금융사 영업이익은 지난 2년간 34%%나 급증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빚내서 차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그만큼 늘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4년 만기가 도래하는 유예할부와 유예리스는 각각 2566억원과 1192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빚더미가 가계에 또 다른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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