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의 길 모색 위한 근본적 수술 필요한 시점

최근 현대중공업과 화승그룹 계열사 일부 임직원들이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는 등 수뢰 혐의로 구속 기소가 되는 사태가 벌어져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여 하청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엄청난 충격과 함께 경제계는 물론 우리 사회에 아직도 만연해 있는 부패구조의 일단을 엿볼 수 있게 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강자와 약자로 서로 자리매김 되면서 대기업은 ‘갑’ 중소기업들은 ‘을’의 처지에서 상호 비대칭적 역학관계가 성립되어 온 것 또한 엄연한 사실이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대기업들은 요즘 유행하는 말로 ‘수퍼 갑질’을 하면서 중소협력업체들에게 납품가격을 후려친다든가, 중소기업들이 애써 개발해 온 신기술을 송두리째 약탈해 가는 등 불상사가 속출했다.

대기업들의 이런 후안무치의 부도덕성과 막무가내 식의 이권 챙기기 행태에 의식 있는 경제인들은 물론 일반인까지도 분노의 질타를 가해왔다.

그러다가 최근 들어 여러 대기업들에서 배임수재 등 비리 사태가 연일 접종(接踵)하고 있어 그 파장이 만만치 않게 확대되고 있다.

이번 비리 혐의는 다른 사건을 수사하다가 검찰이 적발해 낸 것으로 뇌물수수죄는 당사자 간에 서로 입을 맞추거나, 아예 봉해버리면 영원히 수면 아래로 묻혀버리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검찰이 우연하게 꼬리를 잡아낸 이번 뇌물수재·증재 혐의도 수사 중인 다른 사건과 연계되지 않았다면 검찰이 밝혀 내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이런 비리가 과연 어느 정도 만연해 있느냐에 초점이 모여진다. 만약에 대기업과 중소하청업체 간에 이런 비리 사슬이 구조적인 문제라면 이번 사건 종결만으로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닌 듯하다.

이러한 구태를 일신하고 대·중소기업 간에 동반하여 협력하고, 서로 화합하되, 호양(互讓)의 미덕으로 상생의 길을 걷자면 보다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한 시점임은 분명하다.

기업인과 소속 임직원들도 확고한 직업윤리의식과 도덕성으로 무장하고 거래 업체와 갑·을 관계라는 기존의 도식을 버리고 대등한 입장에서 공정한 거래 활동을 하도록 힘쓰는 기풍을 세워야 할 때다.

주지하듯이 지난 정부에서도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간 동반성장과 상생 풍토를 정착시키기 위해 동반성장위원회를 발족시키는 등 의욕적인 정책 행보를 보였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정부 정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 차원에서는 다시 한 번 대·중소기업간 상생 전략을 점검하고 보다 현실성 있는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기업 차원에서도 내부 감사를 보다 철저히 하고, 비리 예방 활동을 적극 펴는가 하면 임직원 윤리의식 함양을 위한 효과적인 대책을 수립, 시행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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