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웃어버릴 수도 있지만, 우리말을 위해 참아요

월요일 밤에는 SBS의 ‘야심만만’이 있다면, 화요일 밤에는 KBS의 ‘상상플러스’가 있다. ‘상상플러스’가 화요일 밤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쇼․오락 프로그램이 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바로 ‘세대공감 올드&뉴’를 진행하는 사랑스러운 MC 노현정 때문이다. 가냘픈 몸매에 금방이라도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만 같은 황소 눈. 대한민국에서 최고의 입담을 자랑하는 탁재훈, 이휘재 등의 웃음보 터질 것 같은 개그에도 애써 꾹꾹 웃음을 참아내는 그녀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사랑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쇼 프로에 고정 패널로 출연하며, 얼짱 아나운서라는 이미지를 팬들에게 깊이 심어 놓은 강수정과는 달리 노현정은 전형적인 아나운서의 이미지를 충분히 살리며, 가끔씩 그 이미지가 무너져 버리는 모습에 강수정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다시 말해, 강수정은 고정적 이미지를 버리고 또 다른 끼를 보여주며 대중에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노현정은 고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려고 하지만 순간순간 무너져 내려 버리는 모습에 얼음장 같이 차가울 것만 같은 사람들도 사실은 인간적인 면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사랑을 얻고 있는 것이다. 그녀의 미니 홈페이지는 언제나 팬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그녀와 관련된 기사는 언제나 톱 뉴스거리가 된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한 이유에서인지 ‘2005 KBS 연예대상’ 쇼, 오락 부분 신인상은 다른 사람을 생각해 볼 필요도 없이 노현정이 수상자로 지목되었다. 노현정은 그 동안 KBS 간판 오락 프로그램인 ‘상상플러스’ 외에도 ‘스타골든벨’의 진행을 맡으며, 진행자로서의 단정한 모습과 웃음을 참아내는 애교 넘치는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팬들 뿐 아니라 같이 출연한 스타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이것이 바로 노현정이 진행을 맡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잡아둘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가 되어주는 것이다. 이전에도 탁재훈이 재치 있는 말솜씨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또한 이휘재도 마찬가지였고, 사정상 중도하차하게 된 신정환도 그랬다. 그러나 어느 순간 이들은 더 웃겨졌다. 서로 경쟁하듯 웃음을 유발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프로그램이 시작하면서부터 끝날 때까지 배꼽을 놓지 못 하게 만들었다. 노현정의 웃음보를 한두 번 터뜨려 보더니 그 재미를 알아버린 것이다. 그렇다고 노현정이 악동들의 장난에 호락호락 쉽게 웃음을 보이며 무너질 수만도 없는 상황. 이미 만들어 놓은 이미지이기에 지금에 와서야 같이 웃고 장난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아름다운 우리말을 널리 알리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진 ‘세대공감 올드&뉴’의 코너 특성상 악동들과 같이 웃고 놀다가는 어쩐지 전달하고자 하는 우리말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져버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웃겨도 마냥 웃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현정.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 온 것처럼 내년에도 여리지만, 똑 부러지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가득 받게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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