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햄버거는 잘 안다. 그런데 그 햄버거가 자동차 때문에 등장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을까? 자동차 여행자를 위해 자동차 생산 방식이 동원된 음식이 햄버거다. 자동차와 햄버거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오늘은 자동차에 얽힌 햄버거 이야기를 해보려한다.

햄버거의 등장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올라간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은 전쟁으로 인해 경제가 궁핍했다. 그래서 1910년대 말 독일 함부르크 뒷골목에 각종 노점상이 즐비했는데 시간에 쫓기는 공장 노동자들이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간편한 음식을 찾다가 빵 속에 햄, 소시지, 채소 또는 토마토를 넣은 햄버거를 개발했다. 맥주와 함께 마신 것이다. 그런데 이 간이식의 인기가 폭발하면서 금세 대도시로 번지게 됐다.

이게 어떻게 미국 음식이 됐을까? 1948년 미국에서 식당을 경영하던 맥도날드 형제가 독일로 여행을 갔다가 함부르크 뒷골목에서 파는 노동자 간이식을 발견하고, 이것을 가지고 들어와 미국 자동차 여행자와 노동자들을 위한 간이식으로 활용했다. 이른바 미국식 햄버거로 개발했는데, 캘리포니아 66번 고속도로변에 넓은 주차장이 딸린 햄버거 스탠드를 마련해 장사했다. 이것이 미국 햄버거의 시작이다.

햄버거와 자동차가 관계가 있는 이유는 이렇다. 햄버거 제작의 힌트를 당시 포드자동차의 대량생산 조립라인에서 얻어왔기 때문이다. 요리대를 움직이는 컨베이어식 조립기로 개조한 후 빵, 치즈, 햄, 토마토, 상추, 포테이토 칩, 밀크쉐이크 등 각 전담 요리사들이 차례로 얹어 재빨리 서빙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손님이 주차장에 주차하면 스탠드 입구에 쌓아놓은 쟁반을 뽑아 스탠드 위로 천천히 밀고 가 담당 버그맨들이 빠르게 차례로 얹어주게 된 것이다.

다음 차 안으로 가지고 들어 가 식사를 마친 후 나갈 때 주차장 입구에 있는 쟁반 수거함에 넣고 가면 그만이었다. 맥도날드의 햄버거 가게는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아이디어로 햄버거는 금세 전국으로 퍼져나가 이후 미국 자동차 여행자들과 서민들을 위한 제2의 주식으로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독일 햄버거는 어떻게 됐을까? 독일 중상류층에서 함부르크의 간이식을 불량식품으로 고발해 법으로 판매를 금지했다. 이로 인해 함부르크의 간이식은 사라지게 됐다. 독일에서 사라진 햄버거가 자동차 대중화를 타고 미국에서 꽃을 피운 것이다.

결국 햄버거는 노동자를 위해 만들졌지만 자동차가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유명세를 타지 못했다는 말이다. 자동차 대량 생산방식으로 햄버거를 만들어 줄지어 들어오는 운전자에게 공급하고, 빠른 서비스를 해야 하기에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게 된 것이다. 사실 자동차도 패스트 운송수단의 대명사다. 둘 모두 ‘패스트’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슬로우푸드가 좋고, 자동차도 고속보다는 여러 안전을 위한 첨단 기능 개발에 더 힘을 쏟고 있다. 빨리 가려해도 차가 막혀 못 가는 시대에 시속 200Km 넘는다고 자랑해봐야 소용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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