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에 이변은 없다. 땀 흘려 이겨라

“토고? 만만하다. 스위스? 해볼만하다. 프랑스? 4년 전 친선 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쳤기에 가능성이 있다.” 2006년 독일월드컵 G조에서 한국팀의 선전을 기대하며 근래 쏟아지고 있는 전문가들의 평이다. 그러나 이 같은 대표팀에 대한 평가가 과연 얼마나 객관적인 잣대에 의한 평가인지 한번쯤 꼬집어 볼 필요성이 붉어지고 있다. 우선 토고만 하더라도 그렇다.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한 나라이기는 하지만, 예선에서 지난 대회 때 파란을 일으켰던 세네갈을 꺾고 올라온 팀이다. 전형적인 아프리카 축구를 구사하는 토고의 활기 넘치는 플레이를 만만하게 볼 수만은 없다. 오히려, 일각에서는 이번 대회에서 토고의 선전이 세네갈 이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만만하게 생각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인 것이다. 스위스나 프랑스가 토고를 최대의 복병으로 생각하며 경계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의 시각에서만 토고를 만만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위험하지 않을 수 없다. 스위스 또한 마찬가지다. FIFA 랭킹 순위에서 우리보다 조금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기는 하지만, 유럽 축구를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지난 청소년대표팀 경기에서 역전패를 당했던 우리나라로서는 그 패인에 대해 세심한 분석을 할 필요가 있다. 박주영처럼 청소년대표팀 경기에 참가하여 국가대표 마크를 달고 월드컵 무대에 서게 되는 선수들 또한 상당하다는 정보도 있다. 어린 선수들마저 우리와 붙어 이겨본 경험이 있기에 그들에게는 우리에게는 없는 ‘자신감’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했을 때, FIFA 랭킹 순위는 결국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고서도 해볼만 하다고 하는 자신감은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나오는 것인지, 대표팀의 와신상담이 더욱 요구된다고 할 수 있겠다. 프랑스에 대해서는 더욱이 심각한 병에 걸려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한다. 단 한차례 친선경기에서 대등한 경기를 펼쳐보았다고 이처럼 자신감 있는 전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니. 암담한 현실이지 않을 수 없다. 프랑스대표팀. 말이 좋아 국가대표팀이지 사실상 그들은 세계 올스타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팀이다. 2002년 당시 조금 거만해져있고, 조금 방심하고 있었던 프랑스가 이번에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리라는 법은 없다. 낙관론. 물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힘을 북돋는다는 측면에서 굳이 낙관론을 나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낙관도 낙관 나름. 자신의 입장을 먼저 살피고 난 후에 낙관을 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하지 않을까. ‘각본 없는 드라마’라고 일컫는 스포츠. 그러나 각본은 각본을 만든 사람들만의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요행을 바라지 않고, 꾸준히 노력한 대가를 어떻게 각본에 없었다고 말 하며, 이변이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언론에, 예측에 좌지우지 되지 않고 땀 흘려 성적을 만들어 내는 자랑스러운 태극전사들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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