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게임, 두사람 중 한명은 한국을 떠나야 한다

노성일 이사장은 지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줄기세포가 있다고 들었다. 난 지금도 줄기세포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러 개가 있다"면서 "만일 없는 것을 있다고 하면 과학자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이 같은 근거로 "우리 연구원들이 매일 (황교수팀 연구실에) 갔고, 세포를 키웠다. 최악의 경우 우리 미즈메디병원의 세포가 거기서 크는 게 아니라면 연구원들이 가서 물을 주고 배양한 한 것은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K연구원의 경우 지난 8월 피츠버그대로 떠나기 전까지 매일 새벽 6시에 황 교수팀 연구실로 가서 줄기세포를 관리했기 때문에 배아줄기세포에 대한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는 게 노 이사장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과학계 일각에서는 노 이사장의 15일 '선언'을 한 과학자의 양심선언으로 보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노 이사장이 논문의 제2저자였고 자신의 연구원들이 매일 황 교수팀에서 연구에 참여했으며 더구나 K연구원과 지속적으로 의사소통을 해 온 상황에서 이를 몰랐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제 남은 결과는 황우석 박사의 답변밖에 없다. ◆황 교수-원천 기술 보유 사실, 관리 소홀 황우석 교수팀의 줄기세포 연구 논문을 게재했던 미 과학전문지 사이언스 측은 15일 황 교수의 연구가 조작됐다는 보도와 관련, “현재로선 논문 철회 요청에 응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고 말했다. 굳은 얼굴로 기자들의 답변에도 입을 닫았던 황우석 교수가 입을 열었다. 15일 공동저자 노성일 씨의 “줄기세포 없다는 사실 알았다”는 발언이 황우석 교수의 말문을 연 계기가 되었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는 16일 오후2시 서울대 수의과대학 스코필드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분명히 맞춤형 줄기세포를 만들었으며 그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그러나 “관리 소홀과 몇 가지 실수 때문에 현재의 사태에 이르렀다”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줄기세포 6개가 수립된 상황에서 1월9일 본관 실험실과 가건물에 심각한 오염사고가 발생, 6개의 줄기세포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게 됐다”며 “이는 사고 당일 즉시 정부 당국에 보고가 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황 교수는 “이들 줄기세포를 미즈메디 병원에서 복구하려고 했으나 복구에 실패했다”며 “이미 미즈메디 병원에서 보관 중이던 2, 3번 줄기세포를 반환받고 이후 6개 줄기세포를 추가로 수립해 이를 토대로 논문을 제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황 교수는 “연구팀의 헌신적인 노력과 협조로 줄기세포가 개발됐음에도 불구하고 조작 의혹 등 연구 성과의 가치를 퇴색하게 하는 일이 일어나 죄송하다”고 말했다. 노성일 이사장의 발언에 대해 황 교수는 “노성일 이사장이 허위라고 주장한 이유를 모르겠다”며 “어제 병실에 찾아왔기에 관련 사실을 상세하게 설명했고, 좀 더 기다렸다가 최종 결론이 나면 소상히 밝히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성일 이사장, 황 교수의 두 얼굴 밝혀라 노 이사장은 기자회견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황 교수가) 미국의 김선종 연구원을 향해 27일까지 돌아와서 망가진 복제 줄기세포를 도와 달라. 그렇게 했을 때 서울대 교수직과 줄기세포 팀장 직을 줄 수 있다고 회유했고, 거절하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노 이사장은 “젊은 과학도가 자기 상사에게 그런 위협에 직면했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분노했다”면서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노 이사장은 “김선종 연구원은 논문이 모두 허위임을 밝혔고, 황우석 교수와 강성근 교수가 시켰다고 털어놓았다”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기자회견 내내 ‘황 교수의 사이언스 논문은 허위이며, 줄기세포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다’는 전날의 주장을 거듭 밝혔다. 그는 “오늘 황 교수가 천연덕스럽게 기자회견을 하는 것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덧붙였다. ◆감정싸움에 이은 주권싸움인가 노 이사장은 황우석 교수의 기자회견이 끝난 후 “황우석 교수는 과학자로서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는 분”이라고 말했다.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검찰 수사를 요청하는 것까지 보면서, 한 점 의혹 없이 모든 것을 밝히겠다”는 말로 기자회견을 시작했다. 지난 2004년 논문에 이름조차 실리지 않은 노 이사장은 황 교수팀과 미즈메디팀이 공동 연구를 하면서 주도권을 잡은 적도 없고 황 교수의 위세는 이미 커진 상태였다고 말했다. 또한 황 교수는 불리한 상황에 궁지에 몰리면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돌리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는 평가도 내렸다. 미즈메디 팀의 김선종 연구원과의 통하에서도 황 교수가 무섭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미즈메디병원에서 바뀌었다는 황 교수의 주장과 관련, 노 이사장은 “황 교수가 자기 책임을 피하기 위해 동고동락한 연구원을 미즈메디 소속이라는 이유로 매도하고 있다”고 했다. 황 교수의 지금의 행동은 과학자로서 지도자로서도 자격이 없는 것이다. 줄기 세포가 2, 3개 정도가 진짜라도 나머지가 가짜라면 과학자로서의 더 이상 설 자격도 없는 것이라는 강력한 의견을 내세웠다. 또한 “황 교수의 배아줄기세포는 하나도 발현되지 않았다”면서 “황 교수가 아직도 미련을 버리지 못해 줄기세포 죽고 논문 자의적 만든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PD수첩의 방향은 MBC는 'PD수첩' 제작진의 취재윤리 위반과 관련해 16일 인사위원회을 열고 감봉 등의 징계를 결정했다. 'PD수첩' 최승호 CP와 한학수 PD에게는 감봉 1개월의 징계가 내려졌으며, 최진용 시사교양국장은 근신 15일 처분을 받았다. 이와 함께 대기발령 상태였던 최 CP와 한 PD는 시사교양국으로 복귀가 결정됐다. MBC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인사위원회를 열어 징계 수위를 결정했으며, 이는 최문순 사장의 결재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이날 징계는 황우석 교수팀의 배아줄기세포 진위 여부와 관계없이 제작진의 취재윤리 위반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다. 이와 함께 'PD수첩'이 제기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MBC는 4일 발표한 사과문에서 "취재윤리 위반행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으며, 당사자들도 이에 대한 처벌을 달게 받겠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2005년 무너지는 국민들의 신뢰 노 이사장은 자신이 황 교수에게서 '토사구팽' 당했다고 표현했다. 자신은 황 교수가 필요할 때마다 불려져 쓰여 졌고 효용가치가 다해서 버림을 당했다는 것이다. 또 "11월부터 황 교수와 소원하게 지내오고 있었다"고 밝혔다. 황 교수는 "자신은 노 이사장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는데 왜 그런 식으로 발표를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다른 말을 했다. 이를 생각해 보면 연구 과정에서 두 사람의 갈등이 있었음은 분명하고, 반목 과정에서 '폭탄선언'이 나왔다는 점도 유출해 볼 수 있다. 앞으로 황 교수팀의 마지막 결론은 10여 일 후, 정확하게 밝혀질 예정이다. 현재 배양 중인 환자맞춤형 줄기 세포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현재 황 교수 외 4명의 연구진은 사이언스에 논문 철회를 요청한 상태. 황 교수는 기자 회견에서 “이미 2005년 논문은 많은 상처를 받았다. 많은 상처를 받은 논문을 굳이 발표하고 싶지 않다. 지난 2004년에 발표한 논문만으로도 충분히 검증된 사실이기에 이번 논문은 내년에 발표하더라도 상관없다고 말을 마쳤다. 이 둘의 관계도 이 기간이 흐른 후 정확하게 밝혀질 것이다. 한 사회도 아닌 국가적으로 전세계적으로 혼란을 주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이들의 행동은 오로지 주권싸움이라는 평가 밖에 받지 못할 것으로 본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