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혁규 의원, 전당대회 출마 공식 선언

열린우리당내 세(勢)싸움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당내 거물급 의원들이 내년 2월에 개최될 열린당 전당대회를 두고 주요 포스트 장악, 세 불리기 및 외연을 넓히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을 착수하고 나선 것. 이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정동영 외교통상부 장관이 당의장을 두고 물밑 작업이 시작된데 이어 13일에는 김혁규 의원이 당의장 출마를 사실상 선언하고 나선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김근태, 정동영 두 장관이 당의장에 출마를 한다면 자신도 당의장직에 출마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당내 두 계파 사이에서 균형자 역할을 할 것”이라며 “이미 표가 분산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김 의원은 “서울 시장이나 경기도지사 중 하나라도 당선되지 않으면 여당의 존폐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수도권지역에서 반드시 한 자리 이상을 당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김 의원의 행보는 열린우리당내 친노계로 분류되는 의정연구센터가 내년 2월 전당대회와 5월말 지방 선거에 소속 의원들을 출마시키기로 하는 등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는 것의 한 단면이라고 볼 수 있다. 이에 첫 테이프를 끊은 인물이 바로 이 모임의 좌장인 김혁규 의원이라는 것. 김 의원은 열린우리당내 몇 되지 않는 PK출신인데다 노무현 대통령의 신임이 두텁다는 이점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당내 친노그룹인 의정연구센터는 지난 11일 모임에서 당의장 선거시 소속 의원 가운데 '제3 후보'를 내기로 하고, 김혁규 의원이 내년 2월 전당대회 에 출마하면 적극 지지하기로 결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의 한 측근은 “사실 김 의원은 국무총리에 더 관심을 내비쳤다”라고 말하고 “하지만 이해찬 현 국무총리가 연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내년 전당대회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당의 낮은 지지도와 관련해선 "참여정부가 사회 투명성을 높이는 데 많은 역할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는 여전히 문제"라면서 "지난 4ㆍ30 재ㆍ 보궐선거와 10ㆍ26 재선거 참패 등 국민이 보낸 경고에 청와대가 이제는 시그널을 보내야 한다"며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주장했다. 김 의원의 이러한 뜻은 앞서 언급했듯, 지난 11일 의정연이 송년모임을 겸해 6시간에 걸친 토론회를 한 자리에서 정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모임에서 의정연은 내년 1~2월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선출, 당의장 선거는 물론이고 5월 지자체 선거에도 적극 출마키로 한 것이다. 이는 곧 정동영, 김근태 두 장관이 복귀해 당이 차기 대권주자 체제로 급격하게 재편될 것에 대비해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 이에 강봉균 전 재경부 장관은 정책위의장 출마쪽으로 결심했고 지자체 선거에는 현대그룹 최고경영자 출신인 이계안 의원이 서울 시장 선거에 나설 뜻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열린우리당 인재발굴기획단장인 김혁규 의원이 최근 “수도권 선거에 출마할 CEO형 인물을 찾을 것”이라면서 “당내에도 CEO적 경영 마인드를 가진 분이 많다”고 말한 바 있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적잖은 힘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친노 직계인 이광재 의원은 강원지사에 출마할 뜻이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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