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적 회식, 퇴폐적 접대 여부 솔직히 응답하기 어렵다

성매매방지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절반 이상의 기업에서 성구매나 퇴폐업소로 이어지는 접대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 한 해 기업의 접대 횟수는 약 5주에 한 번 꼴인 평균 9.2회로 나타났으며, 접대비 실명제와 클린카드제가 접대문화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 같은 결과는 여성가족부(장관 장하진)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TNS에 의뢰하여 지난 11월 23일부터 29일까지 작년도 매출액 기준 전국 1,000대 기업 중 업종 분포를 고려해 302곳을 무작위로 추출한 후 해당 기업의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전화 및 팩스, 면접조사 방식을 병행하여 실시한 기업의 접대·회식문화 실태조사 결과 나타난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 기업체 간부들은 소속 기업에서 접대나 회식을 할 때, '성구매'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냐는 질문에 96.0%가 '그런 일이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기업에 소속된 입장에서 음성적 회식이나 퇴폐적 접대 여부를 솔직히 응답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응답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단언하기는 어려워,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기업의 접대-회식문화 전반에 있어 성구매 이용 관행에 변화가 있다고 보는지 여부'를 다시 한 번 질문했다. 즉 직접적 경험을 묻는 데 그치지 않고, 사회적 변화에 대한 응답자의 주관적 평가를 측정함으로써 현실 사회의 실제 모습을 추론하고자 한 것이다. 그 결과,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접대-회식 현장에서의 성구매가 '거의 없어졌다'는 응답이 각각 35.1%(접대), 54.6%(회식)였으나, '여전히 남아있거나 늘어났다'는 응답 역시 접대시 절반 이상(53.3%), 회식시 28.5%로 나타나 아직까지 접대나 회식이 성구매나 퇴폐업소로 이어지는 관행이 일정 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소매업, 중소규모 기업에 성접대 관행 많이 남아 성매매방지법 시행 이후 성접대와 같은 향락·퇴폐업소 이용관행이 거의 없어졌다는 기업은 전체적으로 1/3 수준으로 나타났으며, '여전히 남아있다'는 응답은 업종별로 '건설업(37.9%)'이 가장 낮게 나타난 반면 '도소매업(60.0%)'에서는 이러한 접대문화 지속경향이 두드러지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종업원수가 '1000명 이상'의 대규모 기업에서는 이와 같은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다(31.7%)'는 응답이 가장 적어 대규모 기업세서 법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러나, 종업원수가 '501~1000명 이하'인 중소규모 기업에서는 이러한 관행이 '여전히 남아있다(54.4%)'는 응답이 가장 많아, 이들 도소매업 및 중소규모 기업을 중심으로 교육 및 홍보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거래선 유지 위해, '접대는 필수' 80.4% □ 기업 접대문화, '문제는 있지만 많이 개선됐다' 82.5% 거래선 유지와 사업 추진을 위해 접대가 필수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80.4%가 공감을 표시했다. 또한 기업의 접대 문화가 '문제가 있지만 많이 개선됐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82.5%로 높게 나타나는 등 '기업의 접대 행위' 그 자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은 적었다. 최근 들어 기업 현장에 확산되기 시작한 문화접대에 대해서는 '고객들도 좋아하기 때문에 더 큰 도움이 된다(36.4%)'거나 '음주접대 등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것 같다(25.8%)'는 등 전반적으로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된다고 인식하는 경우가 62.2%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31.1%는 '좋긴 하지만 효과 면에서 떨어지는 것 같다'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 우리 경제수준 감안시, 접대 비용 '많은 편' 51.0% □ 접대문화 폐단은 '불공정거래나 특혜' 44.0% 우리 기업이 접대에 사용하는 비용이 우리나라의 경제 수준에 비해 '많다'고 평가한 경우가 51.0%로 가장 높았으며, '적당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31.5%로 나타났다. 또한 우리나라 기업의 접대문화가 갖는 폐단을 지적해 달라고 하자, 44.0%는 '불공정 거래 및 특혜 문제'를, 26.8%는 '과음과 이로 인한 폐해'를 꼽았다. 상당수의 직장인이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를 위해 접대를 하는 것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더라도, 접대를 통해 특혜가 오고 가거나 지나친 과음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해서는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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