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으로 거래하는 것보다 이득 많아"

▲ 이선무(47)씨는 비트코인을 통한 직거래가 현금으로 거래하는 것보다 더 큰 이득이라고 말한다 ⓒbitcoin

지난해 연말부터 가상 화폐 ‘비트코인’을 향한 관심이 급격히 커졌다. 비트코인은 어떻게 사용할 수 있으며, 실생환엔 어떻게 활용되고 있을까? 비트코인을 이용해 직접 키운 농산물을 직거래 하고 있는 ‘스마트 농업인’이 있어 <시사포커스>가 그를 만나봤다.

이선무(47) 씨가 비트코인에 대해 처음 알게 된 것은 11월 중순이었다. 처음엔 호기심으로 비트코인을 만지작거렸던 이 씨는 금세 이 가상 화폐가 가진 매력에 빠져들었다. 마침 국내에서도 비트코인에 관한 관심이 일기 시작했던 때였다. 이후 12월, 이 씨는 비트코인 정보를 얻던 사용자 커뮤니티 ‘땡글’에서 비트코인을 이용한 농산물 직거래를 하기 시작했다.

이 씨는 비트코인을 통한 직거래가 현금으로 하는 거래보다 큰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2월 초, 쌀을 판매하면서 받은 시세 100만 원 짜리 비트코인의 가치가 올라 150만원이 되기도 했다는 것이다. 지난 30일 경기도 가평에서 비트코인을 통한 농산물 직거래를 하고 있는 이 씨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이선무 씨와의 일문일답>

Q. 비트코인을 실제 거래에 사용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방식은 어떻게 되는가?

A. 상점이나 인터넷 쇼핑몰 같은 것을 따로 운영하는 것은 아니고,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동호인 사이트에서 판매하고 있다. 방식은 인터넷을 이용한 직거래와 다를 게 없다. 사이트에 판매할 물건들을 올리면 사고 싶은 회원이 연락을 취하고, 화폐를 주고 받고, 물건을 보내주는 식이다. 다만 이 때 거래에 사용되는 화폐가 비트코인인 것만 다를 뿐이다.

Q. 왜 비트코인을 이용해 보겠다고 생각했는가?
A. 소규모로 하고 있는 농업이라 협동조합에 가입할 만한 처지가 안 됐다. 때문에 직거래를 통해 농산물을 팔았다. 그러던 와중 비트코인에 대해 알게 됐다. 처음엔 ‘뭐 이런 게 있나’ 싶은 호기심으로 시작했다. 호기심을 풀기 위해 백방으로 수소문 해 보면서 비트코인이 가진 매력에 점점 빠져들기 시작했다. 그 결과 비트코인이 현금보다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비트코인을 받고 농산물을 팔기 시작했다.

Q. 비트코인을 통해 거래하면서 현금 직거래보다 이득을 얻은 적은 있는가?
A. 찬스는 있었다. 12월 초에 쌀을 비트코인을 받고 판매했다. 0.06 비트코인을 받고 팔았는데, 그 당시 시세로는 약 100만원 정도였다. 그 이후 비트코인 가치가 오르면서 150만 원 선까지 오른 적이 있다. 만약 그 당시 비트코인을 현금으로 바꿨다면 약 50만원 가까이 이득을 봤을 것이다.
또 있다. 그 시점에 쌀을 정부 수매가로 따지면 80kg에 18만원 수준이었다. 그 당시 나는 80kg의 쌀을 비트코인을 통해 현금 28만원 수준에 판매했다. 그리고 그 비트코인이 약 50% 가까이 가격이 올라 약 40만 원 정도로 올랐다. 그 당시에 현금화 했다면 80kg의 쌀을 40만 원에 판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두 번의 찬스 모두 비트코인을 현금화 하지 않았다. 비트코인을 장기적인 투자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길게 가져갈 것이 아니었다면 그 당시 모두 현금화 시켜서 이득을 보았을 것이다.

▲ 비트코인을 통해 직접 기른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이선무씨

Q. 비트코인이 현금보다 낫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안정성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겠다. 현금 10억을 은행에 넣었다고 생각해보자. 이 때 연간 기대이익은 2~3% 정도다. 만약 은행이 파산하면 법이 보호해줄 수 있는 돈은 5000만 원 뿐이다. 나머지 돈은 그냥 허공에 날려버리는 것이다. 자기 자산에서 95%를 날릴 수 있다는 리스크를 안게 된다. 그래서 그 돈을 금고 등에 넣어서 현금으로 가지고 있으면, 그 불안함이 어떨지 뻔하다. 잃어버릴까, 도둑이 들지는 않을까.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그 자산을 비트코인으로 가지고 있으면 은행이 파산해서 돈을 날릴 일도, 도둑이 들어 돈이 털릴 일도 없어진다. 원할 때면 언제든지 비트코인을 현금화할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유는 또 있다. 현금은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내려간다. 비트코인은 그렇지 않다. 지금도 가치가 계속 오르는 중이다. 일각에서는 급등락이 빈번하게 일어난다며 안정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는데, 연초와 연말의 비트코인 시세를 놓고 비교해보면 결국 비트코인 가치는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비트코인 가치의 상승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지고 있으면 알아서 가치가 오르는데, 오히려 가치가 내리는 현금보다 훨씬 낫지 않은가.

▲ 이선무씨가 직접 키운 가평잣

Q. 안정성을 이야기했는데, 해킹 등의 이유로 불안하다는 지적도 있다.
A. 비트코인을 사용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내가 느낀 불안감이 그것이었다. 해킹이나 비트코인 지갑 분실 등 보안과 안정성에 관해 의심을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의심과 불안감 모두 해소한 상태다.

Q. 불안감을 어떻게 해소했는가?
A. 아는 것이 힘이었다. 먼저 보안과 관련된 부분부터 찾아봤다. 비트코인이 워낙 새로운 것이다 보니까 어떻게 관리되는지, 비트코인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는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사람이 없었다. 자연스럽게 신문 기사 등을 통해 정보를 접하게 됐다, 이 내용이 또 부정적인 것들뿐이었다. ‘해킹당할 수 있습니다. 지갑 주소와 개인 키를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등등.
우선 비트코인 지갑에 관한 것인데, 안전하다. 지갑 자체를 내 PC에 만들 수 있고, 휴대폰에도 저장을 해 놓을 수 있다. 지정 PC를 지정해서 해당 PC에서만 지갑에 접근할 수 있도록 제한을 걸 수도 있다. 발급 방법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
또 이 지갑을 관리하는 회사들이 있는데, 회사의 명운을 걸고 관리하는 지갑들이 그렇게 쉽게 해커의 공격을 허용할 것이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백 번 양보해서, 해킹을 당해 해커가 비트코인 지갑을 빼갔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나 해커는 이 지갑에 접근할 수 없다. ‘프라이빗 키’가 없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지갑엔 비밀번호와 프라이빗 키로 이중 잠금을 해 놓았다. 만약 이 프라이빗 키까지 해커가 빼갔다? 그래도 비트코인을 사용하기란 불가능하다.
비트코인은 어디서 얼마가 어디로 이동했는지 모두 공개되는 투명함을 가지고 있다. 해커가 턴 지갑에서 비트코인을 사용하려고 해도, 비트코인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저 지갑에서 나오는 비트코인이 ‘장물’이라는 것을 모두 알 수 있기 때문에 이용이 제한된다.
요약하자면, 털릴 일도 없고 만약 털리더라도 피해가 없다는 것이다. 물론 만약의 경우가 발생할 일은 0%라고 보면 된다.

▲ 이선무씨의 비트코인 지갑

Q. 비트코인 직거래를 하겠다고 했을 때, 가족들의 반응은 어땠는가?

A. 처음에는 반대했지만, 지금은 모두 비트코인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적극 찬성해 주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생인 첫째는 3비트코인, 초등학교 6학년생인 막내는 1비트코인을 가지고 있다.

Q. 비트코인을 통해 거래하면서 불편한 점은 있는가?
A. 없다. 가지고 있어도 보고, 사용도 하면서 느낀 것은 불편한 점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Q. 국내 비트코인 사용처가 얼마 없는 것으로 아는데.
A. 늘어날 것으로 본다. 비트코인을 통해서 거래가 일어나는 물품에 대해서 세금을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환전 수수료가 5%다. 가맹점 카드 수수료가 3%가량인 것으로 미루어 보면 2%가량 비싸지만 중요한 것은 부가가치세 10%를 내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비트코인은 5%. 안 쓰면 13%. 단순 수치로만 비교해 보아도 8%를 줄일 수 있다. 때문에 사용처는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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