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도부의 내심과 맞물려 있어

북한 후계구도에 ‘제 3의 인물’도 부상하고 있다. 김정철의 고모부인 장성택. 어떻게 보면 실질적이 라이벌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김정철이 주도권을 잡았지만 장성택이 복귀할 가능성도 아직 남아 있다. 사실 이러한 세 다툼은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에게도 무척 민감한 반응을 불러일으키게 한다. 중국은 현재 북한의 후계 판도가 김정철에게 유리한 쪽으로 진행되고는 있지만, 앞으로 얼마든지 유동적인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보는 것 같다. 따라서 어느 쪽 편을 든다는 인상을 주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북한의 후계 문제는 최근 몇 년간 북·중 양국 간에도 미묘한 현안이었다. 중국 지도부는 그동안 김정일 위원장 이후의 대안으로 내심 장성택을 꼽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장의 몰락에 직·간접 원인을 제공한 것 역시 중국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의 아이러니가 느껴진다. 신의주특구 문제가 바로 그 예이다. 신의주특구는 바로 장성택이 역점을 두어온 사업이었는데, 중국이 양빈을 잡아넣음으로써 중단되었다. 이와 함께 장성택의 몰락도 시작된 것이다. 두 번째 결정타 역시 중국발이었다. 지난해 8월 후진타오 계열로 분류된 중국의 톈진사회과학연구소가 북한 체제를 비판한 논문을 발표한 것이 계기였다. 중국 지도부의 의도에 의문을 가진 김정일 위원장이 내부의 부담으로 작용하기 시작한 장성택 계열을 손보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김위원장은 장성택을 치기 전 북한 권력기관 요소요소에 들어와 있던 중국의 정보 네트워크를 일망타진하는 주도면밀함을 보였다. 이에 놀란 후진타오 주석이 북·중 관계 개선에 나서게 되었고, 그 연장선에서 지난번 방북이 이루어진 것이다. 그리고 후진타오는 ‘장성택’이 아닌 ‘김정철’을 만나게 된 것이다. 그의 머리 속에 만감이 교차했으리라는 점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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