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물리력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 야,"몸과 마음으로 막겠다"

정기국회 마지막 날인 9일, 여야가 사립학교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싸고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각 당 의원들이 본회의장 앞에서 격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김원기 국회의장은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어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직권 상정해 처리할 예정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어서 오후 2시로 예정된 본회의가 제 시간에 열릴지, 사학법 개정안이 통과될지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본회의장 앞에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소속 의원과 당직자, 보좌진 등 200여명이 대치하고 있다.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던 한나라당 의원들과 이를 저지하려는 열린우리당 의원들간에 충돌이 발생해 본회의장 옆 출입문 유리창이 깨지기도 하는 등 분위기가 점차 험악해 지고 있다. ◆한나라,"몸과 마음으로 막겠다" 한나라당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열린 국회상황대책회의에서 "비리 사학이 아닌 멀쩡한 사립학교까지 모두 DNA 조작해서 청와대 코드로 바꾸려는 무모한 작태에 대해선 몸과 마음으로 막겠다"며 "오늘 결사항전 하겠다"고 선언했다. 강 대표는 "여권이 뿜어내는 시커먼 매연이 국민을 호도하지 않도록 국가의 큰 흐름과 싸우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춥고 배고픈 국민들이 이 겨울을 어떻게 나겠나. 국민들이 먹고사는 문제와 전혀 상관없는 사학법을 직권상정해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한심스럽다"고 김원기 국회의장의 사학법 직권상정 방침도 비판했다. 서병수 정책위의장도 기자회견을 갖고 "열린우리당의 안은 전교조가 학교를 점령하도록 한 안"이라며 "이를 강행처리하면 한나라당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강력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나경원 공보부대표는 "한나라당 참으로 참담한 심정으로 어제를 봤고 비장한 각오로 오늘을 맞이했다"며 "결사항전의 각오로 오늘을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당,"물리력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한나라당이 사립학교법 본회의 처리 저지 방침을 밝힌데 대해 "어리적은 짓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 의장은 이날 비상집행위원회에서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는 민의를 대변하지 못하는 거대여당의 횡포에 대응하기 위해 몸으로 막은 적은 있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 우리당은 횡포를 부릴 생각도 없고 힘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특히 "오늘 다루게 될 사학법은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내고 한나라당을 제외한 다른 정당들이 동조를 하는 상황"이어서 "한나라당이 물리력을 행사할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기홍 의원은 "한나라당이 물리력으로 막겠다고 하는데 박근혜 대표의 특보였던 황인태 서울디지털대학 부총장과 경인학원 홍문종 이사장이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며 "사립학교법 반대는 이들을 위한 것이냐"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악순환의 고리를 반드시 끊어야 한다"며 "오늘이 바로 그 날"이라고 강행 처리를 종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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