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미술의 정수, 아트필름이 한자리에

미술과 영화 그 다양한 합주와 변주 동시대 미술의 실험성을 보여주는 현대미술의 메카 아트선재미술관과, 아트필름 상영의 요람인 아트시네마가 함께 자리한 아트선재센터는 우리 문화예술계의 소중한 재산이다. 운치 넘치는 소격동 거리 서울의 역사적, 문화적 명소인 인사동의 경복궁, 국립중앙박물관과 바로 근접한 전통과 현대가 살아 숨쉬는 소격동은 화랑거리로 더 잘 알려진 운치 넘치는 지역이다. 오래된 지붕낮은 주택들과 좁은 골목길들과 함께 이 곳에는 아트선재센터, 현대갤러리, 국제, 금호갤러리 등 대형전시관부터 대아, 돌 등 소규모 갤러리까지 가지각색 수십 개의 갤러리들이 모여있다. 이 중에서 정독도서관 맞은편에 자리한 <아트선재센터>는 동시대 컨탬퍼러리 미술의 대표공간으로 통하는, 미술전시 뿐만 아니라 영화·퍼포먼스·무용·음악 등 각종 문화예술행사가 펼쳐지는 복합문화공간이다. 현대미술의 정수 아트선재센터 미술관 1998년 개관 이후 국내외 미래미술계를 가늠케 하는 파격적인 미술실험을 소개해 온 아트선재센터(관장 김선정)는 1층 로비의 카페와 아트샵, 레스토랑 및 휴게실과 자료실과 지하의 영화관까지 갤러리로서는 보기 드물게 복합문화공간을 갖추고 있다. 경주에 자리한 아트선재미술관 분관은 곽훈의〈주피터의 날개〉등 유화 52점, 베르나르 베네의〈Two Aros〉등 조각작품 8점, 황규백의〈커튼〉등 판화 51점 등 총 113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아트선재센터 홍보과의 김숙경씨의 설명에 따르면 서울의 선재미술관이 주로 현대미술을 다루는 반면, 경주 분관미술관은 박물관과 미술관의 경계를 허물고 다양한 미술장르를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고 한다. 무엇보다 아트선재는 그동안 세계적으로 명망있는 작가들의 전시들을 기획, 개최해옴으로써 5년이라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명실공히 현대미술의 메카로 자리매김 되었다. 국내외 '현대미술의 선도'를 모토로 기성작가보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잠재한 신예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함과 동시에 국내 작가들의 국제미술계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다하여 국제 미술계에서도 중요 문화기관으로 신뢰를 얻고 있다.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서울 아트선재센터와 경주 선재미술관의 부관장인 김선정 씨는 프랑스 정부로부터 양국의 문화교류에 기여한 공로로 2003년 4월, 佛프랑스 정부가 주는 문예공로훈장, 슈발리에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아트선재센터의 미덕 사실 아트선재센터의 영향력은 미술계에만 미친 것은 아니다. 1998년, 아트선재센터가 문을 열 때까지만 해도 이 곳 소격동 정독도서관 주변은 국군기무사령부와 목욕탕, 분식집이 전부인 초라한 모습이었다. 큰길로 나가면 현대화랑·금호미술관·학고재·국제화랑 등 쟁쟁한 미술동네가 펼쳐지지만, 본 아트선재센터 주변은 낡은 한옥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조용한 동네였던 것이다. 그런데 아트선재센터의 나이와도 같은 5년 뒤인 현재, 이곳은 예쁜 카페들과 공방, 아트숍, 골동품 매장, PKM갤러리, 티베트박물관 등이 들어서 전시거리로 탈바꿈되었는데, 이는 아트선재센터의 공이 크다. 경복궁 맞은편 사간동·소격동 쪽에 몰려 있는 개인화랑들이 전시장 일부를 허물고 고급레스토랑으로 개조해 수익성을 높이는 동안 아트선재센터는 이불, 정서영, 서도호, 야요이 쿠사마 등 역량 있는 국내외 작가들의 전시를 기획해 전시수준을 향상시키는 작업으로 명성을 얻어 아트선재센터 주변을 문화거리로 인식시켜온 것이다. 이러한 아트전재의 일관된 실험성과 전문성 있는 기획들은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생명력을 얻으며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한국 미술계를 양 적ㆍ질적으로 지탱해온 것은 대기업의 미술사업의 후원이었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들이 이익을 최우선하는 기업 분위기로 미술관 운영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기 시작하면서 미술관마다 존폐위기의 기로에 서있는 것이다. 올해부터 대관 미술관으로 전락해버린 금호미술관 등 많은 미술관들이 어려움에 처해진 가운데 아트선재센터 또한 친정격인 대우그룹 (김선정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은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장녀로 아트선재는 원래 사회복지법인 대우재단에 속했다.)이 해체되어 대우의 우산이 완전히 걷혀버린 상황에서 스탭들이 일일이 발로 뛰어 모집한 기업 협찬금과 스폰서제도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아트선재는 타 미술관들의 몰락과 달리 참신한 전시를 하는 미술전문공간으로 좋은 평판을 얻어 선망의 공간으로 자리잡으며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순전히 아트선재센터가 자신만의 색을 확고히 정착하여 훌륭한 기획력으로 전문성을 살렸기 때문이다. 발랄하고 획기적인 공간활용 현대적 구조와 전통적 요소가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트선재 (총 6층-지상 3층, 지하 3층)는 건축가 김종성의 작품으로, 전시공간으로 들어오는 빛을 막기 위한 부채꼴호 부분은 화강암외벽으로 처리, 옆면의 계단실은 전면 유리로 꾸며진 기하학적인 4분원 형태의 건물이다. 현재 예술영화전용관 '아트 시네마'가 들어선 아트선재센터 지하 1층의 극장에는 각종 영상 및 음악 기자재 설비가 완비되어있어 <서울아트시네마> 영화관이 들어서기 이전엔 <바스키아>, <잭슨 폴록> 등의 예술가의 드라마틱한 삶을 담은 영화의 시사회가 상영되거나 빌비올라의 작품 등 미술가의 비디오 아트, '보자르 트리오' 같은 세계적인 연주의 리사이틀이 공연되는 등 공연, 소규모 음악회, 국제 학술 세미나 및 심포지엄 개회 등의 다목적 공간으로 활용된 바 있다. 또 주위 갤러리들이 문턱을 높이며‘품위’지키기에 골몰하는 사이 이 곳 아트선재센터는 지정된 공간의 역할과 성격을 한계로 삼지않고 공간을 새롭게 활용하는 전시기획을 시도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만화로 뒤덮인 주차장에서 밤늦게까지 테크노리듬에 맞춰 춤을 춘 레이브 파티(주차장 프로젝트), 1층 카페 벽면을 드로잉으로 채운(성낙희 카페 프로젝트), 아트선재 본관 옆에 위치한 삼청동 한옥을 아트선재센터 관람객들의 휴식처로 또는 전시공간으로 활용한 사례들이 그것이다.(우순옥 한옥 프로젝트). 또한 아트선재는 동시대 현대미술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도모, 미술인구와 저변확대를 위해중·고등학생과 함께 하는 '꿈꾸는 미술관’및 작가와 함께 하는 '미술관은 놀이터' 프로그램 및 도슨트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교육사업도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다. 미술계 센세이션 몰고 오는 화제의 전시 매년 4 ~ 5개의 참신한 전시로 평단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아트선재는 올해 첫 전시로 정신분석학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는 초현실세계를 표현한 세계적인 현대미술가 <야요이 쿠사마의 '물방울로 빚은 팬터지'> 작품들을 국내 최초로 선보인 것을 비롯해, 작년 세계적인 설치작가 <다치오미야지아의 개인전>과 서정미의 극치를 탐구하는 사진작가 <배병우 전>을 개최해 높은 호응을 얻은 바 있다. 현재는 군인들의 인식표로 만든 갑옷 상 및 바닥을 받쳐들고 있는 군상을 표현한 설치미술이 선보이는, 개인과 집단 간의 관계 및 현대인의 정체성을 살피는 한국의 대표 현대미술가 <서도호의 개인전>이 개최되고 있다. 9월부터는 에르메스 모리아수상후보 작가 3인방의 프로젝트가 소개된다. 전시일정: △28일~8월31일 서도호전 △9월20일~11월2일 에르메스전 △11월15일~2004년 1월11일 구정아전. 아트필름의 요람 시네마테크 전용관 서울아트시네마 최근 몇 년 사이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들이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우후죽순으로 들어서고 있는 시대의 대세를 무시하고 아트필름의 아지트격인 예술영화극장 극장들도 하나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종로의 코아아트홀, 대학로의 하이퍼텍 나다, 광화문의 씨네·아트큐브, 홍대의 떼아뜨르 추, 인사동의 미로스페이스, 소격동의 아트선재센터 지하의 이곳 서울아트시네마(www.cinematheque.seoul.kr)가 그것이다. 이 중 할리우드 영화의 간판을 함께 내걸며 이중성을 취하거나 변질된 노선으로 우회하는 타 예술영화 전용(?)관들과 달리 한국영상 자료원과 영화진흥위원회의 후원 아래 순수한 시네마테크 '전용'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서울아트시네마'는 아트필름을 사랑하는 일반인과 김지운, 박찬욱 등 유명 감독 및 영화평론가, 감독 지망생들에게 예술영화의 메카, 아지트로 인식되며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이들 고정 관객들은 최근 '아트시네마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결성을 추진 중이다. 서울 아트시네마는 2002년 1월, 전국 15개 시네마테크 단체들의 연합으로 출범한 한국 시네마테크 협의회가 같은 해 5월 10일 개관한 시네마테크 전용관. 시네마테크란 1950년대 프랑스 극장들에서 시작된 '고전, 걸작 영화보기 운동'으로 이 시기 시네키드들인 장뤽 고다르와 튀리포 감독 등등은 현대 영화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바 있다. 이전에는 서울 아트선재센터의 부대공간이었던 아트서재 지하 1층의 250석 규모의 씨네마텍을 한국영상자료원과 시네마테크 협의회가 매입하게 됨으로써 현재 미술관과는 별도의, 독립적인 시네마테크 전용관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 다양한 영화보기의 실현 시네마테크 전용관은 지난 6월부로 서울아트시네마의 개관 1돌을 맞은 바 있다. 지난 1년 동안 아트선재센터의 지하극장 '서울아트시네마'는 피에르 파졸리니 특별전, 오시마 나기사 회고전, 멕시코, 스페인영화제 등 제 3 세계영화 페스티벌, 대륙별 국가별 영화제, 일본영화 회고전, 히치콕 특별전, 허우샤오시엔 특별전, 미쟝센 단편 영화제, 쿼어영화제 등 영화사에 한 획을 그었던 거장 감독들의 명작 회고전과 국내 접하기 힘든 회귀필름 상영 및 영화제를 개최해옴으로써 예술영화의 요람으로 자리잡았다. 국내 필름이 들어오지 않아 거의 대부분 국내 최초로 상영되고 있는 이들 영화들은 각국 대사관에 협조를 요청하거나 각종 영화제와의 합동기획, 한국영상자료원과 국제 필름아카이드 연맹과 협력하여 소스를 제공받는 등의 루트를 통하여 소개된다. 서울에서 35m 필름 외 16m 영사기를 보유하고 있는 영화관은 <시네큐브>, <하이퍼텍 나다>와 이 곳 <서울 아트시네마> 뿐이기 때문에 각종 인디포럼과 인디다큐페스티발, 서울 독립영화제, 인권영화제 등의 독립영화제 유치와 영화상영은 이곳에서 단골로 진행된다. 이로써 독립영화와 관객의 만남을 주선하는 소통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있다. 김은정 한국시네마테크 협의회사무차장은 “올해는 지난 해보다 관객이 20~30% 불어나 3·4월 두 달 동안 전체 관람객이 1만 명을 넘기는 등 고정 회원들의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한다. 김 씨는 또 "영화상영만으로는 100% 적자를 면치 못해 각종 대관사업을 통해 운영비를 충족하고는 있지만 시네마떼크영화관은 영화문화의 수준향상과 영화인력 양산을 위한 교육공간이지 수익사업의 공간이 아니며 한국시네마테크 협의회의 목표는 서울 아트시네마를 시작으로 앞으로 전국 각지에 시네마테크전용관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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