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버스 수십대 동원 세종로 차단 물대포 쏘며 농민들의 청와대 진출 막아

농민대회가 대학로에서 광화문으로 이동하는 순간, 여의도에서는 민주노총 주도하에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화와 관련 총파업투쟁이 동시에 전개됐다. 민주노총은 여의도 대회에서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화와 관련, 국회를 향해 사용자의 유혹과 로비에 넘어갈 것인지 노동자의 정당한 요구에 응할 것인지를 선택하라고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은 1일 오후 3시 30분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조합원 5000여 명이 모여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쟁취 총파업투쟁 승리 결의대회'를 갖고 855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인권과 기본권,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국회와 정부에 요구했다. 노동자와 농민 죽음으로 정권과 자본의 교묘한 세계화 신자유주의 정책 투쟁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 저지, 특수고용직 노동3권 쟁취, 농민시위 진압에 대한 정부의 사과 등도 아울러 촉구했다. 민주노총 비상대책위원회 전재환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서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 요구는 국민 누구라도 상식적으로 이해하는 기준"이라며, "노무현 정권은 더 이상 노동자의 고혈을 쥐어 짜내어 사용자의 배만 불려주는 정책을 고집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민주노동당 비상대책위원회 권영길 대표도 연대사에서 "민주노동당 의원은 9명뿐이지만 국회 내에서 그 어떤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물리력을 동원해 비정규직 법안을 철저히 막을 것을 밝혀둔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은 결의문을 통해 “비정규직 권리보장 입법은 타협할 수 없는 요구며 투쟁목표”라며 “노동자와 농민을 죽음으로 정권과 자본의 교묘한 세계화 신자유주의 정책을 투쟁으로 분쇄하겠다”고 선언했다. 결의대회를 마치고 전재환 비대위원장 등 대표자 7명은 '비정규직 철폐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민주노총 요구를 담은 의견서를 전달하기 위해 국회진출을 시도했으나 경찰은 버스 10여대를 이용해 물대포를 쏘았다. 이날 경찰은 지난 15일 농민대회 때 경찰에게 맞아서 뇌출혈로 숨진 고 전용철 씨의 영향으로 조여 오는 여론 때문인지 병력을 이용한 진압보다 버스를 이용한 물대포로 대회 참가자들의 국회진입을 막았으나 버스 앞으로 진압 병력을 투입하며 대회 참가자와 격렬한 충돌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10여 명의 부상자가 생겨 병원으로 후송됐다.. 1시간 30분 동안 대회참가자와 경찰사이의 공방은 계속되었지만 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광화문으로 이동, 농민촛불집회와 합류 민주노총은 국회진입 시도가 불가능해 지자 대회를 마무리하면서 광화문에서 열리는 농민촛불집회에 합류한다고 밝히며 조합원 이동을 시켰다. 지난 30일 '비정규직 법안'으로 정부와의 마지막 협상 결렬 뒤 양대 노총이 비정규직법안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지켜왔으나, 한국노총이 태도를 바꾸면서 사실상 결별되면서 민주노총은 국회의사당 앞에서 국회 회기가 끝난 9일까지 비정규직 법안처리 저지를 위해 매일 게릴라 집회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가 열린 같은 시간에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소속 비정규직노조 간부 17명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의 비정규직법 심사가 이루어 질 때 국회 본청 앞을 기습 점거했다. 이들은 "노동법 개악안을 철회하라"고 외치며 시위를 했지만, 기습시위 10여분 만에 모두 경찰에 연행됐다. 이에 앞서 농민들은 대학로에서 농민대회를 마치고 종로를 거쳐 광화문까지 행진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지난 11월 15일 농민대회 강경 진압한 경찰 책임자를 처벌할 것과 노무현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며 청와대로 행진을 강행하자 경찰은 버스 수십대로 세종로를 차단하고 물대포를 쏘며 농민들의 청와대 진출을 막았다. 농민들은 "노무현을 심판하자", "전용철을 살려내라"고 구호를 외치며 경찰들과 몸싸움이 벌였으나 여론을 의식한 듯 경찰은 과잉진압은 자제하고 물대포로만 농민들을 제지했다. 그러나 일부 경찰중대는 농민들을 진압에 나서 농민 10여명이 다쳤다. 특히 날이 저물면서 기온이 떨어지자 물대포에 젖어 심한 추위에 떨어야 했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 6시 30분 국회 앞에서 결의대회를 마치고 온 노동자들과 합류한 농민 2000여 명이 고 전용철씨 추모촛불집회를 광화문 4거리 도로 위에서 열었다. 촛불집회에서 전농 문경식 의장은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고 했던 이순신 장군의 말이 있다. 이제 우리는 어떠한 사정도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힘으로 우리 농업을 지킬 것이다. 우리가 이순신 장군의 말씀처럼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게 된다면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라고 대정부 투쟁을 다짐했다. 촛불집회에서도 농민들은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했고, 사과가 없을 시 광화문 사거리에서 밤을 새겠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촛불집회 참가자 인원이 줄어들자 경찰은 병력을 동원해 촛불집회 참가자들을 에워 쌓고 집회를 끝내라고 종용했다. 또 물대포 발사 위협과 많은 병력을 농민들에게 가깝게 배치하는 등 살벌한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집회 참가자들은 끝까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나 11시쯤 경찰병력이 갑자기 집회참가자 주변에서 철수를 하자 집회 집행위원 측에서도 긴급회의를 갖고 자진 해산을 했다. 이날 여의도와 광화문 앞에서 경찰과 충돌은 예상을 한 것이었지만, 농민이나 노동자들은 4일 민중대회에서의 대정부 투쟁에 대한 실천을 다짐한 터라 경찰과의 공방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