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대결 하자는데 왜 피하는 거야”

승리자의 여유인 것인지, 어렵게 승리한 영광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서인지. 이런저런 이유로 본야스키와 최홍만의 재대결을 보는 것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본야스키도 어렵사리 판정승으로 최홍만에 승리하기는 했지만, 힘겨운 상대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눈치다. 그렇지 않고서야 최홍만과의 재대결을 피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최홍만은 적극적이다. 한번 붙어봤기에 두려움도 사라지게 된 것은 물론, 도전자의 입장이기 때문에 지더라도 손해 볼 것은 없는 게임이라는 입장이다. 최홍만이 무섭긴 무서운가보다. 이종격투기 K-1에는 ‘최홍만 경계령’이 떨어졌다. 지난 달 19일 2005 K-1 월드그랑프리 8강에서 본야스키에 판정패를 당했던 최홍만. 당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은 최홍만은 본야스키와 재대결을 하고 싶다고 요청을 했다. K-1측은 다시 한번 빅 이벤트가 될 경기를 추진하는 입장이기에 OK를 했지만, 본야스키는 최홍만의 요청을 전달한 K-1에 요청 거부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야스키가 최홍만을 피하는 이유는 실익이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기면 승자로서 본전이지만, 지게 된다면 망신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지난 경기에서 본야스키도 쉽지 않은 경기를 치르며 승리를 얻어냈기 때문에, 재대결을 한다고 해서 반드시 승리하리라는 보증이 없다는 계산이다. 본야스키 뿐 아니라 피터 아츠가 최홍만을 피하는 이유도 다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어진다. 결국 입장이 난처해진 쪽은 K-1이다. 이미 홈페이지에 최홍만의 출전을 공시했지만, 정작 최홍만의 상대로 링에 오를 선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궁여지책으로 밥 샙이나 카라예프를 검토하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또 최홍만이 거부를 한다. “밥 샙과의 재대결은 기량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 해온 최홍만. 그도 혹시 본야스키나 피터 아츠와 같은 입장으로 재대결을 거부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K-1은 너무 커버린 최홍만의 위상 때문에 대결 상대를 구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이처럼 격투기 시장에 거물급이 되어버린 이유에서인지 얼마 전에는 최홍만과 관계된 웃지 못 할 순위 발표가 있기도 했다. 세계복싱평의회(WBC)가 발표한 무에타이 부문 수퍼헤비급 15걸에 아츠와 제롬 르 밴너 등과 함께 최홍만의 이름이 올랐던 것. 일순간 무에타이 선수가 되어버렸던 최홍만은 이에 대해 “내가 왜 WBC가 발표한 순위에 오르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최홍만은 자랑스러운 한국의 이종격투기 선수임이 분명한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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