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뉴스에서 동일한 차종의 열쇠가 같아서 주인이 뒤바뀐 사례를 들어봤을 것이다. 자동차 열쇠를 보면 다른 것 같지만 같게 만들어질 수도 있는데, 1,000대 중에 한 대는 자신의 열쇠와 같다고 한다.

사실 자동차 열쇠의 가지 수는 1,000가지 이상이 되도록 법으로 정해져 있다. 일반적으로 자동차에서 많이 사용되는 키는 통상 4단 8열로 이루어진다. 여기서 4단이란 열쇠의 높이고 8열은 가로무늬로 보면 된다. 따라서 이론상으로는 4의 8제곱이 돼서 6만 5,000여 가지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제로 6만여 이상의 종류를 사용하지는 않고 있다. 사용할 수 없는 것들, 예를 들어 높이가 연속적으로 같다던가, 또는 세로형 폭이 일정하든가 할 때는 제외된다. 이렇게 해서 1,000여 가지 이상이 남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약 1,500개 중 한 개는 같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길이나 폭을 늘려서 가지 수를 몇 배 더 올릴 수도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되면 열쇠의 크기가 커지고, 가격이 올라 간다. 열쇠가 커지면 주머니에 넣고 다니기도 불편하다. 중요한 것은 열쇠의 크기는 작을수록 제조사 입장에선 비용 면에서 유리하게 된다.

또한 요즘은 전자식 열쇠를 많이 사용한다. 소위 스마트 키라고 해서 문을 열 때나 시동을 걸 때 굳이 꽂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이다. 몸에 키를 지니고 있기만 하면 된다. 또한 시스템이 고장 나면 문제가 되기 때문에 스마트 키에서 열쇠가 분리되도록 내장돼 있다. 이 역시 열쇠를 사용하기는 한다.

그리고 열쇠 대신에 암호를 누르면 되는 시스템도 있다. 자동차 키를 아예 없앤 것인데, 숫자를 눌러 암호를 입력하면 문이 열리고, 시동은 버튼을 누르면 되는 자동차가 있다. 통상 아파트에서 요즘 많이 사용하는 디지털 잠금 장치로 이해 하면 된다. 그러나 매번 사용하다 보면 누른 자국이 남게 된다. 따라서 비밀번호를 자주 바꿔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최근에는 자동차 열쇠가 상당히 첨단화 된 기능도 있다. 전자식 자금 해제 및 인증시스템을 갖춰서 운전자가 문을 잠그지 않은 채 키를 가지고 자동차에서 떠나면 자동으로 잠금장치가 작동되는 것도 있고, 키 내부에 마이크로 칩이 내장돼 자동차 상태를 데이터로 저장해 두는 기능도 있다.

서비스센터에서 열쇠만 확인하면 엔진오일 교환시기, 마이크로 필터, 스파크 플러그, 냉각수 등 소모품 교환 시기 등을 확인 할 수 있다. 심지어 사람의 심장박동센서와 연결된 첨단키도 있다.

그런데 영화에서 보면 아무리 잠금장치가 잘 돼 있어도 쉽게 자동차 문을 따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이는 어떤 시스템이라도 허점이 있기 마련이다. 실제 명차를 60초 안에 훔치는 도둑을 주제로 한 영화도 있었다. 실제 자동차 열쇠 전문가가 자동차 문을 여는데 걸리는 시간을 전제로 만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자동차 안에 귀중품을 두고 내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 견물생심이라고 만약 귀중품이 보인다면 없던 마음도 생기기 마련이다. 키를 만들어 내는 사람은 어떻게든 도난 방지와 편의기능을 넣지만 자동차 도둑 또한 이런 첨단기능을 쉽게 익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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