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 라는 책이 출간됐다. ‘서울대 송호근 교수가 그린 이 시대의 50대 인생 보고서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베이비부머들의 애환이 묻어나 있다.

자신도 베이비부머 세대인 저자는 고도성장에 청춘을 바치고 한국 사회의 현대화에 중년의 시간을 쏟아 부은 이들이 아무 대책없이 노후를 맞아야 한다는 현실을 전혀 예상하지도, 준비하지도 못했다고 고백한다.

베이비부머는 1인당 국민소득 50달러 시대를 산 부모와 5000~1만 달러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자식 세대의 의식과 취향 사이에 끼어 있다제삿날을 국경일보다 중요시 여기던 부모를 둔 마지막 유교 세대가 각종 스펙으로 무장한 자식 세대에게 떠밀려 현장을 떠나기 시작했다고 송 교수는 적었다.

실패에 고무줄을 감아 만든 장난감 차로 유년을 보낸 소년이 자동차산업을 일구고 냇물에 고무신 띄우면서 놀던 소년이 조선산업을 창출했지만 베이비부머 세대에게 남은 것은 불안한 노후뿐이다.

불안한 노후는 통계로 나타났다. 지난해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국가 중에서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OECD 평균인 12.4%보다 4배 가량 높은 50%에 육박했다. 문제는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이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노인 빈곤율이 올라간 나라는 한국과 폴란드, 오스트리아와 그리스, 체코 등 5개 나라였다. 우리나라는 이 기간에 2.6%포인트가 올라, 최고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사실은 우리나라 고령화 속도가 세계 최고수준이라는 것이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7%에서 14%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프랑스는 115, 미국 71, 일본 24년이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불과 18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정책이 절실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 노인 연령대의 국민연금 수급률은 31.2% 수준이다. 수령액도 평균 23만원에 그친다. 기초노령연금을 비롯한 공적 부조의 내실화가 절실하다.

정치권도 노인복지의 심각성을 인지했던지 지난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모든 65세 노인들에게 월 20만원씩 지급한다는 공약(公約)을 내걸었지만, 공약(空約)에 그쳐 버렸다.

노인들을 비롯한 장년층은 실망했다. 노인도 은퇴한 베이비부머 세대도 준비없이 노후를 맞이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의 고통은 더욱 컸다. 그들은 위로는 부모를 공양하고 아래로는 자식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살아온 마지막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에게는 앞만 보고 달리다 준비없이 맞은 노후가 기다리고 있다.

이제 정부가 적극 개입해서 노인 일자리 창출 등 노인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 더불어 사회 복지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 노인 빈곤율 1위의 오명에 답할 책임이 이 사회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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