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뒤에서 빨리 가지 않는다고 경음기나 누르는 운전자 보면 ‘뭐 그렇게 급하나’라는 생각이 들것이다. 그런데 옛날에는 자동차에 경음기가 없었다고 한다. 세계 최초의 증기자동차가 1770년 파리에 나타났을 때는 경음기가 없었다. 그 후 100년 동안 증기자동차 시대가 이어졌지만 자동차가 많지 않아 달려가다가 사람이 가로막으면 그냥 비켜달라고 소리를 치거나 운전자가 나팔을 길게 불어 경음기 역할을 했다.

그러다 1865년 서계 최초의 자동차 교통법이 영국에서 만들어졌는데, 이때 영국 내에 다니는 증기자동차들은 자동차 앞 50m에서 붉은 깃발을 든 신호수가 달려가면서 행인들에게 뒤에서 차가 굴러움을 반드시 알리도록 법으로 정해 붉은 깃발이 경음기 역할을 했다. 그러다 증기자동차시대가 막을 내리고 1886년 휘발유자동차 시대가 되었던 초기에는 고무공을 눌러 바람의 힘으로 나팔을 울리는 경음기가 프랑스에서 발명됐다.

현재 사용하는 경음기, 이른바 전기식 경음기는 자동차에 배터리가 부착되면서 생겨났다. 전기자동차가 미국 뉴욕에 나타나 인기를 끌 무렵인 1908년이다. 전기 파장을 이용해 엷은 막을 진동시켜 소리를 내는 전기혼을 로웰맥커널회사가 발명했다. 이것을 처음에는 일트로닉 혼, 이른바 전기나팔로 불렸다.

또한, 경음기를 많은 사람들이 클랙슨이라고 하는데, 이 또한 이름의 유래가 있다. 당시 로웰맥커넬 회사 사장이 이상적인 이름을 찾다가 그리스어에서 ‘비명’이라는 뜻의 ‘클랙소’라는 단어를 발견해 영어 식으로 바꾸어 클랙슨이라 불렀다. 클랙슨은 진동막이 쉽게 찢어져 크게 사용하지 않다가 꾸준히 연구한 끝에 상당히 발달되어 1912년부터 자동차에 달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경음기를 제조한 회사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다.

그런데 요즘 보면 경음기도 마음대로 바꾸는 사람이 많다. 소리에도 개성을 담아내는 셈이다. 하지만 자동차안전기준규칙에 보면 자동차 경적 소리는 90dB 이상 110dB이하로 규정한다. 대형버스나 트럭 등은 112dB 이하다.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소음 정도와 비교하면 지하철역에서 전동차가 진입할 때가 약 104dB수준이며, 일반적인 대화는 60dB다. 사람의 귀에 장애를 주기 시작하는 소리의 크기는 85dB부터다. 따라서 자동차 경적 소리는 ‘클랙소’라는 말처럼 ‘비명’의 소음을 내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진동 및 소음방지법에는 자동차 경음기 소리를 ‘동일한 음색의 연속음’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경적음 자체를 소음으로 보기에 ‘빠라바라바라방’과 같은 멜로디를 사용하거나 ‘비켜주세요’ 등의 말소리를 금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서 경음기 소리를 좀 낮춰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동차가 많아져 시내에서의 경적음은 그야말로 소음공해다. 하지만 경음기 소리는 다른 운전자가 창문을 모두 닫은 상태에서도 쉽게 들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바뀔 가능성은 별로 없다. 경적소음을 피하려면 모두 교통법규를 잘 지켜는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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