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탈당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요?"... "예, 그렇습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이 무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게 더 효율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을 주장하고 있는 열린우리당 안영근 의원은 17일 대통령이 탈당하든 안하든 열린우리당이 분당될 가능성은 높다고 노 대통령의 탈당을 거듭 주장했다. 안 의원은 지난 10·26 재선거 참패 이후 노 대통령의 탈당을 주장해 친노 진영을 자극, 당 윤리위 제소 논란을 일으켰고 "개혁당파와는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말해 개혁당 출신 인사들과도 등을 진 인물. 안 의원은 이날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장성민입니다'에 출연, "지금이라도 대통령께서 무당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는게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노 대통령의 탈당을 주장하고 탈당시기에 대해선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 대통령의 탈당에 동조하는 의원들이 우리당 내에 많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겉으로 표현은 못해도 그런 분들이 종종 있다"고 말해 자신의 의견을 같이하는 의원들이 있음을 시사했다. 안 의원은 노 대통령이 탈당할 경우 열린우리당의 분당 및 해체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이 (당에) 있다고 해서 다음 대선 때까지, 총선 때까지 열린우리당이 그대로 있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정서나 당원들의 정서나 거의 대부분이 뭔가 중요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여당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다"고 덧붙였다. ◆ "대통령 무당적 국정운영이 더 효율적" 안 의원은 "대통령이 한나라당과의 대연정을 주장하고 국민 통합을 위한 연석기구를 만들자고 했다"며 "현재 구상하고 있는 정책이 한 발이라도 나가고 대연정 구상을 조금이라도 진행하는데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당적을 가지고 있으면 오히려 장애물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이 무당적으로 임해서 진도가 나가는 게 훨씬 효율적이고 당도 독자적으로 나가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그러나 노 대통령이 탈당하나 하지 않더라도 당이 분당되는 것은 대세이자 필연이라고 말했다. 민주당과의 통합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냈지만 그건 '윗분들 견해'라고 일축한 안 의원은 "당내 144명의 국회의원 거의 다 통합이라는 자연스러운 물결에 합류하고 싶어한다"며 "결국 통합을 반대하는 극소수 지도부도 바닥정서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즘 의원들이 사석에서 심정을 토로하는 말을 들어보면 심각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고 여운을 남긴 그는 "뭔가 중요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여당이 존재하기 어렵다는 고민이 있다"고 당 분위기를 전했다. ◆ "강정구 교수 사건때 소 잡는 칼을 닭 잡을 때 써버렸다" 안 의원은 자신의 고건 전총리 영입 주장에 대해선 "현재와 같은 조건에서는 그 분이 우리당에 들어올 리가 없다고 본다"면서 "제가 고 전 총리를 거론한 것은 민주당과의 통합 얘기가 많이 나오니깐… 두 정당을 아우를 수 있는 지도자로서 고 전 총리를 거론한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의 구속과 관련, 그는 "천정배 법무장관이 수사지휘권을 강정구 교수에게 사용할 게 아니고 이번에 사용해 불구속으로 기소했으면 제대로 쓰였을 것"이라며 "강정구 교수 사건때 소잡는 칼을 닭 잡을 때 써버려서 많은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임동원, 신 건 전 국정원장 구속을 두고 참여정부가 'DJ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안 의원은 "범인으로 돌아간 전임 대통령을 정부가 폄하하거나 주변 측근들을 괴롭히기를 의도적으로 한다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 때문에 다음 선거에 피해를 본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우리당은 이번 임동원, 신건 구속사건이 없어도 차기 선거가 현재 어려운 상황으로 돼 있다"며 "선거를 염려하는 것은 '오버센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제는 고건 전 총리와 함께 할 시기가 왔다" 한편 민주당과의 통합론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안 의원이 16일 "이제는 고건 전 총리와 함께 할 시기가 왔다"고 말해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 의원은 "고 전 총리가 우리당과 함께 해준다면 당 쇄신과 변화의 물꼬를 트는 기폭제가 되고, 민주당과의 통합은 노 대통령이 반대를 하든 찬성을 하든 상관없이 자연스러운 대세로 형성됐고, 속도 또한 빠르다"며 "대통령께서 하시는 말씀은 과거보다는 당내의 영향력이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민주당과의 통합 이외에도 중도개혁세력이 주도하는 실용주의 노선에 공감하는 분들의 대통합이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 당내 여러 체제를 정리하고 당 노선도 분명히 해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안 의원은 맥아더 동상 철거 시위나 강정구 교수 파문에 대해 "당의 입장이 너무 미온적이었다"며 "극좌 맹동주의자들에 대해서 단호하게 선을 긋고, 남북관계의 진전과 화해·협력을 싫어하고 남북한의 냉전을 부추기는 극우 세력도 과감하게 배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건 전 총리 영입을 주장했다. 안 의원은 "홀로 계신 고건 전 총리가 열린우리당과 함께 할 필요가 있다"며 "고 전 총리가 우리당과 함께 해준다면 당 쇄신뿐만 아니라 민주당과의 통합을 비롯한 정계개편의 핵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 의원은 민주당 통합을 반대하는 세력을 겨냥 "서로 입장차이가 좁혀질 지는 미지수"라며 "끝까지 민주당 통합에 동참하지 못하는 분들의 경우 그때 가서 다시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안 의원은 "당의 노선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고 전 총리를 영입하려고 해도 들어올지는 미지수"라며 "민주당하고 통합이든 고 전 총리의 영입이든 당 체제를 정리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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