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차이무’ 10살 기념으로 이강백의 코믹물 공연해

이강백. 독특한 위트와 시대에 대한 통찰력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한민국 대표 극작가다. 그는 '파수꾼', '내마', '봄날', '칠산리', '북어대가리', '영월행 일기', '물고기 남자', '느낌, 극락 같은' 등의 주옥같은 작품을 발표, 70~80년대의 암울한 정치상황을 희극으로 녹여낸 실력파. 이강백의 대표작 '마르고 닳도록'이 오는 12월 1일부터 17일까지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은 극단 ‘차이무’의 열 살 기념 공연인 동시에 2005 서울 문화재단 무대 공연작품 제작지원 선정작, 그리고 국립극단 창단 50주년 기념공연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2000년 국립극단 역사상 가장 재미있고 웃기는 작품이라는 평을 들으며 초연되었던 '마르고 닳도록'은 2000년 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베스트3’, 한국연극협회의 올해의 연출상(연출/ 이상우), 제37회 백상예술대상 연극부문 작품상, 희곡상(작가/ 이강백)을 수상한 작품. '마르고 닳도록'은 1965년 안익태 선생이 스페인에서 사망하자 스페인의 마피아들이 한국정부에 ‘애국가’의 저작권료를 받기 위해 온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1965년부터 2001년까지 대한민국 현대사를 유쾌한 웃음과 풍자로 되돌아보게 하는 공연이다. 현재, 애국가 저작료에 대한 여러 논란이 끊이지 않자 안익태 선생 가족이 올해 3월 16일 애국가 저작권을 무상으로 대한민국에 양도한 상태이기에 이미 반환된 애국가를 찾으러 간다는 발상이 낡아보일지 모른다. 허나 작품 특유의 매력과 코미디 명가 극단 ‘차이무’의 결합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이번 공연을 위해 문성근, 최용민, 강신일, 박광정, 김승욱, 민복기, 이성민, 최덕문, 박지아, 전혜진, 오용 등 그동안 극단 ‘차이무’와 함께 작업을 해 온 연극, TV, 영화계 스타들이 총출동한다. 여기에 민성욱, 김지현, 서동갑 등 극단 ‘차이무’의 젊은 세대들이 가세, 선배들의 연륜과 유연함에 힘과 열정이 더해진 공연을 보여줄 예정이다. 특히 이번 공연은 1995년 '플레이랜드' 이후 10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 배우 문성근의 컴백작이라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또 1980년대 소극장 연극붐을 일으켰던 '칠수와 만수' 초연의 연출 이상우와 배우 문성근, 강신일, 김승욱이 만나 20년 만에 한 무대에 오르는 연극이기도 하다. 이번 공연에서 또 하나의 볼거리는 공연장 자체다. 예술의 전당 자유소극장은 국내 최고의 소극장이지만, 그동안 공간 자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건 드물다. 자유소극장은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소규모 공연을 위한 곳으로 300석에서 600석까지 객석이 변환 가능하다. 무대와 객석이 따로 없어 연출자의 의도에 따라 아레나, 프로시니움, 돌출 비정형 무대 등 자유롭게 변환할 수 있는 객석구성이 독특하다. 조명 브릿지, 포인트 호이스트, 조명기 등이 과감히 노출된 신선한 극장이다. 무대와 객석의 벽을 과감히 허물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무대의 높낮이 조정과 같은 시스템 활용을 통해 입체적이고 전위적인 공연을 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을 갖춘 극장으로 조명브리지, 포인트 호이스트, 기타 장비들이 관객에게 과감히 노출된 자유로운 공간이다. 배우 문성근과 연출가 이상우, 이강백의 희곡에 예술의 전당 자유 소극장이라는 최고의 입지조건을 갖춘 연극 '마르고 닳도록'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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