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은 넘쳐나도 임직원들에게 쥐어줄 돈은 샘솟나보다. 대한석탄공사의 방만한 경영행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밖에서는 재무건전성을 우려하는데 정작 안에서는 성대한 돈 잔치를 벌이는 등 이와 무관하다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을 저질러놓은 사람이 뒷수습은 나 몰라라 하는 꼴이다.

3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정수성 의원에 따르면, 석탄공사의 지난해 말 누적부채는 약 1조4700억원이었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7930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그렇다고 벌어들이는 돈이 준수한 수준이었던 것도 아니다. 석탄공사는 지난해 5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인건비조차 충당할 수 없어 매년 돈도 빌렸다고 한다. 지난해 말까지 석탄공사의 은행차입금은 1조3900억원이었다. 이 때문에 석탄공사가 낸 이자는 지난 5년간 연평균 약 546억원. 바꿔 말하면 약 1억5000만원이라는 거액이 매일 이자라는 명목 하에 줄줄 새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민간기업이라면 임금삭감 등 뼈 아픈 자구책을 내놓아야할 상황이다. 그럼에도 석탄공사는 임직원들에 대한 복지혜택을 ‘풍성’하게 유지했다. 재무악화에 대한 석탄공사의 무책임한 태도는 수치가 말해준다. 석탄공사 임직원들의 연평균(최근 3년) 보수는 약 5100만원, 기관장의 연평균(최근 5년) 보수는 약 1억원이었다. 최근 3년간 지급된 성과급도 약 65억원에 달했다.

석탄공사는 최근 3년간 약 9600만원을 들여 업무용 차량 3대를 구입했고, 약 7억원에 상응하는 20구좌의 콘도회원권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이자 실적부진을 겪고 있는 회사라고 보기에는 어려운 씀씀이다. 운영비 절감 등 재무개선을 위한 자구노력은커녕 오히려 재무악화를 키워온 것이다.

국민들이 석탄공사에 바라는 것은 많지 않다. 국가재정에 부담을 주지않을 정도의 경영수지를 유지하면서 ‘공공의 복리를 위한다’는 공기업 설립 목적대로 운영되는 것 그뿐이다. 허나 석탄공사는 이와는 배치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 빚이 산적한 상황에서도 본인들의 배불리기에 급급한 모습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기업들이 방만경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원봉급을 반납하기로 한 가운데, 석탄공사는 국감 등을 이유로 임원봉급 반납에 동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석탄공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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