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깊고 날카로운 문답이 오갔다

▲ AFC 챔피언스 리그/ 사진: 다음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프언스 리그 결승 1차전을 앞두고 양 팀 감독의 신경전은 대단했다.

광저우 마르셀로 리피 감독은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월드컵 우승만큼 중요하다”했고 이에 대해 최용수 감독은 “중국에 공한증을 깊이 각인시켜주겠다”고 받아치는 등 경기장 밖 기 싸움부터가 대단했다.

리피 감독은 먼저 불만으로 시작했다. 그는 “서울은 우리에게 연습할 공간을 주지 않았다. 선수들은 어젯밤(24일) 호텔 로비에서 몸을 풀어야 했다. 내 3년 감독 경력 중 이런 경험은 처음”이라며 “비록 이런 대접을 받았지만 서울이 광저우에 왔을 때 우리는 모든 편의를 제공하겠다. 운동장이든 뭐든 원하는 대로 다 해주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용수 감독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연습구장? 우리는 규정대로 다 했다. 2주 전 광저우에도 준비한 내용을 알려줬다. AFC에 보고서도 제출했다.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이 광저우에 갔을 때도 원칙대로만 해주면 된다. 그 이상 어떤 것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피 감독은 2006년 독일 월드컵 이탈리아 우승을 견인하고 1996년 유럽축구연맹(UEFA)에서 유벤투스를 챔피언스 리그 우승으로 이끌은 바 있다. 그는 “내게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은 월드컵, 유럽 챔피언스 우승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우승을 갈망하고 있었다.

최용수 감독은 “광저우의 물량 공세는 어마어마하다. 프로 스포츠에서 돈의 힘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도 “돈이 전부는 아니다. 홈에서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주게다”고 호언했다. 또 “중국 축구가 강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중국 선수들에게 공한증은 유효하다”며 “공한증은 광저우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에는 최용수 감독에게 공한증에 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현장에 한 중국 기자는 “서울이 자신감을 보이는 건 주요 선수들의 많은 경험인가, 아니면 국제경기에서 중국이 한국을 두려워하기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최용수 감독은 “광저우에도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이 있다. 단, 우리는 이미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경험을 한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실력과 지혜로운 판단을 지닌 선수들이다. 결승전처럼 큰 경기에선 변수가 작용할 수 있는데, 경험이란 요소가 크게 작용할 것 같다. 우리 팀의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1차전은 2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월드컵경기장(KBSN스포츠·MBC스포츠+·SBS-ESPN 중계)에서, 2차전은 다음달 9일 광저우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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