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류문화 중심 고양시, 한류 메카로 자리매김할 것”

민선5기 지방자치단체장 중 가장 괴짜 단체장을 꼽으라 한다면 주저 없이 최성 고양시장을 꼽는 사람들이 많다. 최근 그는 SNS에서 고양이 분장 한 번으로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지방자체단체장이 웬 고양이분장이냐며 인기영합주의라는 비판적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권위주의를 타파하고 시민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려는 노력이 인상적이라는 평가가 압도적이었다. 이후로 고양시의 페이스북 등 SNS는 그야말로 대박을 쳤다.

최성 시장이 이처럼 괴짜 같은 행동들을 하다 보니, 그가 원래 무얼 했던 사람이냐며 관심을 갖기 시작한 사람들이 늘어났다. 그는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17대 국회에서는 여당 국회의원을 역임하며 국정운영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국정운영의 경험을 살려 지금은 고양시 발전에만 매진하고 있는 것이다.

스케일이 달라 조금은 심심할 것도 같지만, 그가 하고 있는 일들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심심할 겨를이 없겠다는 생각도 든다. 365일 매일 얼마나 바쁘게 뛰어다니면, 고양시 공무원들은 그를 힘세고 오래간다 하여 ‘에너자이저’로 부르기도 한다. 시민제일주의, 시민이 부르면 간다는 기본 마인드가 그의 시정운영 철칙이기 때문이다.

최성 시장 취임 이후 고양시가 가장 크게 달라진 것 중 하나는 ‘일산’ 중심의 지역 이미지에서 크게 벗어나게 됐다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은 고양시라는 지역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차라리 ‘일산’이라고 하면 쉽게 알아듣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일산시 고양군’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일산과 고양을 각각 다른 도시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었다. 어쨌든 ‘고양’이라는 지명보다 ‘일산’이라는 지명이 사람들에게 더 익숙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최성 시장의 강력한 의지를 바탕으로 2600여 명의 전 공무원들이 고양시 알리기에 노력한 결과, 지금은 ‘일산’이라는 지명 못지않게 ‘고양’이라는 지명도 사람들에게 익숙해졌다. 신도시인 일산과 구도시인 덕양의 정서적 괴리감과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끈질긴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다. 고양시는 이제 본격적으로 도약할 일만 남겨 놓고 있는 셈이다.

한편, 최성 시장은 바쁜 일정을 쪼개 지난해와 올해 잇따라 책을 출간했다. <대통령은 어떻게 탄생하는가?>와 <울보시장>으로, 두 권 모두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기염을 토해냈다. 꾸며내지 않은 진짜 자신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반성하며 풀어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고양시가 가진 무궁무진한 비전을 최성 시장에게서 들어봤다.

▲ 최성 고양시장은 <시사포커스>와 인터뷰에서 복지 문제와 관련해 중앙정부-지방정부-시민사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복지 대화합과 비전을 만들어 내야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최성 고양시장과 일문일답 전문>

17대 국회의원을 지내고 지금은 기초자치단체장인 독특한 이력이다.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어떤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는가?

- 시장이 되고 나서 가장 많이 들었던 질문 중 하나는 ‘국회의원과 시장 중에서 어느 것이 더 좋은가?’ 하는 것이었다. 그럴 때마다 늘 ‘시장이 10배는 더 바쁘고 힘들지만 보람도 10배 정도 크다’고 대답한다.

물론 17대 국회의원으로 일한 시간은 개인적으로 한 점 후회 없는 시간이었다. 대권 유력 후보들이 속해 있던 통외통위에 초선 의원으로 드물게 4년 연속 속해 있었다. 천정배 전 대표와 공동 발의한 ‘DJ대북특사 파견’, ‘북미 직접대화’, ‘6자회담 조기 개최’ 등 전문가로서의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었던 일들, 여당 의원이지만 정부 관료들에게 따끔한 질책을 아끼지 않았던 것들이 기억난다.

국회의원은 개인적 역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국회의원은 다소 자유스럽게 일정을 조정하고 필요에 따라 만나는 사람을 선별할 수 있는 위치다. 반면, 시장은 자신의 취향과 무관하게 여러 시민을 대하고 때로는 풀기 어려운 난제를 가진 민원인과 숙명적으로 만나야 한다. 그래서 어려운 점이 많지만, 일의 성과에 따라 시민들의 만족도가 그대로 얼굴 표정에 나타나는 철저한 현장성을 갖고 있기도 하다.

제가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할 때 자주 하던 말이 있었다. ‘정치와 행정은 다양한 갈등을 조정하고 실천하는 종합예술’이라는 말이었다. 시장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제가 자주 했던 그 말의 참뜻을 헤아릴 수 있었다.

아울러, 국회의원과 시장을 모두 경험한 저로서는 ‘정치와 행정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국회의원이든, 시장이든 국민들로부터 선택받아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하는 공통점이 크기 때문이다.

고양시가 신한류문화의 중심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나?

- 고양시는 매년 100만 명이 다녀가는 고양국제꽃박람회를 비롯한 문화축제 등의 성공적인 정착, K-POP 공연장의 유치,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인 원마운트 개장, 마이스산업의 중심인 킨텍스 등등 수치와 규모로 보여지는 굵직한 성과들을 이뤄내고 있다.

특히 중앙정부와 민간으로부터 1조원 이상의 재원이 투입될 K-POP공연장 유치는 신한류 문화예술 중심도시로서 고양시의 위상을 대내외에 각인시킨 계기가 되었다. 건립될 K-pop 공연장은 인근 킨텍스와 한류월드, 그리고 방송, 문화, 예술, 영상, 통신 산업의 여러 인프라 공간과 인접해 있다. 또한 일산신도시의 약 2배에 해당하는 JDS지구의 개발과도 연계되어 지역의 융합발전가능성을 더욱 굳건히 할 것이다.

얼마 전 고양시가 전국 일자리 창출 1위 도시라는 영예를 낳았는데, 각종 규제로 묶여 있는 고양시의 현실을 고려할 때 신한류문화예술의 육성은 문화와 예술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와 일자리 창출 문제와도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다.

고양시가 구상하고 펼쳐나가고 있는 신한류국제관광도시의 비전은 600년 도시 고양의 역사적 토대 위에 새로운 한류문화와 순수예술 그리고 첨단 산업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것이다.

2천억원의 재원이 투입될 K-pop공연장의 유치, 제2의 충무로라 불리는 방송영상산업의 집중육성, 한국관광공사가 우수 시티투어로 선정한 ‘고양시티투어’, 킨텍스, 원마운트를 비롯한 ‘고양마이스 얼라이언스’의 구축 등 시의 핵심자원을 한류와 연계하여 일자리로 많이 늘리고, 지역경제도 함께 성장시켜 나갈 것이다.

앞으로도 더욱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고 한류시대를 주도할 창의적 관광상품 개발과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등의 다양한 노력을 통해 한류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도록 더욱 노력해나갈 계획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재정 문제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고양시는 민선5기에 어려운 재정여건에도 불구하고 부채 2646억원을 갚았다고 들었다. 어떤 비결이 있었나?

- 무엇보다 킨텍스 지원시설 부지를 연이어 매각하면서 한층 강화된 재정건전성을 기반으로 일자리창출-MICE산업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 성장동력을 구축하는 곳에 더욱 매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부채를 줄이게 된 배경은 2010년 하반기 민선 5기 출범당시에 지방재정법에 의한 부채만을 관리하다 보니, 경기침체 등 민생정책의 합리적이고 계획적인 추진을 위한 재원이 크게 부족함은 물론, 예산관리에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새로운 개념의 부채관리시스템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2011년부터 시가 부담해야 하는 지방채 원금과 이자, 완료된 사업의 미지급금, 분담금, 출자금 등을 포함한 실제부채 파악을 위해 ‘재정건전화 T/F팀’, ‘킨텍스 지원부지 매각을 위한 추진 T/F팀’, 외부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T/F팀 등을 구성하면서 수십 회에 걸친 토론과 실무회의를 거쳤다. 특히, ‘체계적인 실질부채관리시스템’까지 도입하면서 재정건전화를 위한 구체적 실적들이 나타나기에 이른 것이다.

실제 시가 부담해야할 실질부채가 총 6,077억원에 이르렀으나, ‘체계적인 실질부채관리시스템’ 도입 이후, 킨텍스 지원 부지 매각 달성과 지방채 조기상환 등 각고의 노력 끝에 현재 고양시의 실질부채는 지난 3월말 기준 총 3,332억여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는 45%에 달하는 부채가 줄어 든 것이다. 이로써 시민들의 혈세로 부담될 총 약 230억의 이자 절감 효과를 보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복지공약 후퇴가 논란이다. 복지예산은 지방정부도 어렵긴 마찬가지일 텐데, 현실적인 상황은 어떤가?

- 우선 저희 고양시는 지난 3년간 무상급식 전국 최초 실현, 전국적인 벤치마킹이 된 친환경학교급식 지원시스템, 그리고 복지나눔 1촌맺기 등 보편적 복지와 교육의 따뜻함이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던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복지사각지대의 시민들을 발굴하고 찾아내서 최소한의 생계를 이어주려는 다양한 노력들이 함께 했고, 수많은 감동들이 있었다.

이렇게 고양시만 보더라도, 일자리 창출정책과 더불어 따뜻한 복지정책이 여러 성과를 거두면서 시민들의 삶이 조금이나마 개선되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최근 박근혜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했던 여러 복지사업에 대해서 재정부담을 이유로 기존 복지사업들까지 예산축소나 조정 등이 불가피하다는 식의 주장들이 언론을 통해 간접 보도되고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경기도청까지 재정위기를 이유로 보육료와 양육수당을 추경예산에서 감액하려 하고, 다른 도비 보조사업들도 예산지원을 축소 또는 전액 감액하려고 하고 있다. 만약 이것이 현실화 된다면 일선 시․군․구에서는 사실상 상상수의 복지사업들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참으로 안타깝고 이해할 수 없다.

공약은 국민과의 약속이 아닌가 생각한다. 애초부터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본격적인 복지가 시작된 지 이제 겨우 10여년 정도 지난 시점이고 아직도 가야할 길이 너무도 많은데, 정치적 논리와 개발논리로 인해 또다시 우리 국민들만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많다.

불필요한 예산낭비를 줄이는 것으로도 상당한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중앙정부, 지방정부, 시민사회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우리 사회의 안전장치인 복지에 대한 대화합과 비전을 만들어 내야하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고양시는 어떤 특색 있는 복지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나?

- 지방자치단체의 복지정책은 공격적이면서도 보편적으로 펼쳐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만 사회적 차별이 줄어들고 서민들의 삶이 안정될 수 있다. 고양시는 지난 2011년 5월부터 시작한 거버넌스형 민간복지자원 연계시스템인 『고양시민 복지나눔 1촌맺기』프로젝트가 정착단계에 있다. 쉽게 말하면 부족한 복지재원을 민간기업과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해소하는 것이다. 앞으로 이 사업을 시민공동체 운동으로 체계화시켜서 맞춤형 복지사업이 펼쳐지는 따듯한 고양시를 만들어 갈 것이다.

복지 분야의 경우 올해 3,613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는데, 이는 일반회계 전체예산 대비 35.2%로 민선5기 출범당시인 2010년도와 비교하면 1,060억 원 이상을 증액한 규모다. 기초생활수급자, 저소득 노년층 일자리 정책, 맞벌이 부부의 보육, 여성의 취-창업율 증대, 장애인 일자리와 자립지원 등 각종 복지정책의 그물망식 투입으로 그동안 개발위주의 정책에 가려져 소홀했던 취약한 복지의 저변을 크게 확대시킨 것이 큰 의미를 가진다.

그 어느 정책보다 복지는 산술적 수치로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소외받고 어두운 현장에서 펼쳐져야 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의 안정망을 구축하는 최소한의 노력이 복지라고 생각한다.

최근 고양시의 페이스북 등 SNS 활동이 화제다. 일반 기업들도 고양시를 롤모델 삼아 연구하고 있다는 얘기까지 있는데, 고양시의 SNS가 이렇게 활성화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 최성 고양시장이 고양이 분장을 해 화제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언론과 누리꾼들은 최성 시장의 권위주의의 파괴 행보에 박수를 보냈다. / 사진 : 고양시청 페이스북
- 고양시 SNS의 인기비결은 타 지자체 SNS와 다른 특별함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 11월 고양시청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고양이 캐릭터 사진으로 바꾸면서 홍보의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 이 한 장의 고양이 프로필은 삽시간에 다양한 커뮤니티 사이트에 퍼져나갔고, 고양시 페이지 ‘좋아요’ 수는 불과 이틀 동안 2천여 명이 증가했다.

또한, 고양시청 SNS는 일명 ‘고양체’를 쓰면서 꾸준히 인기를 얻었다. 말 끝머리에 ‘~고양’을 붙여 쓰는 것으로 고양이를 연상시키는 말투는 최근 입소문을 타면서 공공기관은 물론, 기업 SNS까지도 유사한 방식으로 운영하는 곳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CCTV에 포착된 쓰러진 아이들 사진과 함께 나태주 시인의 ‘풀꽃’을 재치 있게 패러디한 고양시청 SNS의 글은 조회 수 100만 건이 넘었으며 6만 명에 가까운 네티즌이 ‘좋아요’, 댓글은 무려 2000개가 넘게 달렸다.

최근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을 패러디한 1분34초짜리 고양시 홍보영상 ‘진격의 고양시’가 화제다. 진격의 고양시는 ‘그날, 인류는 떠올렸다. 고양이가 고양시를 장악하던 공포를’이라는 ‘진격의 거인’ 대사 패러디로 시작해, 고양시 마스코트인 고양이 캐릭터가 북한산·호수공원 벚꽃길·흥국사 등 명소를 돌아다니며, 고양 600년 역사를 소개한다. 이 동영상은 유투브에서만 15만 건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했다.

‘고양체’와 같이 가벼운 문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자칫 관공서의 위신을 떨어트릴 우려가 있었지만, 고양시 SNS는 진중해야할 사안에 대해서는 진중한 태도를 취하며 누리꾼의 공감을 얻고 있다. SNS를 통해 들어온 민원이 있을 경우, 신속하게 담당자에 전달, 답변해주는 방법으로 관공서 SNS가 가져야할 신속하고 정확한 소통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기에 앞서, 최성 시장께서는 외교안보 전문가였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북한의 행보를 어떻게 보고 있나?

- 이명박 정부 이후 내내 악화된 남북관계는 박근혜 정부 들어 국면의 변화를 겪고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개성공단의 폐쇄와 정상화, 남북장관급회담 개최 논의, 이산가족 상봉 등 날로 변화무쌍한 상황을 맞고 있다. 아마도 박근혜정부 내내 온탕과 냉탕 사이를 오가며 남북 간의 힘겨루기가 계속될 것이다. 아울러 미·일·중·러의 한반도 패권경쟁도 더욱 강화될 것이라 내다본다.

박근혜정부 하에서 개성공단 정상화에 이어 금강산관광 그리고 경의선 철도와 도로의 연결이라는 3대 경협사업이 재개될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상하고 있다.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3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질 날도 멀지 않았다고 본다. 이런 변화무쌍한 시기일수록 중요한 것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남북관계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특정 사안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일관된 정책 수립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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