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월드·투어몰 등 지난 3년 M&A 점검

이랜드가 패션·유통과 함께 레저사업을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삼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이 때문에 이랜드는 지난해에만 국내여행사 투어몰, 사이판리조트 PIC와 COP, 중국 계림호텔 등을 잇달아 인수하며 레저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했다. 또 그전에는 한국콘도(2009년), 씨앤우방랜드(2010년·현 이월드) 등을 인수했고, 올해 상반기 전주 코아호텔, 대구 프린스호텔, 충주 와이키키호텔 등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레저사업에서의 성과가 부각되지는 않는 모양새다. 자금차입에, 유상증자, 실적부진까지 현 상황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이랜드가 인수한 주요 레저계열사들의 인수이후 재무상황을 조명했다.

잇단 자금차입 투어몰…지분확대 따른 자본유입도
사이판 리조트 담당 미국법인 ‘실적부진’ 관심집중

▲ 이월드(위)의 실적부진이 계속되고 있다.ⓒ뉴시스/ 투어몰도 올해 잇달아 자금차입 공시를 냈다. ⓒ투어몰

이월드, 올초 100억원 유증

이월드(씨앤우방랜드)는 2010년 이랜드에 인수된 테마파크 운영업체다. 당시 이랜드는 국내 테마파크 4위(입장객 기준)인 씨앤우방랜드를 인수해 레저사업 진출을 본격화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인수 이후에는 씨앤우방랜드 사명을 우방랜드→이월드로 잇달아 변경하며 재도약 발판을 만들었다.

그룹차원의 자금지원도 꾸준했다. 인수 이전인 2009년 이월드 실적은 매출 160억원, 영업손실 13억원, 당기순손실 88억원이었다. 이에 이랜드파크(구 이랜드레저비스)는 인수직후인 3월말 유상증자를 통해 이월드에 169억원을 투입했다. 이랜드파크를 상대로 110억원의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도 했다.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서다.

이랜드파크는 2011년에도 이월드에 100억원(유상증자)을 수혈해줬다. 그럼에도 지난해 이월드 실적은 매출 281억원, 영업손실 37억원, 당기순손실 183억원에 그쳤다. 2011년(매출 169억원, 영업손실 14억원, 당기순손실 65억원)보다 매출은 늘었으나 적자는 대폭 늘어난 것이다.

결국 이월드는 지난해 12월 이랜드파크로부터 100억원(이자율 7.01%)을 빌린 뒤, 올해 3월 또다시 유상증자를 실시해 100억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이월드는 올해 상반기에도 매출 101억원, 영업손실 11억원, 당기순손실 45억원으로 여전히 적자를 이어갔다. 주가도 종가기준 2010년 3345원까지 치솟았다 줄곧 내리막길을 타며 23일 905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사이판리조트·투어몰도 적자

이랜드가 사이판 내 테마파크 조성을 위해 2011~2012년 인수한 리조트들(팜스리조트·PIC·COP리조트)도 아직 별다른 성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랜드가 사이판 리조트 사업을 총괄하기 위해 설립한 미국법인 마이크로네시아 리조트의 실적에서 가늠할 수 있다.

지난해 마이크로네시아 리조트는 매출 4600만원, 당기순손실 23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매출(2100만원)은 늘었지만 당기순손실(9억원)은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와 관련, 이랜드 관계자는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지 않아 실질적인 매출이 없는 상태”라고 밝혔었다.

그러나 이랜드파크가 지난 1년 사업 역량강화를 이유로 마이크로네시아 리조트 주식을 총 250억원(2차례)에 매입하는 등 힘을 쏟았었다는 점을 들어 일부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이랜드가 인수한 국내여행사 투어몰도 사정은 여의치 않다. 지난 21일 투어몰은 이랜드파크로부터 2억7000만원(이자율 6.25%)을 빌렸다고 공시했다. 이전차입의 연장 건이기는 했지만, 투어몰이 편입이후 끊임없이 그룹으로부터 자금차입을 해왔다는 점이 주목됐다.

인수 이전인 2011년 투어몰은 매출 32억원, 영업손실 14억원, 당기순손실 15억원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27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매출 23억원, 영업손실 17억원, 당기순손실 17억원으로 악화됐다. 자본총계도 마이너스(-) 23억원으로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였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투어몰은 올해 이랜드파크에게서 운영자금으로 쓰일 돈을 끊임없이 빌렸다. 자금차입 공시만 1월(6억5000만원), 2월(5억원·3억원·3억원), 7월(3억원), 10월(2억7000만원, 연장)까지 총 6번이다. 빚진 돈도 총 23억2000만원에 달했다. 지난해 벌어들인 돈보다 더 많은 돈을 갚아야 되는 것이다.

이랜드파크, 레저사업 주도

이랜드의 레저사업은 이랜드파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랜드파크는 지난 3년간 잇달아 레저업체들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려왔지만 재무건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불식시키지 못했다.

2010~2012년 이랜드 이랜드파크의 부채비율은 887%→202%→229%였다. 2011년 부채비율이 대폭 줄어든 것은 이랜드월드 외식사업(애슐리 등)을 분할합병 방식으로 넘겨받으며 자본이 증가한 덕분이다. 대개 건전성 여부를 판단할 때 기준이 부채비율 200%라는 점을 감안하면 229%도 낮지만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렇다고 수입이 큰 편도 아니었다. 지난해 이랜드파크는 매출 4134억원, 영업이익 185억원, 당기순이익 92억원을 기록했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623억원)은 7배 뛰었지만, 영업이익(66억원)과 당기순이익(36억원)은 3배도 늘지 못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올초 이랜드파크는 이랜드리테일을 상대로 389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지난해 말부터 올초까지 이랜드리테일에게 차입했던 돈(총 349억원)을 연장한다는 공시를 세 차례 내기도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랜드파크 지분 80.67%를 소유하고 있는 회사다. 결국 인수한 레저계열사들에 대한 부양책임의 공은 이랜드파크에서 이랜드리테일로 넘겨진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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