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 신설... 기능과 전망

청와대가 4일 연설기획비서관을 신설, 그 배경과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연설기획비서관 신설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설명은 "대통령 행사의 메시지 준비 및 연설문 기획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고, 연설비서관실 업무가 너무 과중해 이를 보강하고 나눈다는 측면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통령 메시지 기획. 관리를 위한 자리 신설은 올 중반기 이후 계속 검토돼 왔고, 한때 김종민 국정홍보비서관이 구체적으로 거명되다 논의가 중단되기도 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 양극화 해소, 미래의 위기요인에 대한 대처 등 노 대통령이 향후 설정, 주도해 나갈 의제에 대한 체계적인 정리와 기획,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대연정' 공론화 실패와 같이 노 대통령의 진정성이 제대로 전파되지 않은데 대한 반성도 어느정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내년 1월 책을 통해 '미래의 과제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사회적 의사결정 구조' 구상을 밝히겠다고 한 만큼 여기에 담길 담론의 집중적 관리할 전담 참모의 필요성도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도 정치인이므로 말이 갖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애착을 갖고 있다"고 이번인사의 배경을 설명했다. 대통령 직속 기구로 위치할 연설기획비서관은 대통령 연설 및 메시지의 주제와 흐름을 잡아나가는 역할을 수행한다. 현재의 연설비서관실이 대통령 연설과 메시지의 실행 및 집행을 담당한다는 점에서 그 기능과 역할에서 차이가 난다. 특히 대통령의 '복심'(腹心)으로 불리는 윤태영 제1부속실장이 연설기획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청와대의 대통령 메시지 기획.관리 역량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비서관이 참여정부 출범 이후 청와대 연설비서관, 대변인, 제1부속실장을 거쳐온 만큼 노 대통령 말과 글의 행간을 읽어낼 수 있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윤 비서관의 자리 이동은 이런 기능적 측면 외에도 제1부속실장으로서 그동안 짊어진 무거운 짐을 덜어준다는 노 대통령의 배려도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윤 비서관의 경우 제1부속실장으로 있으면서 대통령 일정관리, 수행, 지시사항 전달 등 본연의 업무 외에도 대통령 메시지 관리 업무 등 '1인 다역'을 수행함으로써 업무부담이 과중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따라서 1년2개월간의 대변인 생활, 1년4개월여의 제1부속실장 생활을 지내온 윤 비서관은 한순간도 긴장의 고삐를 놓치지 못했다. 실제 대변인으로 있으면서 단 사흘간만 쉴 수 있었고, 제1부속실장 자리를 맡은 뒤로는 하루도 쉬지 못한 강행군이었다. 노 대통령도 이를 감안해 지난달 14일 진해 군 휴양시설로 내려가면서 윤 비서관을 '수행'에서 열외 시켜줬으나, 검찰총장의 전격 사퇴로 윤 비서관은 꿀같은 '휴가'를 접고 진해로 달려가야 했다. 한편 승진 기용된 문용욱 신임 제1부속실장은 지난 대선 때부터 수행비서로서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왔으며 "묵묵하고 성실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또 전임인 윤 비서관에 이은 제주 출신 제1부속실장이어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문 실장은 1966년생인 85학번 출신으로 최인호 부대변인과 더불어 최연소 비서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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