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익 거짓말 해명…자질부족을 스스로 인정한 것

역사(歷史)라는 말은 송나라의 배송지(裴松之)가 주석한 <삼국지주(三國志注)>에서 비롯됐다. 중요한 것은 사()자 안에 들어있는 자다.

역사의 사()는 가운데 중자를 손으로 붙잡고 있는 모양새다. 이는 역사기록자의 중립적 사관을 강조한 것이며 역사가의 인성이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유영익 국사편찬위원장을 둘러싼 논란이 격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역사가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유 위원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햇볕정책은 친북정책이고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에 당당해야 한다는 말한 것은 반미정책이라며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또한 유 위원장은 19968월 한국논단에 이승만 전 대통령을 소개하면서 그는 짐승과 같이 저열한 상태에 빠진한국민을 기독교를 통해 거듭나게 할 목적으로 신학 공부를 곁들여 했다(133)”고 서술했다.

하나의 사실을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기에 개인적으로 한 발언이라면 문제되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유 위원장은 공정하게 역사를 기록해야 하는 국사편찬위원회의 수장이다.

유 위원장이 국사편찬위원회의 수장이 될 수 없는 이유는 또 하나있다.

사실에 입각해야 할 역사 기록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은 정직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 위원장은 아들의 국적 포기 논란과 관련해 거짓말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이 제기한 유 위원장 아들의 병역 회피 의혹과 관련해 유 위원장은 언어장애 때문에 아들을 미국에서 공부시킬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이는 거짓임이 드러났다.

유기홍 민주당 의원이 입수한 아들 유 모씨의 2006년 한국콘텐츠진흥원 미국사무소 입사 당시 이력서에는 영어와 한국어에 능통하다(Fluent in English and Korean)’고 기재돼 있었기 때문이다.

유 위원장의 거짓말은 국사편찬위원장으로서의 자질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다.

야권을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유 위원장의 임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공동체의 기억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역사를 기술하는 사관은 공동체의 기억을 형성시킬 수 있는 절대적인 권위를 부여받은 사람이어야 한다.

유 위원장은 균형 잡힌 역사관도 정직한 인품도 갖추고 있지 않다. 유 위원장이 국사편찬위원장의 수장이 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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