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트워크 분석(또는 사회연결망 분석)은 사람이나 사물의 연결관계를 연구하는 분야다. 특히 직위나 직함 같은 공식 관계 못지않게 친구나 대화모임 같은 비공식 관계에서 비롯하는 창발성에 관심을 둔다. 아래 그림은 유로 2004 결승전에서 그리스(파란색)와 포르투갈(빨간색)의 패스 네트워크를 나타낸 것인데, 원은 선수를, 선은 패스를 가리킨다. 선수들의 위치는 위로부터 공격·허리·수비·문지기 순이다. 그리스는 4-3-3, 포르투갈은 4-2-3-1 형태의 전술 진영을 썼음을 알 수 있는데, 이 전술 형태가 바로 공식적 관계다. 반면 패스로 이루어진 연결관계는 경기마다 상황마다 다른 유동적 관계다. 따라서 패스 네트워크를 보면 경기장에서 일어난 생생한 관계를 알 수 있다. 아래 패스 네트워크를 살펴보면 다음 두 가지를 찾을 수 있다. 첫째, 원의 크기가 클수록 패스가 집중된다는 뜻이다. 그리스의 경우 여섯개의 큰 원이 양쪽 수비, 허리, 공격에 자리한다. 곧 패스가 이 여섯명에게 고루 집중된 것이다. 포르투갈의 경우 두개의 큰 원이 공격과 허리에 각각 하나씩 자리한다. 허리의 이 두 선수에게 패스가 집중된 것이다. 패스가 집중된 선수에 대한 전체 팀의 의존도는 그리스의 경우 9.7%, 포르투갈의 경우 15.9%였다. 둘째, 선의 굵기는 바로 패스의 빈도다. 그리스에는 굵은 선이 주로 수비나 허리에서 공격에 이르고 있다. 포르투갈에는 굵은 선이 주로 수비와 허리간 이루어졌다. 언뜻 포르투갈이 중앙을 장악한 것 같으나, 패스가 소수에 집중됐고 주로 횡적 패스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소극적이고 수비지향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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