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여성축제 등 부문별 축제 연계로 시너지 효과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상인회, 주민참여 돋보여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리문화예술축제인 ‘제10회 추억의 7080충장축제’가 9~13일까지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추억 & 힐링’을 주제로 펼쳐진 이번 축제는 관람객들이 직접 축제의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하고 특색 있는 체험행사와 남녀노소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으로 관람객들로부터 ‘광주 대표축제답다’는 호평을 받았다.

특히 올해 충장축제는 문화예술을 통한 구도심재생이라는 전략적 차원의 접근으로 민(民)·관(官)이 사전준비 단계부터 혼연일체가 돼 하나 된 저력을 보여주었다는 평가다. 다시 말해 주민들은 행사준비, 자원봉사, 거리청소 등 적극적인 참여로 행정은 지역 내·외 문화역량 발굴 및 조직, 문화전당 개관 적극 홍보 등 축제를 통해 문화예술 도심재생의 비전을 제시했다는 것.

광주 동구는 이번 축제를 통해 △지역이미지 홍보 및 주민참여시스템 정착 △창의적인 문화예술 역량 발굴 △지역상권 활성화 △ 전국화·세계화 가능성 확인 △지역공동체 형성 일조 등의 알찬 성과를 거뒀다.

무엇보다 이번 축제는 광주의 역사성과 문화역량을 한 눈에 볼 수 있게 치러지면서 ‘문화중심도시 광주’의 이미지를 안팎에 알리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또한 축제 공간을 통해 충장로·금남로를 ‘차 없는 거리’로 만들어놓고 도심 곳곳에서 자유롭게 공연이 펼쳐지는 가운데 광주시민들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여 광주의 과거·현재·미래를 얘기 나누며 ‘광주공동체’로 하나 되는 일체감을 맛봤다.

거리퍼레이드·테마거리 흥행 쌍끌이

충장축제의 꽃이자 개막 하이라이트인 ‘거리 퍼레이드’는 충장축제에서만 볼 수 있는 화려한 볼거리로 관람객들의 큰 박수갈채를 받았다.

100개 팀 10,000여명이 열을 지어 금남로를 행진하는 모습은 규모나 내용 면에서 우리나라에서는 비교대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멋진 장관을 연출했다.

스토리가 있는 구성, 애드벌룬이나 구조물을 활용한 화려한 장식, 개성 있는 복장과 재기발랄한 무대매너로 각 팀마다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특히 동구 13개동 주민들이 준비한 거리 퍼레이드 ‘광주 이야기’는 올해 처음으로 6명의 공연전문가가 함께 해 기존의 지나가는 행렬 방식에서 벗어나 그 지역의 전설이나 특색을 살려 퍼레이드를 하는 동안 한 편의 이야기가 공연되도록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강강술래, 여수 판옥선, 오토바이 동호회 등 개성 넘치는 100여 팀의 거리 행렬 중 영예의 대상은 전북 남원의 ‘신관사또 부임행차’가 문화체육부 장관 표창과 700만원 상금을 거머쥐었다. 최우수상은 전남 진도 ‘북춤’이 광주시장 표창과 상금 500만원, 우수상은 대전 중구 ‘부사칠석놀이’가 동구청장 표창과 상금 300만원을 각각 수상했다.

광주극장 인근 골목에 조성된 ‘추억의 테마거리’는 불과 300m 남짓이지만 흥행에 있어서는 어느 때보다 대박을 쳤다.

국민학교, 내무반, 다방, 세시봉, 신혼방, 변사극, 만화방 등 70, 80년대 풍경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테마거리는 자라나는 세대들에겐 진귀한 구경거리로, 기성세대에겐 아련한 추억과 향수를 선사했다.

지역의 설치미술 작가들이 축제 3개월 전부터 공들여 만든 테마거리에서는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갖가지 체험이 큰 인기를 끌었다. 붓글씨 쓰기, 재봉틀·뜨개질 경연, 추억의 보물찾기, 장발·미니스커트 단속을 비롯한 전문배우들과의 상황극 등 거의 모든 장소에서 관람 겸 체험이 진행됐다.

특히 상추튀김, 양푼이비빔밥, 가래떡 등 추억의 먹거리는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인기를 끌었다. 저녁 8시부터 장이 선 ‘추억의 고고장’은 연일 발 디딜 틈 없는 만원사례를 이뤄 추억에 목마른 중장년층의 허기를 채웠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한방에 날리는데 큰 몫을 했다.

세대·계층 아우르는 ‘소통과 공감’축제

이번 축제는 또 모든 세대·계층이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축제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는 평가다.

유치원생들의 재롱잔치인 충장병아리축제, 학생문화예술동아리축제, 광주여성축제, 광주고싸움축제 등 축제 기간 동안 충장축제와 부문별 축제가 병행해 치러지면서 중장년층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세대가 함께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었다.

문화예술축제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것도 성과다.

전국주민자치센터 문화프로그램 경연대회는 전국에서 내로라하는 수준급 62개 팀들이 뜨거운 경합을 펼쳐 중장년층 관객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지역문화예술 활성화와 공연문화 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 도입한 창작공연 콘텐츠경연 결선무대는 35개 팀 중 예선에 통과한 13개 팀이 열정적으로 참여해 왜 광주가 문화도시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며 광주 색(色)이 깃든 창의적인 공연을 선보였다.

이날 영예의 대상을 받은 ‘천화무용단’은 관람객으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며 광주만이 보여줄 수 있는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보여주었다는 평가를 받아 앞으로 창작공연이 다른 문화예술축제에는 없는 충장축제 만의 ‘히든카드’로 떠오를 가능성을 높게 했다.

이 밖에 마당극 ‘전우치’전, 전국문화예술그룹공연, 아시아문화예술공연 등 소 무대 별로 세대별 맞춤형 공연이 연일 이어져 화려하고 특색 있는 볼거리를 제공했다.

대구 중구에서 온 이인모(47)씨는 “전국 어느 축제를 가 봤어도 충장축제 만큼 볼거리 많고 알차게 준비한 축제는 처음 봤다”며 “대구도 충장축제에서 많은 것을 배워서 이처럼 활기 찬 도심축제를 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축제는 7개 부문 64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일체 외부인력 없이 전체 기획부터 연출, 하드웨어(조명, 음향 등) 등을 지역 전문가들이 이끌면서 지역 문화역량과 축제 역량이 함께 성장하는 효과를 거둬 의미를 더 했다.

지역상권 활성화, 주민참여 돋보여

충장축제 개최 본 목적이라 할 수 있는 구도심 상권 활성화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축제기간 동안 금남로, 충장로 전체가 400만여 명에 가까운 많은 인파로 가득 채워지면서 축제장 인근 상가와 음식점들은 연중 최고 대목을 맞았다.

옛 밀리오레 자리에 새로 입점한 엔씨 웨이브, 와이즈 파크, 갤러리존 등 대형복합매장을 비롯해 충장로, 지하상가 등 거의 모든 상가가 ‘스트리트 세일’에 동참해 특수를 누렸다.

정준호 갤러리존 총무이사는 “평소 때보다 충장로 유동인구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을 주었다”며 “충장축제가 구도심 상권 이미지 제고 등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금남지하상가 상인회에서는 자체적으로 홍보포스터를 제작해 상점마다 붙이고 예술의거리 번영회에서는 명사소장품 경매행사를 주관 개최하는 등 어느 때보다 주민들의 참여 열기가 뜨거웠다. 각 상인회와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매일 거리청소를 실시해 축제장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깨끗한 동구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

해마다 거론됐던 불법노점상 문제도 올해는 집중단속을 강화하면서 크게 개선됐다. 정해진 장소에서 사전에 허가받은 단체나 업소가 바가지요금 없이 건전 영업을 실시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도 매우 컸다. 300명의 자원봉사자들은 행사장 곳곳에서 안내와 홍보, 외국인 통역 그리고 밤늦게까지 쓰레기를 수거하는 등 헌신적인 노력으로 축제에 힘을 보탰다.

노희용 동구청장은 “11만 동구민과 600여 공직자들이 힘을 합쳐 준비한 충장축제가 관람객들에게 ‘문화 동구’ 이미지를 깊이 각인시키며 성공리에 마무리됐다”면서 “앞으로 이 에너지와 성과를 잘 조직하고 담금질해 문화전당과 연계한 체류형 프로그램 개발 등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 재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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