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마약에 비틀거리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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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가격에 환각 효과 높아 중독자 확산

신종 마약이 급증하면서 마약류 사범이 증가세로 돌아섰다. 문제는 이 신종마약이 외국에서는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아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는데다 낮은 가격에 비해 환각 효과가 높아 중독자가 확산되고 있다. 마약이 다양화되고 이용자가 저연령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약중독 치료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낙후하고 치료를 할 수 있는 기관은 많지 않아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 서울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가 지난 9월 중국에서 필로폰을 밀반입·판매한 일당을 검거했다며 압수물품을 공개하고 있다. ⓒ뉴시스

프로포폴 등 신종유사마약 반입 1414% 급증
가격저렴·환각효과 높아…국제우편 통해 반입
마약 다양화·이용자는 저령화·치료시설은 낙후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16)군은 할머니랑 살고 있는 조손가정 청소년이다. 김군의 아머니는 김군이 5세 때 집을 나갔다. 김군은 아버지와도 소식이 끊긴지 오래다. 김군은 지난해 본드를 흡입하다가 학교에 적발됐다.

김군의 할머니는 이러다 사람되기 힘들다감옥에 넣어 달라고 경찰서에서 애원했지만 훈방처리 됐다. 그 후에도 김군이 환각제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자 김군의 할머니는 사회복지상담 센터에 도움을 청했다. 김군은 현재 사회복지사의 도움으로 상담치료를 받고 있다.

본드나 부탄가스 같은 중독성 화학물질에 중독되는 청소년 약물사범이 최근 5년 동안 2.4배 늘었다.

유해화학물질 흡입 사범에서 청소년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해 200728%에서 5년 만에 67%까지 증가했다. 경각심을 가져야 할 만큼 높아진 수치다.

청소년 시기 중독성 화학물질에 노출은 마약중독으로 가는 관문이 되는 경우가 많다. 처음에는 부탄가스나 본드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을 남용하다가 점차 강력한 마약류를 원하게 되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유해화학물질 흡입 사범을 쉽게 지나칠 수 없는 이유다.

더구나 신종마약의 증가와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마약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예전에 비해 쉬워지면서 청소년과 젊은이들 사이에서 마약이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 연예인들이 많이 사용해 문제를 일으킨 프로포폴은 지난해 2만202앰플(50㎖)이 압수돼 전년(2004앰플)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뉴시스

신종 유사마약류 증가세

신종 마약은 기존 마약의 화학 구조를 변형시켜 더욱 강력한 환각, 중독 효과를 나타낸다.

최근 늘고 있는 마약은 신종 합성 마약류다. 대마초와 유사한 성분과 구조를 비슷하게 만들어 유사한 효과를 내는 합성물질을 합성대마라고 하는데 이 같은 신종 유사마약이 국내에 확산되고 있다.

최근 대검찰청 강력부는 ‘2012년 마약류 범죄백서에서 신종 유사마약류 밀반입량이 20129362g으로 2011618g과 비교할 때 1414% 증가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합성대마는 ‘JWH-018’로 일명 스파이스등으로 불린다. JWH의 경우 대마초와 비슷한 환각효과를 나타내지만 대마와 달리 냄새가 없고 환각성과 마취성이 훨씬 강하다.

JWH20111.18이 압수됐는데 지난해에는 4.45이 압수되는 등 1년만에 276% 증가했다.

연예인들이 많이 사용해 문제를 일으킨 프로포폴은 지난해 2202앰플(50)이 압수돼 전년(2004앰플)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정제형 마약류인 MDMA(엑스터시)2011185g에서 지난해 774g으로 318.3% 증가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부 신종 유사마약이 외국에서는 마약류로 지정되지 않아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구할수 있는 데다, 낮은 가격에 비해 환각 효과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젊은 층과 중독자들에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요즘은 대규모 밀조·밀매 사범에 비해 해외 마약류 제조·공급책에 의한 국제우편거래가 증가했다. 국제우편과 특송화물을 이용한 밀수사례는 2009100건에서 2010151, 2011134, 지난해 175건이 적발됐다.

이는 인터넷 등을 통해 누구나 쉽게 마약을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마약 유통 사이트는 2011177건에서 20138월 기준으로 1558건으로 크게 늘었다. 2011년 대비 무려9배 증가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식약처와 경찰청 등 유관기관의 협력을 받아 국내 사이트의 경우 서버 삭제를, 해외 사이트는 서버 접속차단을 진행하고 있지만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

▲ 최근 2년간 마약 관련 인터넷 사이트가 급증한 것으로 조사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뉴시스

마약퇴치 대책 시급

신종마약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일반인이나 직장인이 마약에 중독되는 사건도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마약에 중독된 딸을 구하기 위해 경찰에 딸을 신고한 어머니의 도움으로 마약사범들이 검거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김모(29)씨의 어머니는 딸이 지난 20129월부터 자주 헛소리를 하거나 방에 틀어박혀 있는 등 평소와는 다르다고 느꼈다. 김씨는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집에 들어오는 경우도 빈번했다.

어머니의 추궁 끝에 김씨는 직장에서 알게 된 이모(·29), 백모(31)씨 등과 어울리면서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고 털어났다. 김씨의 어머니는 딸을 자신의 힘으로는 구할 수 없다고 판단해 지난 9월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 신고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는 상습적으로 히로뽕을 구매하고 투약한 혐의로 이씨와 백씨를 구속하고 김씨는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백씨 등은 택배를 통해 마약을 받는 기존 구매 수법을 넘어 서울 노원구의 한 초등학교 비석 아래 판매책이 묻어 놓은 히로뽕을 심야에 파내 수령하는 수법도 사용했다.

검찰 관계자는 점점 더 쉽고 간편하게 마약을 사고팔 수 있는 상황이 되고 매매 방식도 점점 더 알아내기 어려운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이번 범행의 경우도 김씨 어머니의 용기가 없었다면 알아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김씨는 전문기관의 도움으로 마약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건은 마약 없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가족과 사회의 도움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불법 마약 문제는 우리나라만 겪고 있는 문제는 물론 아니다. 국제마약정책학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이 마약 공급 차단에 중점을 두고 관련 법안을 강화하는가 하면 범죄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는 데 주력해 왔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고 분석했다. 또한 전 세계에 유통되는 마약의 가격은 떨어지고 순도는 높아졌다고 조사됐다.

영국의 메디컬 저널 오픈에 게재된 이 보고서는 국제적인 지원을 받아 운영되는 7개 정부의 마약 감시 시스템의 자료를 토대로 이러한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는 “1990년 이후 전세계의 거의 모든 국가들에서 코카인과 헤로인, 대마초의 압수량이 늘어났지만 실제로 마약류 사용량은 계속 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마약류의 공급을 단속하는 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중독 치료를 강화하고 마약과 관련된 부작용을 줄이는 전략을 채택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센터 의장 에반 우드 박사는 마약을 범죄가 아니라 공공의료 차원에서 다룰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는 마약중독과 관련해 여러 가지 시사점을 제시한다. 마약사범을 찾기 위한 노력과 더불어 마약 중독을 치료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경우 마약 중독은 치료보호 전담부서인 복지부와 사법부의 협력체계가 취약해 마약퇴치운동본부에 위탁한 교정시설·보호관찰소 프로그램, 기소유예 조건부 재활교육 프로그램 정도에 의존하고 있다. 2011년 치료보호 실적이 81명에 그치는 등 제도 활용이 미흡한 실정이라 제도적 보완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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