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도 최초가 있듯이 자동차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는 경우가 적지 않다. 최초는 늘 처음이어서 그런지 주목을 받기 마련이다. 그래서 오늘은 자동차에 있어 ‘최초’로 불린 여러 기록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최초의 4WD(4 Wheel Drive, 사륜구동) 자동차는 1902년 폴란드에서 마차를 만들던 스파이커 형제가 만든 스파이커다. 당시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산악 자동차 경주가 유행이었다. 스파이커 형제는 1년의 연구 끝에 4WD 자동차를 발명, 1903년 프랑스에서 열린 경주에 출전해 우승했다. 다음해에는 5대를 만들어 관광과 여행용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아스팔트 포장 도로가 없었던 시절이어서 험한 길을 달리는 데 최고였다.

1906년 소문을 들은 영국 런던택시회사가 10대를 구입해 택시로 사용했고 이후 1907년 역사상 처음으로 동서양을 달리는 1만 6000Km의 북경-파리 경주에서 스파이커는 4WD 자동차를 가지고 출전해 3등을 했다. 1905년 미국의 기술자 월터 크리스티가 4WD 군용 트럭을 대량 제작해 전쟁에 쓰기 시작하면서 전투용으로 각광받았다.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휘발유자동차 이전에도 자동차가 존재했다. 최초의 자동차는 1770년 프랑스 공병 대위였던 죠셉 퀴뇨의 증기자동차다. 포차를 견인할 목적으로 증기기관을 동력으로 한 세계 최초의 3WD 증기 자동차를 제작했다. 시속은 5Km다. 증기를 이용하려니 보일러가 탑재돼야 했는데, 15분마다 물을 보충했다. 현재 뮌헨 과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브레이크가 없는데다 너무 무거워 벽에 부딪친 일이 있었다. 엄밀히 보면 교통사고 1호다.

최초의 모노코크는 차체가 일부 자를 지지하는 구조를 말하는데, 프랑스 스트로앵이 1934년 개발했다. 비행기에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달걀을 가로로 놓고 위에서 누르면 쉽게 깨지지만 세로로 놓고 누르면 좀처럼 깨지지 않는다는 원리를 이용했다.

자동차를 대량생산하는 곳은 흔히 포드자동차로 알고 있다. 사실은 미국의 올즈모빌로 1901년 커브드 대쉬(Curved Dash) 425대를 제작하면서 당시 창업자였던 랜섬 올스는 20세에 집 창고에서 엔진을 제작했다. 10년 후인 1896년 첫 자동차를 개발해 2마력에 최고시속 20Km의 제원을 갖고 있다. 판촉 차원에서 디트로이트에서 뉴욕까지 장장 1,4000Km에 이르는 거리를 7일만에 완주했고, 이 사실이 언론에 오르내리며 단숨에 2000대가 판매됐다.

최초의 장애인용 자동차는 1906년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탄생했다. 전기자동차를 만들어 팔던 퇴역 육군대령 하트 포프가 소아마비로 보행이 불편한 아들을 위해 손으로 조정할 수 있는 전기자동차를 만들었고, 지역의 지체부자유자 요양원에서 이 차를 보고 20대를 주문했다. 물론 이외에 무수히 많은 최초 기록이 있지만 공통점은 평범함에서 출발했다는 것이다. 보다 쉽고, 편하게 이동하려는 본능이 자동차의 최초를 만들어 온 것이다.

또한 최초의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1930년 등장했다. 페르디난도 포르쉐 박사가 젊은 시절 로나 포르쉐를 만들어 모터쇼에 등장시켰다. 당시 이 자동차는 전기가 주 동력원이면서 휘발유가 보조 동역원이었던 하이브리드다. 그러나 1974년 벤츠가 하이브리드 개념을 처음 정립했고, 최근 일본 토요타가 상용화에 적극적이다.

‘최초’라는 말에는 묘한 마력이 숨어 있다. 비록 ‘최고’가 되지 못했을지라도 어떤 길을 가장 먼저 갔거나 중요한 물건을 가장 먼저 만들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심오한 학문 영역에서부터 일상 생활사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기록을 모아 만든 ‘기네스북’에 ‘최고’뿐만 아닌 ‘최초’의 기록들이 함께 담겨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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