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훈계 들으러 나온 것이 아니다"

"저는 훈계 들으러 나온 사람이 아닙니다. 품위 있게 질의하면 답변하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저도 상응하는 답변을 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한나라당이 대정부 질문 이틀째인 25일 이해찬 국무총리의 대정부 질문 답변 태도를 공개적으로 경고하며 으름장을 놨지만 이 총리의 고압적인 답변은 계속됐다. 질의에 나선 한나라당 이방호 의원은 질의 모두에 “국회는 국민을 대표해 정부를 비판하고 견제하는 장소인 만큼 의원들의 쓴소리에 대해 총리나 각료가 공격적으로 답변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전날 이 총리가 한나라당 안택수 의원과 설전을 벌인 데‘일침’을 가했다. 하지만 이 총리는 이 의원이 ‘대부도 땅투기 의혹’을 제기한 대목에서 다시‘폭발’했다. 이 총리는“가치 있는 질의가 아니다. 의원들이 품위 있게 질의하고 사리에 맞게 질문하면 정중하게 답변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저도 상응하는 답변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한나라당 의석에서 고함이 터져 나왔지만 이 총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총리는 훈계를 들으러 나온 사람이 아니라 정책 답변을 하러 나온 사람이다. 왜 총리에게 훈계를 하느냐”고 맞받아 쳤다. 이에 열린우리당 임종인 의원이 민청학련 사건에 대해 묻자 이 총리는 "당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유신체제 내내 수배, 감옥생활을 했지만 당시 (우리를) 빨갱이로 몰던 사람들이 요즘 와서 이념,정체성 문제를 제기하는 것을 보며 사람이 살면서 '별꼴 다 본다'는 생각이 든다"고까지 말했다. 최근 강정구 교수 파문을 계기로 정체성 투쟁을 선언한 한나라당에 대해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당연히 한나라당 의원석 에서는 고함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 한나라 "총리독설 못참아"…이총리 경고 한나라당은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나타난 이해찬 국무총리의 고압적 답변 태도에 대해 거듭 경고의 뜻을 밝혔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이 총리의 고압적 답변에 맞대응해 한나라당이 국회를 파행시킬 수도 있지만 국민이 알아서 판단할 것으로 보고 참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재섭 원내대표는 이와 함께 "현 정부의 국회 답변 태도를 보면 오만의 극치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국민의 지지를 상실한데 따른 몸부림으로 느껴져 측은함이 느껴진다"며 "오죽하면 답변하기 위해 출석한 총리가 답변을 회피하는 사태까지 빚어졌겠느냐"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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