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레이딩 기법으로 고수익 벌게 해준다며 현혹해

▲ 267억을 받아챙긴 피라미드 조직이 서울경찰청에 적발됐다. /사진:서울경찰청 외관 캡쳐(네이버 지도)

단기 증권매매 기법인 '데이트레이딩' 투자로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노인과 가정주부 등을 속여 수백억원을 가로챈 금융 피라미드 조직이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금융 피라미드 조직 G사 대표 기모(44)씨와 강남지사장 홍모(53)씨, 역삼지사장 이모(58)씨 등 2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14일 밝혔다.

경찰은 또 이 업체 관계자 25명을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기씨 등은 지난 201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페이퍼컴퍼니(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유령회사)인 G사를 운영하면서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고 속여 652명에게 267억원을 투자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G사는 서울, 인천 마산 등에 5개 지사를 운영하면서 투자설명회를 열거나 경제 전문 케이블 방송에 유명 인사가 등장하는 광고를 하는 방법으로 투자자를 모집하고 데이트레이딩 기법으로 월 30%가량의 고수익을 얻게 해주겠다며 주식 투자에 전문지식이 없는 노인과 가정주부들을 현혹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트레이딩은 하루에 여러 차례 주식이나 채권을 사고팔면서 가격 변동에 따른 이익을 챙기는 투자 기법을 뜻한다.

기씨는 자신이 국내 명문대를 졸업하고 증권회사에서 20년간 근무한 데이트레이딩 전문가라고 속였으나 실제로는 증권 관련 업종 근무 경력이 전혀 없는 개인 투자자였다.

투자자 600여명은 기씨의 말만 믿고 1인당 500만~1억9000만원을 G사에 투자했지만 이들의 돈은 주식 투자에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기씨는 투자금을 주식투자에 전혀 사용하지 않고 생활비 등에 썼다"고 밝혔다.

조직은 전형적인 피라미드 방식으로 운영됐다. 기씨가 전체 투자금의 약 1.5%를 각 지사장들에게 수당으로 지급하면 지사장들은 이 중 일부를 각 그룹장(하부 모집책)에게 보냈다.

사업 초기 그룹장들은 투자자들에게 일부 원리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에게 믿음을 주기 위한 속임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중에 투자된 돈을 초기에 투자한 사람에게 지급했으나 결국엔 남아있는 돈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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