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곡 '템페스트' , '파르쿠' 곁들여 재해석… 자유로운 예술가들의 독특한 공간 활용 공연 잇따라

▲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

1976년부터 약 30년간 서울시의 원수(源水) 정수장이었으나 강북 취수장의 신설로 인해 곧 폐지되는 구의 취수장이 거리예술 창작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구의 취수장은 아직 가동 중인 제2취수장이 연말 폐쇄되고 나면 2014년부터 단계적으로 거리예술 창작공간으로 개관·운영될 예정이며, 오픈 스튜디오는 본격적인 개관 전 실험적으로 시행하는 시범 사업 중 하나이다.

오픈스튜디오의 쇼케이스에서 창작그룹 노니의 '템페스트'가 이 새로운 공간을 활용해 멋진 무대를 펼쳤다. '템페스트'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아우의 음모로 영지를 빼앗기고 외딴 섬으로 유배된 '프로스페로 공작'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희곡이다. 노니의 김경희 대표는 "지난해 구의 취수장 공간을 보고 유배지 같은 느낌이 들어서 자연스레 템페스트를 떠올렸다"고 공연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본격적인 무대 공간으로 통하는 복도의 옆 방에는 '템페스트'의 내용을 함축해놓은 전시가 펼쳐져 공연의 흥미를 더했으며, 취수 목적의 펌프들이 가득 차 있고 한강이 아래로 펼쳐진 18m의 높이의 무대는 압도적인 공간감을 형성했다. 창작그룹 노니는 '파르쿠(건물 사이를 뛰어오르거나 맨 몸으로 이동하는 고난도 이동 기술)'를 하며 이 공간을 누볐다.

극단 몸꼴의 '불량충동'도 함께 공연되었다. 몸꼴의 공연은 관사 사이의 넓은 마당 공간을 활용한 거리극으로 연출되었으며, 미디어 설치그룹 '프로젝트 잠상'과 '창작중심 단디'의 합작품 '아주 작은 꿈' 또한 제1취수장 내부를 폭 넓게 활용하여 공연해 이목을 끌었다.

이렇듯 구의 취수장의 새로운 예술 공간은 천편일률적인 무대 공연이 아닌 독특한 공간들을 활용하여 펼치는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아차산로의 불편한 교통 접근성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서울문화재단은 진입도로 개선과 버스정류소 설치 건의 등의 개선 방안을 모색 중이다. 서울문화재단은 10월 14일 '구의취수장 국제 컨퍼런스'를 열며 구의취수장 운영방안 및 장기적 비전을 선포할 예정이다.

한편 구의취수장 오픈스튜디오의 시험 가동은 9월 13일(금) 오후 6시부터 시작해 15일(일) 저녁 8시까지 이어지며 노니, 몸꼴, 잠상과 단디의 공연 이외에도 노노앤소소, 비주얼씨어터컴퍼티 꽃, 요요퍼포먼스그룹 요요현상, 음악당 달다, 예술불꽃 화랑 등 총 9개 단체의 신작이 발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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