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압설 등 논란 확산…스크린 독점 피해 심각

문화가 있는 삶을 국정목표로 출범한 현 정부 아래에서 상영 중이던 천안함 프로젝트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표현의 자유침해라는 비판에서부터 영화독과점 구조에 대한 문제제기로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 스크린 독점의 폐해문화적 다양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무슨 내용인지 담아봤다.

 
 
메가박스 천안함 상영중단, 위협에 따른 고객의 안전 조치
감상후기 교통사고 원인을 다른 각도에서 본 영화에 불과
정치권 압력 의혹제기영화독과점 구조, 문화 다양성 훼손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2010326일에 발생한 천안함 침몰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부러진 화살’, ‘남영동 1985’를 제작한 아우라 픽쳐스가 제작하고, 백승우 감독이 연출했다.
 
메가박스는 천안함 프로젝트22개 상영관에서 상영하기로 결정했다.
 
상영을 앞두고 해군과 천안함 사건 피해자 유족은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법원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기각했다. 하지만 개봉 이틀 만에 메가박스는 상영을 중단했다.
 
메가박스가 밝힌 이유는 일부 단체의 항의와 시위 예고로 관객의 안전을 보호할 수 없어서였다.
 
메가박스는 안전에 위협을 준 단체는 밝히지 않았다. 메가박스가 공공시설물에 대한 위협과 영업방해를 고발조차 하지 않고 예매 환불까지 감수하며 영화를 종영하자 의혹이 이어졌다.
 
천안함 프로젝트에 담긴 내용이 무엇이 문제이길래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걸까?
 
천안함 프로젝트내용은?
 
영화는 천안함 사건에 대해 국방부가 발표한 보고서를 토대로 그곳에 명시되지 않은 여러 의혹들을 추적해 나간다.
 
영화는 사고 후 3년이 지난 시점에서 좌초 어뢰 그리고 폭발 반파 또 다른 가능성 3의 부표 고소 그리고 고발 2010326일 서해안 구조 및 인양 의문들로 챕터를 나누어 국방부가 제시한 발표에 의혹을 제기한다.
 
백승우 감독은 제작노트에서 “‘천안함 프로젝트는 과연 범인이 누구였나를 추적하는 것이 아니라 왜 우리는 생각하기를 포기하도록 강요받아야 하는가이다라고 전했다.
 
영화를 본 사람들의 의견은 상영중단 사태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안수진(35)씨는 이 영화는 마치 교통사고의 원인을 다른 각도에서 본 영화에 불과하다라며 이러한 영화가 상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것, 자체가 획일적인 사고만을 강요하는 사회에 살고 있다는 반증이다라고 말했다.
 
상영중단과 관련하여 생각할만한 사건이 있었다.
 
20105월 도올 김용옥씨는 서울 봉은사 특별강연에서 천안함 폭발에 관해 조사결과 발표를 봤지만 나는 0.00001%도 설득을 당하지 못했다라는 발언으로 라이트코리아 등 보수단체들에게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고발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이 사건을 그해 927일 무혐의로 각하했다. 당시 검찰 관계자는 김씨의 발언에서 국가보안법 위반죄를 적용할 만한 범죄 구성요건은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사례는 시사점을 제시한다.
 
천안함 사건이 북한의 소행이 아닐 수 있다라는 과학적 의심마저도 한국사회에서는 종북(從北)과 동의어로 취급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메가박스가 상영중인 영화를 이틀 만에 중단하자 영화계를 비롯한 각종 단체들에서 비판과 의혹이 터져 나왔다.
 
▲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영화 ‘천안함 프로젝트’ 상영 중단에 대한 영화인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 유용준 기자
 
이번 사태에 대해 영화 말아톤의 연출자이자 한국영화감독조합 부대표인 정윤철 감독은 12일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에 출연해 정치권에서 압력을 넣었을 것이라며 외압 의혹을 제기했다.
 
정 감독은 천안함 폭침에 대해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이야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윗선에서 (메가박스에) 심한 압박이 들어온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이번 상영 중단은) 현재 사회 분위기가 국정원 사태, 공안 논란 등 민주주의를 저해하는 방향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사태라고 비판했다.
 
정치적 외압의 의혹과 별개로 천안함 프로젝트상영 중단은 영화독과점의 구조에 대한 문제점을 주시하게 한다.
 
영화독과점 문제 있다?
 
영화진흥위원회 정책연구부 자료에 따르면 CJ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3대 상영관의 시장점유율은 201194%에서 201295%로 상승했고 올 7월말엔 97%까지 올랐다. 20073대 상영관의 점유율 70%에 비해 급격하게 높아진 수치다.
 
이러한 결과는 아무리 좋은 영화라도 3곳에서 상영할 수 없다면 영화의 대중적인 유통은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달리 말하며 3곳의 영화관만 통제할 수 있다면 어떤 영화이든 상영을 중단 시킬 수도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로 인해 대형 투자·배급사가 공급하는 영화가 다수 스크린을 독점함으로써 관객의 다양한 영화 선택권을 제한하는 결과를 야기하고 있다.
 
또한 메이저 투자배급사들이 제작사와 공동으로 영화 제작에 참여하게 되면서 흥행 위주의 작품에 투자가 집중되고 결국에는 영화의 종() 다양성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스크린 독과점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정치권에서는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했다.
 
한국영화를 사랑하는 의원 모임송호창 의원은 이번 사태는 영화독과점 구조가 상업논리와 문화적 가치마저 왜곡함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한편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천안함 프로젝트12일 기준 다양성영화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천안함 프로젝트는 대형 복합상영관 상영 불가 방침에 따라 12일부터 IPTV(인터넷TV)와 온라인 유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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