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니카 마시아스 지음 / 예담 펴냄

 

아프리카 기니 초대 대통령의 딸로 평양에서 16년간 망명생활을 보낸 여성의 굴곡진 삶이 책으로 출판됐다.

주인공 모니카 마시아스의 삶은 특별했다. 적도 기니에서 태어났지만, 평양에서 성장했다. 스페인과 뉴욕을 거쳐 서울, 그리고 모국에 이르기까지 지난한 인생 여정을 겪었다.
 
아버지 프란시스코 마시아스 응게마는 적도기니가 아프리카 최초로 스페인 식민통치를 벗어난 1968년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적도기니는 그러나 여전히 스페인의 영향권 아래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프란시스코 대통령은 독립을 위해 투쟁했으나 스페인 정부와 우호적이었던 사촌이자 국방장관 테오도르 오비앙 응게마의 쿠데타로 실각하고 만다. 김일성과 친분이 돈독했던 마시아스는 가족들을 북으로 긴급 피신시켰다.
 
당시 모니카 마시아스의 나이 일곱 살. 언니 마리벨과 오빠 파코의 손을 잡고 동양의 낯선 도시에 발을 내딛은 그녀는 불안과 호기심으로 어리둥절할 뿐인 꼬마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가 쿠데타 세력에게 처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잠깐의 시간이라 생각했던 평양생활은 16년간 계속됐다.
 
그녀의 이런 삶은 많은 사람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스페인에서, 미국에서 수많은 출판업자들이 그녀의 이야기를 소재로 책을 내자고 제안했다. 영화배우 로버트 드 니로가 세운 트라이베카 영화사에서도 접촉을 시도했다.
 
마시아스는 책을 내더라도 자신의 고향과도 같은 대한민국에서 내고 싶었다. 조선말을 쓰는 이상한 흑인 여자가 아니라 한반도에서 성장하고 생활한, 모국어가 한국어이며, 한반도를 사랑하는 친구 모니카 마시아스로서 말이다.
 
정치적 분쟁이 낳은 운명의 소용돌이 가운데서도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낸 여성의 도전과 분투기가 그대로 담겼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