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에서 매우 중요하지만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 부분이 바로 시트라고 불리는 ‘의자’다. 흔히 엔진만큼 비싼 품목으로 알려져 있는데, 어떤 시트냐에 따라 운전의 피로도 또한 달라진다.

일단 시트가 갖춰야 할 기본 사항이 있다. 늘 진동에 노출되기 때문에 변형이 적어야 하고, 안락해야 하며, 편리해야 한다. 그래서 최근 전동, 안마기능, 히팅기능이 포함된 시트가 나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푹신한 시트가 등장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6.25로 인해 시트개발에 소홀했던 탓이다. 결국 1960년대에나 들어서야 비닐로 만든 시트가 등장했다. 아울러 이 무렵 스펀지가 개발돼 시트 발전의 기폭제가 됐다.

이어 1970년 중·후반에 걸쳐 외국산 자동차 수입금지 조치가 이뤄지는데, 외국산 차에서 느껴왔던 시트의 안락감을 대체해야 하는 입장이 됐다. 이때 시트 고급화에 박차를 가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수출을 할 정도로 기술이 많이 좋아졌다. 물론 선진국에 비하면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한 분야다.

최근 시트는 그 기능이 다양해지고 있다. 초기의 3Way 시트에서 현재는 8Way 시트가 보편화되고 있다. 여기에 히팅기능을 넣어 겨울을 따뜻하게 나게 해주고, 모든 동작을 버튼으로 조작할 수 있는 파워시트가 폭넓게 보급되는 추세다.

또한 운전자마다 각각 다른 최적의 운전자세를 입력시켜 언제든지 버튼 하나로 운전자의 체형에 맞는 위치로 변환하는 메모리시스템도 있고, 에어백으로 최적의 상태를 구현하는 럼버 서포트(Lumbar Support·허리받침), 사이드 서포트(Side Support) 등이 장착된 시트도 나오는 추세다. 모두 기능의 다양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산물이다.

소재와 디자인도 변한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경량화 소재도 많이 사용한다. 여기에 내구성과 안락함 증대를 위한 고탄성 우레탄스폰지, 코너링 때 몸의 쏠림을 방지하는 스폰지 사용이 증가한다.

이와 함께 색채와 디자인도 변화한다. 소형차의 시트는 헤드레스트(Head Rest)가 포함된 일체식 디자인으로 바뀌어 가고, 중·대형 자동차의 시트 또한 실내 가구를 연상하게 하는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변화하고 있다.

결국 시트는 과학의 결정체다. 시트를 만들기 위해 기본적으로 동원되는 과학이 인체공학이고, 여기에 해부학과 심리학도 수반된다. 사람의 신체는 골격, 근육, 신경혈관, 피부로 크게 나누어지는데, 시트에 앉는 자세에 따라 해부학적 요소로부터 안락감이 좌우된다. 만성적인 허리통증도 시트와 관계가 있다는 것이다. 피로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시트의 적절한 굴곡설계가 들어가고, 체형에 따라 조절 가능하도록 설계되는 이유다.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