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선거 한나라당 돌풍 이어지나

열린우리당은 6일 공천심사위원회(위원장 문석호)를 열어 오는 10.26 국회의원 재선거구인 대구 동을 후보로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을, 울산 북구 후보로 박재택 전 울산시 행정부시장을 각각 공천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이미 공천이 끝난 부천 원미갑 이상수 전 의원과 경기 광주의 이종상 전 국회의장 정책특보에 이어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 4곳의 후보가 확정됐다. 우리당은 공천심사 결과를 7일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의에 보고한 뒤 1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최종 인준절차를 밟아 결정됐다. 우리당은 이날 4시간 가까이 진행된 회의에서 울산 북구 후보공천을 놓고 민주노동당과의 공조의 틀 확보 및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 차원에서 후보를 내지 말자는 의견과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를 보이기 위해 박 전 부시장을 후보로 내자는 팽팽히 맞서며 논란을 빚었으나 결국 후보를 내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배기선 사무총장은 “양대 의견이 팽팽히 맞섰지만 집권여당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울산지역 당원들의 여망을 반영한다는 차원에서 일단 후보를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리당은 이 같은 공천심사 결과를 7일 오전 상임중앙위원회의에 보고한 뒤 1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최종 인준절차를 밟을 예정이나 울산 북구 후보공천을 둘러싼 당내 이견으로 진통이 예상된다. 이 전 수석은 대구.경북 지역에서 민주화 및 시민사회단체 활동을 주도한 재야운동권 출신으로 90년대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활동을 거쳐 2002년 대선당시 노무현 후보의 조직특보를 맡았다. 박 전 부시장은 7급 공무원으로 출발해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조사2국장과 행정자치부 정부청사관리소장 등을 역임했다. 한나라당도 이날 밤 공천심사위원회를 열어 울산 북구 재선거 후보로 윤두환 전 의원을 추천키로 결정했다. 공천심사위의 결정은 7일 오전 운영위원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됐다. 시의원 출신의 윤 전 의원은 지난 16대 총선에서 울산 북구 의원으로 당선돼 원내부총무와 당대표 특보를 지냈으나 17대 총선에서는 조승수 전 의원에 패했다. 이에 앞서 한나라당은 부천 원미갑 후보로 임해규 원미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을, 경기도 광주 후보로 정진섭 경기도지사 후보를, 대구 동을 후보로 유승민 의원(비례대표)을 각각 공천했다. ◆재보선, 핵심은 여당의 ‘1석’ 향후 정국 구도를 좌우할 10.26 재선거가 서서히 열을 올리기 시작했다. 민노당을 제외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7일 후보를 사실상 확정짓고 본격적인 표밭갈이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 4.30 재.보선에서 전패한 열린우리당이 이번에 1석이라도 확보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대구 동을, 울산 북구, 경기 광주, 부천 원미갑 등 4 곳 가운데 원미갑을 제외한 3곳은 한나라당과 민노당 후보의 선거법 위반 혐의 확정으로 재선거가 치러지는 곳이다. 때문에 여당 입장에서는 4곳 가운데 한 곳만 이기면 본전이라는 산술적 계산이 가능하다. 당 지지율이 4월 당시 보다 더욱 떨어진 상황이지만 여권 내부에선 은근히 한 석 정도는 가능하지 않겠느냐 는 조심스런 기대감이 표출되고 있다. 이유는 한나라당의 공천잡음 등 자중지란 때문이다. 홍사덕 전 의원이 공천 배제에 불복해 탈당,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고, 유승민 대표 비서실장의 대구 동을 출마에 대해서도 비판론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결국 ‘박풍’이 한번 쓸고 가면 분위기는 원점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이번 재선거의 관전 포인트를 짚어 본다. ◆박풍 97년 10월 창당이후 ‘재.보선 불패신화’를 이어온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공천 잡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표가 지원하면 지금과 같은 ‘반여 분위기’에선 쉽게 선거 분위기를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로 지난 4월 경북 영천 재선거에서 여론조사상 더블 스코어차로 뒤지던 한나라당 후보가 ‘박풍’의 위력 으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한 사례도 있다. 김무성 사무총장은 “어려운 지역구에는 박 대표가 상주하다시피 해서라도 분위기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와 경기 광주가 대표적인 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여당이 이번 선거를 ‘지방선거’로 차분하게 치르겠다며 당 지도부가 전면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공언한 상황에서 박 대표가 선거 바람몰이에 나설 경우 자칫 비판론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것이 부담이다. 때문에 선거 초반에는 조심스런 행보를 하되, 막판 불투명한 지역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게 한나라당의 전략으로 보인다. ◆힘 있는 여당 후보론 대구 동을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은 얼마전 중앙당측에 “제발 조용히 나 혼자 선거를 치르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한다. 대구에 당 지도부가 대거 내려오는 것은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그는 노무현 대통령의 친구인 자신만이 대구에서 가장 낙후된 이 지역을 개발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내세운다. 각종 지역개발 공약이 이 전 수석의 캠프에서 연구.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수석측은 또 대구에서만 네 번 출마했다. 떨어진 전력이 ‘동정론’으로 연결될 것을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원미갑에 출마한 이상수 전 의원도 자신이 노 대통령 선대위 총무위원장을 역임한 ‘실세중 실세’임을 내세운다. 그는 부천 추모공원 예정지 이전을 최대 선거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유권자의 3분의 1이 넘는 5만명 가량의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문제다. 그는 “한나라당 시장이 추진하는 잘못된 정책을 제자리로 돌려놓으려고 한다”면서 “다행히 지역에서 내가 그 일을 해 낼 수 있는 적임자로 보고 있다”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홍사덕 변수 ‘탄핵주역’이라는 이유로 공천에서 탈락했던 홍 전 의원은 선거기간 오히려 자신이 ‘탄핵 주역’임을 전면에 내세우기로 했다. 지난 17대 총선에서 탄핵역풍으로 낙마했지만 당시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이번 선거에서 반증해 보이겠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된 정진섭 후보측이 당의 총력 지원을 받는 상황이지만 여론조사에서는 홍 후보가 다소 앞서고 있다고 한다. 한나라당 표의 분산으로 여당 후보로 나선 이종상 전 국회의장 정책특보가 어부지리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특보는 지난 17대 총선에서 불과 600여표 차로 낙선해 나름의 지역기반을 갖고 있고, 가장 먼저 선거전에 뛰어들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다. ◆ 민노당 실지회복 ‘우리당-민노’간 연대설이 제기됐던 울산 북구 지역에 여당이 박재택 전 행정부시장을 공천키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표계산이 복잡해 졌다. 열린우리당 김영술 조직부총장은 “공당이, 그것도 여당에서 후보를 내지 않는 것은 무책임하다”며 “민노당과의 선거 공조는 애초부터 공식 논의된 바도 없다”고 말했다. 민노당측은 지역 유권자의 70% 가량이 현대차 및 협력업체 근로자와 가족인데다 현대차가 민노당의 기반세력인 민주노총의 핵심사업장이어서 무난히 승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지지기반이 일부 겹치는 박 전 부시장의 출마가 표분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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