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의 삼성에버랜드 저가 전환사채(CB) 발행을 놓고 검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중앙지검 박한철 3차장이 삼성의 수사를 ‘땅굴파기’에 비유해 눈길을 끈다. 박 차장은 6일 기자들과 가진 브리핑에서 “지금 수사는 땅굴을 파는 것과 같다. 오랫동안 멈춰 있던 땅굴을 굴착기로 파는데 시간이 걸리지 않겠느냐. 그렇다고 곡괭이로 파낼 수도 없고…”며 수사 진행상황 질문을 하는 취재기자들에게 조금 더 기다려 달라고 주문했다. “오랫동안 멈춰 있었다”는 표현은 검찰이 이재용씨 에게 실권된 CB를 배정키로 결의한 이사회가 있었던 지난 1996년 12월 3일과 검찰이 허 전 사장 등을 기소한 시점인 지난 2002년 12월 1일로부터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것의 간접 표현을 뜻한다. 박 차장은 그러나 "10여년 전에 벌어진 사건인 만큼 관련자 진술의 허점을 파고들어 얽힌 실타래를 한 가닥 한 가닥 풀어가야 한다"며 "관련자들이 혐의를 전부 부인하더라도 어감이 틀리고, 부인 취지도 똑같은 것이 아니다"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이어 "공모 사실을 밝히는 것은 단순 사건 수사와 다르다"며 "유전 의혹 수사를 등산하는 것에 비유한다면 이번 수사는 땅굴을 파고 터널을 뚫어야 하는 수사"라고 강조했다. 박 차장은 이어 “현재는 땅굴을 파기 위해 굴착기의 칼날을 갈고 있다”며 수사의지를 재확인 했다. 또 땅굴을 파려면 ‘시추공’을 세워 수사 계획을 짜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2주정도 지나면 마스터플랜이 나올 것이다. 다만 우리는 거듭 강조하듯 차분하게 그렇지만 철저하게 수사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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