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형적인 코스인 듯 해 보여

국내 기획형 아이돌 스타 그룹들의 해체가 속속 이루어지고 있다. 1990년대 중반이후 본격적으로 등장한 기획형 아이돌 스타 그룹들은 한 차례 반짝하다가 사라지는 것이 정해진 코스인 듯 해 보인다. 본격적 기획형 가수 그룹의 신호탄이라고 할 수 있는 H.O.T가 2001년 해체된 이래 S.E.S등에서부터 26일 해체 사실이 알려진 남성듀오 UN까지 수많은 그룹들이 해체되고 있다. 이러한 해체 그룹들은 일정한 과정을 밟는 해체 유형을 밟고 있다. 짧게는 2~3년 길어야 5~6년으로 그룹들의 해체 주기가 점차 짧아지고 있으며 해체 이유는 그룹 멤버간의 지향하는 음악적 세계나 스타일의 차이가 아니라 멤버들의 활동 영역의 차이 때문에 해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우선 1집을 내 10~20대층에게 강력한 소구를 하게 되면 2~3집을 내게 되는데 앨범의 발표 주기가 길어진다. 이 사이에 멤버들은 각자 각종 오락 프로그램 출연을 한 뒤 인지도를 높인 뒤 드라마나 영화 출연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다. 이때부터 멤버들의 앨범이나 음악무대 활동보다는 오락 프로그램이나 영화, 드라마 출연이 잦아진다. 이 시점부터는 가수인지 연기자인지 구분하기가 힘들 정도다. 이 상태에서 그룹 인기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으면 다시 모여 싱글앨범 형태 등으로 그룹이 존재한다는 인식을 대중에게 심어주는 동시에 일부 대중의 음반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준다. 만약 이때 앨범 출시가 대중의 외면을 받거나 기획사 계약 기간이 완료되면 멤버중 일부는 탈퇴해 연기자의 길로 돌아서거나 그룹이 해체를 하게 된다. 물론 그룹의 해체에는 차이가 있지만 대부분 이같은 경로를 밟는다. 이는 현재 기획사 소속 시스템과 보다 많은 수입을 올리려는 마케팅 전략, 가수로서 자생력의 부족, 연예인으로서 생명력을 연장하며 다양한 이윤 창출을 위한 창구를 확대하려는 연예인들의 욕구 등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해체 경로이다. 또한 10대들에게 지나치게 의존하는 기획형 가수그룹들은 10대들이 성장하면서 외면받는 태생적 한계를 갖고 있다는 점도 이같은 해체 유형을 밟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그룹들의 이같은 모습과 잦은 해체 및 그 이후에 이루어지는 연기자 및 타방면 엔터테이너로의 전업은 결국은 대중음악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 그 다음에 이어지는 것은 대한민국 대중음악에 대중들의 외면뿐이다. 이같은 악순환의 연결고리를 끊을 의지는 과연 있는지...
저작권자 © 시사포커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