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남성선수들고 겨루어도 결코 뒤지지 않아

■ "LPGA 투어 뿐 아니라 PGA 투어에서도 통하는 실력이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위성미(16. 미셸 위)의 스승인 세계적 골프교습가 데이비드 레드베터는 프로로 전향하는 제자의 성공을 확신했다. 세계 정상급 선수들도 위성미의 골프 선수로서의 재능에 대해서는 칭찬 일색이다. 로라 데이비스는 "LPGA 투어 무대에서 뛸 자격이 충분한 선수"라고 말했고 어니 엘스는 "PGA 투어에서도 경쟁력이 있다"고 극찬했다. 데이비스 러브3세는 "내가 본 최고의 스윙"이라며 "나이가 더 들면 얼마나 발전할 지 상상도 못하겠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제 겨우 만16세가 된 어린 소녀지만 위성미는 이미 파워와 테크닉에서 정상급 여자 프로 선수와는 대등한 수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더 나아가 조금만 더 다듬으면 남자프로골프 선수와 겨루는데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이 이들의 조심스러운 전망이기도 하다. 위성미가 프로 선수로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 근거는 우선 웬만한 남성 선수를 능가하는 하드웨어. 183㎝의 큰 키와 균형 잡힌 몸매, 그리고 긴 팔다리는 골프 선수로서는 최적의 신체 조건이라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이런 하드웨어를 최대한 활용한 부드럽고 힘찬 스윙을 구사하는 위성미는 골프 테크닉에서도 흠잡을 데가 없다. 특히 비거리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은 장타자가 아니면 살아 남기 힘들어진 남녀프로골프 무대서 가장 눈에 띄는 경쟁력이다. 위성미는 지금까지 출전했던 LPGA 투어 대회에서는 드라이브샷 비거리에서는 대회마다 1∼2위를 다퉜고 종종 동반 선수보다 50∼60야드 이상 더 멀리 드라이브샷을 날리는 모습을 보여줬다. ■ 남자 선수를 상대한 대회에서도 비거리에서는 큰 차이가 없었다. 약점으로 지적됐던 쇼트게임과 퍼팅 능력도 팬들에게 처음 모습을 드러냈던 3년전보다 눈에 띄게 향상됐다. 나비스코챔피언십, LPGA챔피언십, 에비앙마스터스, 브리티시여자오픈 등 LPGA 투어 대회 가운데 특급으로 꼽히는 빅이벤트에서 상위권에 입상한 것은 위성미가 골프 실력에서는 이미 세계 정상급임을 입증한 사례. 더구나 위성미는 아직 16세에 불과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무한하다. 프로 선수로 나서게 되면서 연습과 실전 경험이 아마추어 때보다는 더 많아지게 되고 이는 곧 실력 향상으로 이어지기 때문. 그러나 위성미의 미래가 장밋빛 일색만은 아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프로 선수로서 받게 되는 심리적 압박감이다. 유명 골프교습가 한명은 "볼을 치는 능력에서는 누구에도 뒤지지 않지만 선수로서 받는 심리적 압박감을 견뎌내기가 어려워 교습가로 나서게 됐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을 만큼 프로 골프 선수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아마추어 때 '밑져야 본전'이라는 무심타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나이키와 소니에게 거액의 후원금을 받게 된 위성미가 '명성과 돈'에 걸맞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조급증에 사로잡힌다면 심각한 성적 부진이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어린 나이 탓에 이런 심리적 강박 상태에 쉽게 빠져들 수도 있고 또 벗어나는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성적 부진이 이어질 경우 언론의 집중 조명도 큰 부담이다. 아마추어 위성미에게 관대하던 언론이 프로 선수 위성미에게도 같은 잣대로 평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학업을 병행해야 하는 것도 위성미가 정상급 선수로 활약하는데 장애가 아닐 수 없다. 프로 선수들의 연습 시간은 통산 하루 6시간이 넘고 대회에 출전해 실전을 통해 얻는 노하우도 적지 않는데 위성미는 아무래도 연습 시간과 실전 경험에서 당분간 뒤지게 된다. 많은 전문가들은 "성인 프로 무대에서 충분히 통하는 실력"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이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쓴소리를 곁들이는 이유가 이제는 냉혹한 프로의 세계에 뛰어 들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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